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틈틈이 스쳐가는 tv화면은 주로 예능, 코미디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재방송, 스페셜, 특집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지는 예능 프로그램 상당수는 강호동씨가 등장하네요. 예능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던 강호동씨의 갑작스런 방송중단 소식이 전해졌는데, 그에게 이처럼 의존하고 있다보니 방송계가 그처럼 비상이 걸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현장에 나타난 그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한마디 한마디 이어가는 그의 목소리는 울먹이는 듯 떨렸습니다.
스포츠 스타에서 방송 스타로 안착하며 성공신화를 일궈온 그에게 닥친 큰 시련임에 분명합니다. 그는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이겨낼까요. 20여년간 꾸준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아 온 그의 지난 시간들을 살펴봅니다.
1990년 천하장사에 올라 포효하는 강호동
[경향신문]|1993-08-08
엑스포개장 이후 첫일요일인 8일 20여만명의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씨름판의 반항아」 강호동씨가 「8시간 악수 많이하기」부문의 세계기네스기록에 도전한다.엑스포회장내 놀이마당 앞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7시까지 강씨는 씨름선수시절 익힌 다부진 체력을 바탕으로 엑스포회장을 찾는 입장객들에게 무차별 악수공세를 펼 예정이다. 이부문의 세계기록은 지난해 8월 세비야엑스포에서 캐나다의 스코트 킬톤이 수립한 2만5천2백89명. 우리나라 기록은 지난해 5월 30일 가수 전영록씨가 세운 1만6천5백16명이다. 세계기록을 깨뜨리기 위해선 최소한 1.1초에 1명씩 쉬지않고 악수세례를 퍼부어야 하는데 강씨가 강인한 체력을 지니고 있는데다 입장객수도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기록경신이 유력시되고 있다. 8시간(4백80분)악수 많이하기」는 서로 다른사람과 악수해야한다.
두번이상 악수하는 사람을 확실하게 분별하기 위해 주최측인 한국기네스협회는 한번 찍으면 하루종일 지워지지않는 무색무취의 검색도장을 손바닥에 검인해준다. 또 악수하기에 참여한 사람은 서명철에 자신의 이름을 기입하도록 되어있다. 이 대회에는 가수 김흥국이 특별찬조출연, 특유의 웃음과 재담으로 참가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주최측은 장시간 벌어지는 경기인 만큼 대회장에 의료진을 대기시키는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세계기네스기록도전대회는 엑스포기간 3개월내내 계속된다. 참가종목은 동전높이쌓기(3분), 양손벽돌들기, 줄넘기(1,2단), 목소리 크게 지르기, 맥주 빨리 마시기, 말 빨리하기, 소형승용차 사람 많이타기, 장화 멀리 날려보내기, 농구공 많이 들기, 종이비행기 멀리 날려보내기, 훌라후프 많이 돌리기, 실에 바늘꿰기, 팔 굽혀펴기, 턱걸이 많이 하기등 1백여종이다.
오는 9월20일까지 참가접수를 받으며 참가비는 개인5천원, 단체5만원(30명기준)이다. 문의는 (02)780―1331
이번 대회 세계기록 및 한국기록 경신자에게는 94년판 기네스북 등재와 기록인정서, 메달과 푸짐한 부상이 주어지며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에게는 기네스기념품이 증정된다.
1993년. 방송 데뷔 초창기. 방송전 탤런트 유퉁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1995-07-10
한국과 미국의 합작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L 프랭크 바움 원작)가 11일 한국종합전시장(KOEX) 별관에서 막을 올린다. 공연기획사 CMI와 멀티미디어업체 LG미디어가 16억원을 투자, 작품판권을 가진 미국의 뮤지컬 아메리카의 계열사 뮤직 투어즈와 CMI가 제작한 작품이다. 원작에 없는 내레이터를 삽입한 수정판이며 한국인 내레이터와 코러스 11명이 미국배우 16명과 함께 출연한다. 세트 음향 조명도 뮤지컬 아메리카와 공동작업, 무대기술을 이전한다. 또 아시아지역 순회공연 주최권이 CMI와 LG미디어에 귀속된다. CMI의 정명근대표는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방콕등의 순회공연을 섭외중』이라고 밝혔다.
