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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토크

못다한 이야기/ 안철수 박경철 1

by 신사임당 2011. 9. 8.
자고나니 유명해졌다는 말도 좀 부족한 듯 합니다. 원래 유명한 분이지만 전국을 태풍속으로 몰아넣은 분, 안철수 원장이시죠.
지난 4월 27일 대구 영남대에서 열린 박경철 안철수 청춘콘서트에서 김제동씨와 함께 무대에 섰고 이후 서울로 KTX를 타고 함께 올라오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4명이 마주보고 앉은 자리에서 저 역시 세분과 함께 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호강이죠. 오며 가며 사람들이 쳐다보고 인사를 청하고 악수를 하고 사인을 요청하는데 괜히 제가 으쓱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이...

그 때 나누었던 이야기 그대로 올려봅니다.


영남대에서 함께 강연하는 모습



박 = 안선생님과는 지난 겨울부터 대담강연을 죽 진행해왔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제동씨와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생각이 깊고 같은 고민을 갖고 해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오늘 처음으로 제동씨가 합류했습니다. 시작 동기는 안선생님이 서울에서 시작한 강연에서 출발했지만 제 개인적으로 모교라 의미가 있네요.
우리 셋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강호동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동창생이라는 것.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청년 학생들의 고민에 대해 이해하자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안철수선생님 골리는게 취미라. 골리는 질문 하고 시작하죠. 안선생님 진지합니다. 전 진지병 환자라고 이야기하는데 심지어 저희 둘에게 진지하게 이효리가 누구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고요. 제동이 처음 본 날도 제동이를 시사인 표지에서 처음 봤다는 식으로 굴욕을 안겨줬어요.
 

안 = 최근에 사건이 하나 더 있었어요. 방송갔는데 대담자가 원고에도 없는걸 물어보시더라고요. 아이유를 아시냐고. 그래서 외국가수 아니냐고 물어봤어요.
 

김 = 차 타고 오면서 제 뒷자리에서 물으셨어요. ‘저기 지못미가 뭐예요’라고요.
 

박 = 그래서 같이 다니면 정말 재미없고 너무 매력이 없는 분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릎팍도사 왜 나오셨어요?
 

안 = 1년을 쫓아다녔어요. 한번나가면 안쫓아 오겠지 싶어서요. 그럼 두분은 왜 나오셨어요?
 

김 = 선생님. 저는 그게(방송이) 일입니다.
 

박 = 저는 안철수선생님도 했는데 너는 뭐냐고 해서. 웃고 시작했는데 우리 젊은 세대들이 많은 고민을 안고 있죠. 선생님 생각에 이들이 안은 고민은뭐고 그 구조적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안 = 제가 카이스트에서 학생 가르친지 만 3년이에요. 지금 20대 학생들이 저 때보다 모험심 호기심 강하고 실력도 좋은데 사회구조가 학생들을 안전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게끔 몰아가고 있어요. 더 큰 힘으로, 스펙 위주, 학벌 위주 사회로 몰아가요. 그렇게 된데는 학교교육 자체보다, 대학에도 문제가 있지만, 대한민국 사회구조가 가진 문제가 학교라는 작은 창을 통해 불거져 나온것이라고 봐요. 카이스트 문제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문제의 핵심은 학교보다 사회의 구조에서 찾을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일자리가 2000만개 정도 필요해요. 그런데 대기업에서 뽑을 수 있는 건 200만개에 불과해요. 그리고 그게 줄고 있어요. 신문에도 났는데 아무리 대기업 특혜주고 우대해도 대기업은 일자리 줄이고 있어요. 그럼 나머지 일자리는 중기, 창업에서 얻어야죠.
그렇지만 대기업 위주 정책이다보니 창업은 실패할 가능성 높고 사람을 제대로 못뽑아요. 결국 대기업 2백만개 일자리를 모든 사람이 바라보며 경쟁하게 돼요. 문제를 더 어렵게 하는 것은 대기업이 신입사원을 뽑기보다 중기가 길러놓은 인재를 스카우트 해가요. 대학교 갓 졸업한 학생이 아니라 경력사원인거죠. 그래서 대학 졸업한 학생 일자리가 없어요.

그리고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하는 것은 창의적 인재 필요하다고 말로만 하지 사실 창의적 인재가 대기업에서 필요하지 않아요. 우리나라 왜 이리 빠른 시간내에 발전했느냐면 패스트 팔로워기 때문이죠.
우리가 가진 게 없었어요.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실패하면 다 날아가요. 그래서 다른 사람, 남이 한 것 해서 성공할 가능성이 보이면 전속력으로 쫓아갔어요. 그래서 성공했어요. 거기서 중요한게 뭐냐면 실패를 용납하지 않아요. 가진게 없으니까 한번 실패해서 날리면 안되거든요. 추호의 실패도 용납않고 실패해서 넘어지면 밟고 지나가야해요. 그것만이 살길이죠.

그런데 이젠 한계죠.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죠. 우리가 처음 시도하는 일을 해야죠. 남 쫓아가는 건 한계예요. 성공할 확률이 낮잖아요. 그럼 실패를 하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게 해야하는데 그전까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기업문화 사회문화이다보니 거기서 막힌거에요.
우리나라 대기업은 창의적 인재를 원하지 않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한치의 오차없이 따라하는 사람을 원해요. 
그러면 선별기준이 스펙과 학벌이에요. 20대가 힘든 이유를 추적하면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그나마 모든 특혜를 갖고 중기를 짓밟아요. 이익독점하는 대기업에서 필요한 인재가 스펙과 학벌좋은, 시키는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뽑기 때문에 모든 불행이 시작된거죠.


 

동대구역 앞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기 직전. 저 호강했습니다...ㅎㅎ 그런데 제 얼굴은 왜 썩은 표정일까요..ㅠㅠ



박 = 패스트 팔로로 추격하다보니 우리보다 앞선 나라 따라가고 넘어진 사람 밟고, 머리채 잡아 넘기고, 편법수단 동원해 따라잡기만 하면 되고. 그래서 정의와 공정의 모든 것이 모순으로 터져나온거예요. 여러분 잘못아닌데 여러분이 그 안에 던져진거에요.

김 = 레크레이션 강사할 때 저 전문대 12년 다녔거든요. 2년제 학교를 12년 다녀 저희 어머니가 니 의대 다니나 그러셨는데. 그렇게 다니면서도 학벌이 그때도 문제가 되긴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문제된 적 없고 내 일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이일을 하면 행복하겠다는 끊임없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참 힘든 구조속에 있습니다. 미안하지만 이건 여러분이 만든 세상이 아니지 않습니까. 알을 깨고 나왔는데 환경이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이죠. 그래서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싶고 늘 죄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저 서래마을에 전세집 있고 동부이촌동엔 아파트, 국산대형차도 있고 돈도 벌었습니다. 그 모든 것이 내가 누리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 누군가의 행복을 외면하고 가기엔 내게 너무 많은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 = 중요한 이야기를 했죠. 여러분이 만든게 아니고 나와보니 이런 세상이다. 우리 중간세대는 부채의식이 있어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리더십, 방향성을 바꾸고 새로운 리더십을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 지금까지 기성세대 리더십이 헐벗고 굶주리던 시대 보릿고개 넘기고 모방해서 따라잡자는 리더십의 형태였다면 앞으로 새로운 방향성은 뭐가 되어야 할까요.
 

안 = 21세기 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잖아요. 10년밖에 안됐는데 엄청나게 바뀌었어요. 핵심적인 변화를 꼽자면 탈권위주의였어요. 인터넷만 봐도 그래요. 그땐 포털이 중심이었어요. 일부가 권력이나 포털을 갖고 정보 뿌리면 그걸 다 믿는거죠.
21세기는 위키피디아, 웹 2.0이에요. 고급 핵심정보를  일부 계층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이 좋은 정보를 갖고 있어요. 자기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나누고 대중의 힘을 키우는 세대가 21세기인 거죠.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관점에서 탈권위주의 아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이 급속히 진행중이에요.