내레이터 역으로 배우 송용태와 교체출연하는 천하장사출신 개그맨 강호동은 『1백30㎏의 거구를 넘어뜨린 뚝심으로 뮤지컬에 도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대사관에 근무했던 아버지를 따라 청소년기를 한국에서 보낸 적이 있는 연출자 리차드 에릭슨(42)은 『개작을 통해 작품의 새로움이 드러났으며 더욱 유머러스해졌다』고 말했다.LG미디어측은 『향후 자체 제작도 추진중』이라고 말해 최근 대기업의 연극제작 열기를 드러냈다. 삼성 나이세스나 쌍방울 계열의 EX등 기획사들도 잇달아 외국작품 투자를 추진중이다. 연극계는 이러한 합작이 시장개방에 대한 자연스러운 추세라고 인정하면서도 자칫 국내 연극의 발전에는 별 기여 없이 자생력만 저해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공연은 8월9일까지(월∼수 하오 7시30분 목∼일 하오 2시30분 7시30분) 계속되며 11∼12일엔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서 활동한 119구조대원과 가족들을 무료초청한다. 전화예약 후 신분을 증명할 자료를 제시하면 무료입장할 수 있다.
1995년 모습
1996년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라는 프로그램에서 연기하는 모습...
[문화일보] ‘부조화 명콤비’ 시선집중 |1999-05-14
코믹광고의 성공을 보장하는 핵심전략 가운데 하나가 ‘부조화 속의 조화’를 추구하는 명콤비 모델선정이다.‘뚱뚱이와 홀쭉이’‘미녀와 야수’‘왕자와 거지’‘두 형사’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체형·빈부·미추(美醜)등 극적인 대비를 강조하는 모델전략은 스토리전달이 여의치 않은 짤막한 CF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상징기법으로 약방의 감초처럼 활용된다. 현재 방영중인 대표적인 ‘부조화 명콤비’ 코믹CF는 김지영-최종원 콤비의 온세통신 ‘국제전화 008’,박진희-양택조 환상콤비의 현대 ‘걸리버 폴더’, 김국진과 강호동이 짝을 이룬 웅진식품 ‘아침햇살’ 등이다. 이달 들어 방영된 ‘국제전화 008’ CF는 신파극 ‘홍도야 울지마라’(원제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패러디한 복고풍 코믹CF. 타사의 국제전화 CF가 신세대를 타깃으로 한데 비해 후발 주자로서 40∼50대 주부고객을 끌어안겠다는 치밀한 전략이 깔려 있다. MBC ‘전원일기’의 복길이 역으로 잘 알려진 톡톡 튀는 신세대 탤런트 김지영이 홍도로, 코믹연기에 호가 난 노련한 영화배우 최종원이 홍도 오빠로 등장한다.미국으로 유학가는 오빠가 전화를 자주 걸라고 당부하자 국제전화비가 너무 비싸다며 눈물짓는 홍도. 기다렸다는듯 오빠가 “홍도야 울지마라…국제전화 008이 있잖니”라며 홍도를 달래준다. 귀에 익은 ‘홍도야 울지마라’ 배경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우스꽝스런 돼지마스코트 팔복이 변사의 구성진 음성이 미소를 머금게 한다. 변사 목소리의 주인공은 전문성우 노민.
지난 2월부터 방영된 ‘아침햇살’ CF는 명콤비 코미디언 배삼룡과 구봉서를 연상시키는 김국진과 강호동 콤비를 내세웠다. 두 모델이 남녀노소에 부담없이 친근감을 주는 빅모델인 점에 착안해 경기 한파로 얼어붙은 음료시장에 신제품 쌀 음료로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는 전략이다. 체중 90㎏을 초과하는 거인 강호동과 55㎏을 넘지 못하는 김국진 콤비는 역대 코미디언들 가운데 가장 언밸런스한 콤비.‘언어콤플렉스’와 ‘살콤플렉스’가 있는 강호동에게‘쌀’ 발음을 요구하는 혀짧은 김국진. 아니나 다를까 ‘살’이라고 소리치는 강호동이 한바탕 웃음을 선사한다.‘걸리버 폴더’ CF는 발랄하고 섹시한 이미지의 아리따운 신세대 모델출신 박진희, 나이·성격·외모 등 어느 모로 보나 그녀의 짝으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코믹배우 양택조를 콤비로 내세웠다. 이들 콤비는 3회째 시리즈에 등장, 콤비모델로 자리를 굳혔다.