기술도 예외는 아니예요. 사람이 기술을 만들고 기술이 사람을 변화시켜요. 끊임없는 반복이에요. 기술중에도 사회변화를 잘 반영하는 것만 선택되고 살아남아요. 그럼 리더십도 많이 바뀌어요.
20세기까지는 카리스마 갖고 외향젹 성격, 목소리 큰 사람이 어떤 위치에 올라요. 위치가 인사권과 돈을 주고,  그것을 휘둘러 리더십을 발휘해요. 20세기까지 리더십은 사람과 지위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21세기는 달라요. 일반대중이 리더를 무조건 따라가진 않아요. 저 사람이 내가 따라갈 사람인가를 판단해서 판단이 들 때 따라가거든요. 리더십은 일반대중이 리더에게 주는 거에요. 일반대중이 리더가 따라갈만한 사람이라고 따라가면 거기서 리더십이 생겨요. 예전엔 리더 자체에서 생겼는데 지금은 대중이 부여하는 거죠.
예전에는 리더가 가져야 할 자질 뭐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리더가 가진 자질보다 대중이 리더가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느냐는 갈망 그게 훨씬 중요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이 리더로부터 갈망하는 것은 세 가지에요. 안정성. 나름 원리원칙 분명하고 자기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아서 흔들리지 않아야죠. 또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줘야하고요. 세번째는 컴패션, 즉 이해 공감능력이에요. 감정이 메마르거나 이해 못하면 밥맛없거든요. 따라가지 못해요.
이 세가지가 제일 중요해요. 대중으로부터 리더십 생겨나죠. 안정된 철학이 있고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주고 대중을 이해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주는 사람을 원하는 시대로 바뀌었어요.


박 = 지금 학생에게도 가장 큰 고민이 리더십인데, 나를 따르라는 식의 리더십이 아니라 수직이 아닌 수평, 직렬이 아닌 병렬의 시대인거네요.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지금 사는 모습 볼 때 괴리가 올 것 같고. 진짜 그런시대가 올까, 낭만이 아닐까 싶어요. 제동씨는 정의로움에 대해 고민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제동씨가 생각하는 정의로움이 뭐죠?
 

김 = 누군가의 고통을 전제로 내가 가진 행복의 총량이 누군가의 고통과 비례해서만 올라갈 수 있다면 그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행복해야 그것이 옳다는 것입니다. 방송에서도 제 안경을 벗기는 스타일을 보면 엠씨들의 리더십이 있어요. 강호동씨는 소리치고 분위기를 마구 몰고가서 안 벗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주고요.
 

박 = 강호동씨는 구시대 리더십이네요.
 

김 = 이경규씨는 지위, 나이 이용해서 ‘벗어 !!’ 하면 벗어야 합니다. 유재석씨는 자기가 먼저 벗기 때문에 벗어야 합니다. 신동엽씨는 많아요. 사전 작업이. ‘사람들이 많이 못생겼다고 하는데 여러분이 봐선 그렇지 않잖아요. 아니 벗으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런데 막상 벗으면 좀 이상하긴 해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여러 유형들이 있는데 결국 시청자들이 선택하는 거죠. 리더십,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잊지 않는 것. 받은 힘이니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리더로 가져야 하는 정의로움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전체적으로는 함께 행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내 아이의 친구도 행복해져야죠.

김제동이 말하는 <유명 MC들의 '안경벗기는 방법'>

강호동-소리치고 분위기를 마구 몰고가서 안 벗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이경규-지위, 나이 이용해서 ‘벗어 !!’ 
유재석-자기가 먼저 벗기
신동엽-사전작업을 많이 함. ‘사람들이 많이 못생겼다고 하는데 여러분이 봐선 그렇지 않잖아요. 아니 벗으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런데 막상 벗으면 좀 이상하긴 해요’


 
박 = 팔로미가 아니라 위드미네요. 낭만적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여러분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번외로 신동엽이 누군지 아십니까.
 

안 =….
 

김 = 이 때 하는 말이 지못미예요.

박 = 본인이 외치기는 쉽지만 행동으로 하기는 어렵죠. 그런 면에서 언행일치 힘듭니다. 안선생님. 내가 다음세대 리더되려고 할 때 필요한 건 큰 어젠다가 아니라 나의 언행일치다 라고 하신적이 있는데 부연설명 필요합니다.
 

안 = 나는 예전에 질문을 받으면 안정보다는 모험 쪽을 택하겠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졸업 후 그런 상황에 부딪혔죠. 내가 안정적인 선택하는 모습 보며 깨닫는거죠. 선택하는 이 순간이 진짜지 생각하는 것은 가짜구나 하고 말이죠. 그 사람의 말과 생각은 그 사람이 아니고 그 사람의 실체는 행동과 선택이더라고요. 그게 그 사람이에요.
서민정책 주장하던 사람이 부자감세 손을 들어요. 선택과 행동하는 것, 그게 진심이지 말은 아무 쓸모 없거든요. 제가 뉴스 중에서 제일 안보는 것이 정치인 인터뷰에요. 아무리 지면 많이 할애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소용없어요. 그 사람 행동만 보고 판단하면 돼요. 그 많은 기사중에 정치인 인터뷰는 한글자도 안읽어요. 아무 소용없어요. 그 사람 행동만 보면 돼요.


박 = 선생님, 성공했습니까?
 

안 = 전 과정 중에 있는 사람이죠. 섣부른 판단입니다. 20여년간 언론에 나왔어요. 그런데 저보다 훨씬 많은 일을 했던 분이 사회면에 나오면서 한순간에 고꾸라지는 것을 많이 보게 됐어요. 공통점이 있어요. 내가 성공했다, 최고다 하는 그 순간이 정점이더라고요. 나의 단점보다 타인의 단점이 더 보이는 시간, 그게 고꾸라지는 순간이에요. 전 꿈에도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박 = 이런 경우 재수없다고 하죠.

안 = 역사에서 영웅이 많이 나오는데요 그 사람 자체가 너무 위대하고 전 세계의 흐름을 바꿨다기 보다 흐름에서 가장 앞서간 사람이 영웅이 되죠. 그런 관점에서 스티브 잡스도 탁월하지만 스티브 잡스를 있게 한 실리콘밸리가 더 대단해요. 사회적 구조가 그들이 성공하게 만들었다는 거죠.
한번 실패를 해도, 성실하고 도덕적으로 해도 실패할 수 있는데 그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면 그들은 다시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런 것들이 쌓여서 9번 실패해도 한번 성공하면 9번 실패를 갚고도 남게, 실패를 사회적 자산으로 하는 것이 미국의 구조입니다.
잡스가 우리나라에서 실패했으면 아마 그걸로 끝났을 거에요. 그래서 미국에 스티브 잡스가 있는거죠. 학벌이 위주 아닙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다 대학 중퇴자죠. 마크 주커버그 역시. 이들이 설 수 있었던 건 학벌이 아니라 이들의 재능이 중요해요.

학벌 중심이 안 좋은 것이 왜그럴까요. 고교때 좋은 대학 가서 꼴찌로 졸업한 사람과, 안 좋은 대학 가서 피눈물 나게 공부하고 졸업한 사람이 있어요. 지금까지 경험을 보면 좋은 대학에서 4년간 논 사람보다 안좋은 대학에서 열심히 한 사람 실력이 훨씬 좋아요. 대기업에서 학벌위주로 뽑으면 좋은 대학 위주로 뽑거든요.
지금 실력으로 뽑는게 고교때 열심히 한 것으로 뽑잖아요. 학벌위주사회 정의롭지 못해요. 스티브 잡스는 미국이 학벌 위주의 사회가 아니다 보니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지는 거죠. 고교때 성실하지 못해도 대학때 노력하면 기회가 주어져요. 대학 때 안 좋으면 대학원 때 기회가 주어져요. 그게 정의롭거든요. 그런 구조 때문에 성공한거죠. 스티브 잡스는 한마디로 자기 성격에 맞는 일하는 방법을 찾았던 거죠.

워런 버핏도 있는데,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투자자잖아요. 그를 제외한 성공투자자가 가진 공통점은 남을 절대로 믿지 않는 것, 또 두뇌회전이 빨라야 해요. 세번째는 굉장히 수리적이고 산술적인 쪽의 재능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여러가지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워런 버핏은 세 가지가 반대에요. 사람 잘 믿고 두뇌회전 안 빠르고 수학적 재능도 없어서 이해 못해요. 인터넷 회사도 이해 못하니까요. 그런데 버핏이 성공하기 위해 자기 약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면 지금 반의 반도 못했을 거에요.
그런데 이 사람은 자기 성격을 약점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고요. 타고난 것 바꾸기 힘들거든요. 자기 성격에서 가장 맞는 일하는 방법 찾았어요. 그래서 사람 잘 믿잖아요. 믿을 수 있는 사람 뽑아 전권 줬어요. 장기투자했어요. 단기 투자 안하고. 빨리 생각할 필요 없으니까. 수학적 이해력이 떨어지니까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회사만 투자했어요. 코카콜라, 질레트, 포스코 같은데 투자해서 성공한거거든요.

스티브 잡스는 엔지니어 아니에요. 기술 몰라요. 처음에 애플 만드는 이유가  기술 쪽 천재와 함께 했고 사업만 했어요. 기술 모르니까 관심이 디자인에만 있었어요. 먼저 디자인 예쁘게 만든 뒤 기술자들이 거기에 맞추게 했어요. 스티브 잡스가 기술자였으면 봐줬을 텐데 절대 안봐줘요. 기술자들이 몇날 새면서 특허 몇백개 만들면서 맞추게 했어요.
스티브 잡스 일하는 방식이 모든데 통용되는 것이 아니고 특정분야에 통용돼요. 그래서 이 사람은 자기가 잘하는 것이 뭔지 알고 거기에 집중하는 거죠.
성공한 사람 벤치마크 하고 성공신화 그대로 따라 하면 안돼요. 그중엔 오류도 많아요. 성공했던 사람이 성공한 다음에 20대 때 아무 생각 없이 했던 것을 미화해요. 그것을 꾸며놓으면 20대 학생이 자기도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는 오류에 빠져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뭘 잘 하는지 판단하고 내가 할 일을 찾아야죠.


 
박 = 선생님은 고민 있습니까?
 

안 = 많죠. 고민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하신 분이 강상중 교수에요. 재일동포로 한국 국적 유지하며 도쿄대 교수된 최초의 사람이죠. 고민은 축복이다, 행복의 열쇠다 하셨는데 이해가 안됐어요. 예전에 큰 고민했을 때 의대 교수 그만두고 벤처기업 창업했을 때. 아침부터 저녁까지 6개월 내내 고민했어요.
어떤 결론이 나든 고민 좀 안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고민이 고맙더라고요. 고민하면 처음엔 아무 답도 없는데 답이 보이고 자기 마음도 정리돼요. 자기 인생에서 어떤게 중요하고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수 있게 해줘요.
고민해서 선택한 순간 내 인생에서 뭐가 중요한지를 알게 해줘요. 그걸 알아야 사람이 행복해지죠. 행복이 돈 명예 권력 지위 이런 것들이 전세계 인구에게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자기가 죽는 순간 인생을 돌이켜 봤을 때 내 인생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바라봤을 때 그 기준은 모든 사람이 다릅니다.
그걸 지금 고민하면 알 수 있어요.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어요. 자기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뭔지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뭘 많이 가져도 행복하지 못하거든요. 그게 그 말 뜻인것 같아요.


박 = 고민이 없는 게 문제라는 거네요. 고민이 많을수록 언젠가 좋은 결과 도출할 수 있고 내 미래를 위한 걸음을 떼고 있다는 것이네요.  카이스트에서 5월까지 강의하시죠?  학생들에게 내내 하는 재미없는 강의 말고 재미있는 강의 들려주시는 게 있죠? 강의 마무리 할 때마다 하시잖아요.
 

안 = 네. 제가 하는 것 말고 학생들이 하는 토론식 수업이 있어요. 그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고 알 수 있고 그들에게 조언이 될만한 말을 들려줘요. 그 전체를 들려주는 시간을 가지죠. 종강때마다,  매학기마다 조언이 달라지는데 공통적인 것이 있어요.
첫 인상보다 마지막 인상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요. 평소에 성실했는데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결석하고 수업시간에 대놓고 자기도하고 불성실해지더라고요. 왜 그런가 봤더니 좋은데 취직이 된 거에요. 그러니 성적이 의미가 없더라고요.
참 안타까웠죠. 사회생활 하다 보면 첫인상이 아니고 마지막이에요. 헤어질 때 그 사람 본 모습이 나와요. 그 사람의 본질을 알았던 사람이 나중에 평가를 하게 돼요. 제대로 이야기할 수 밖에 없죠. 그 사람의 본질은 마지막에 나오고 마지막 인상이 중요하다는 충고를 한 적 있어요.

또 하나는 시간을 많이 쓴 만큼 즐기게 되고 보람이 있게 돼요. 로마여행을 두 친구가 갔어요. 시험 준비하느라 아무 준비도 못하고 콜로세움앞에 섰어요. 보면 어떻겠어요. 사진하고 똑같구나 밖에 안해요.
또 하나는 <로마인이야기> 다 읽을 정도로 준비했어요. 그 감동 말할 수 없죠. 그 순간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것이죠. 같은 친구가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것을 보는데 완전히 달라요. 자기가 관심과 시간을 쓰고 노력한만큼 그 일에서 의미와 보람 찾아요.

실수는 당연해요. 실수가 두려워서 뛰어들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요. 어떤 학생이 있었냐면 3학년인데 자기 전공이 적성에 안맞대요. 그 뒤를 둘러보니적성에 맞을 것 같은  다른 과를 발견했대요.
그런데 그 과목을 전과하기를 주저해요. 두렵대요. 거기에 뛰어들어서 해봤는데 적성에 안맞는 걸 알게 되면 대안도 없고 두려워서요. 그래도 뛰어들라고 했죠. 강물이 얼마나 빨리 흐르는지 아는 방법은 강둑에 앉아있음 방법 없어요. 뛰어드는 수밖에 없어요. 설령 안맞다고 쳐도 절대 허비하는 시간이 아니거든요.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 졸업축사 한 것을 보면 자기가 대학중퇴 후 듣고 싶은 과목 도강했어요. 예쁜 글자체에 흥미가 있어서 들었대요. 어디 쓰일지도 모르는데. 그런데 세상을 바꾼 거거든요.
옛날에 미래 계획 세우지 않고 자기 가슴이 따라가는대로 했던 것 때문에 그게 쓰임받는 거죠. 자기가 어떤 것 해서 나중에 쓰일까 계획하면 나중에 아무 소용없어지는 게 많아요. 오히려 가슴을 따라가는 대로 하면 나중에 그게 다 이어져요. 실패 경험조차도 자기 인생을 만드는 거거든요.

또 여러가지 잡지 하나는 구독하라든지, 시간을 잘지키라든지, 급한 일 보다 먼저할 일은 중요한 일이라는 이야기도 했고요.


 

박 = 급한 일 보다 중요한일을 먼저요?  급한 일 해야죠.
 

안 = 급한 일만 하다보면 중요한 일, 1~ 2년 걸리는 중요한 일 처리못해요. 결국 인생바꾸는 것은 중요한 일이거든요. 중요한 일은 쉽게 지치고 너무 엄두가 안나요. 그걸 쪼개요. 잘게잘게, 영어실력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하면  한달 단위로 목표를 만드는 거죠. 그리고 완수하면 자기에게 좋은 선물을 주는 거죠. 동기부여도 하고. 중요한 일을 쪼개서 급한일로 만들면 그건 할 수 있어요.
제 경험을 보니 시간은 상대적인 거고 만들 수 있어요. 방학 때 계획해도 그 많던 시간 어디 썼는지 모르고 아무것도 못한 적 저도 많아요. 학기 중에 힘들 때 지나고 나면 그걸 다 한 경험 있을 거에요.
시간은 상대적인 거에요. 중요한 일을 먼저 하게 되면 급한 일도 하게 돼요. 그런 식으로 게획을 세워야 하고요.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할 일을 먼저 정리하라고 해요. 대강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그런 일을 빠짐없이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