[한국일보]|2001-02-09
경기장에서 화려하게 조명을 받던 스포츠 스타들이 연예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운동선수 출신 연예인들은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오락 프로그램, 드라마 등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지난달 30일 야구를 그만두고 연예계 데뷔를 선언한 전 SK 와이번즈 투수 강병규(28)는 훤칠한 용모에 개그맨 못지않은 재치있는 말로 KBS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 SBS ‘좋은 친구들’ 등 3개의 오락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KBS시트콤 ‘멋진 친구들’ 에도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의 방송 재질은 지난해 간간이 출연하던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의 한 코너인 ‘출발 드림팀’ 에서 드러났다. 출연자마저 웃기는 유머와 행동이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
강병규는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파동이 연예계 진출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지만 평소 연예인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야구에서 만큼 연예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궁극적으로 드라마 연기가가 되고 싶다" 고 밝혔다. 야구선수 시절 그의 팬클럽은 이제 연예인 팬클럽으로 변신해 그를 성원하고 있다.
풀을 누비던 수구ㆍ수영선수의 브라운관 진출도 눈에 띈다. 7일 방송을 시작한 MBC 수목 미니시리즈 ‘맛있는 청혼’ 의 주연으로 나오고 있는 소지섭(24)은 국가대표 수구선수 출신이고, SBS ‘스포츠 대탐험’ MC와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정유진(22)은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활약했었다.
97년 SBS 드라마 ‘모델’ 로 데뷔한 소지섭은 터프한 이미지 때문에 신세대 스타로 각광받고 있다. ‘여자 만세’ ‘좋아 좋아’ 를 비롯한 많은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기용되고 있다.
지난해 SBS ‘뷰티풀 라이프’ 의 ‘대한해협 횡단’ 에서 남자 참가자를 능가하는 뛰어난 수영 실력으로 눈길을 끌며 연예계에 뛰어든 정유진은 늘씬한 몸매와 예쁜 얼굴을 내세워 드라마와 영화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정유진은 "활동하는 무대가 수영장에서 방송사 스튜디오로 달라졌을 뿐이다. 대중의 시선을 받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두 무대에서 공통된다. 연기 공부를 하고 있어 조만간 연기자로서 시청자와 만날 계획이다" 고 말한다.
운동선수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연예계 스타로는 강호동(30)을 꼽을 수 있다. 1988~92년 씨름선수로 활동하며 5회에 걸친 천하장사에 올라 씨름계를 평정한 강호동은 93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에서 개그맨으로 출연해 연예계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요즘 KBS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테마쇼 인체의 여행’ 등 4개 프로그램의 MC를 맡아 연예인으로서도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운동선수에서 전업한 모든 연예인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씨름선수 박광덕(28)처럼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연예계로 진출해 쓴맛을 본 예도 있다.
KBS 김시규PD는 "운동 선수 출신들이 승부 근성도 있고 오랜 단체생활을 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방송에 적응을 잘 한다. 앞으로도 운동 선수의 연예계 진출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 전망했다.
나의 데뷔시절 / 개그맨 강호동
[동아일보]|2001-08-30
나는 열 세살 때부터 10년 동안 오직 씨름만 생각했다. 씨름판에서 ‘반항아’로 불리며 하늘같이 보였던 이만기 선배를 물리치고 천하장사에 올랐지만 1993년 본의 아니게 샅바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우연한 기회에 MBC ‘코미디 동서남북’에 보조 진행자로 나서면서 내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큰 몸집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머감각이 뛰어나다”며 칭찬해 준 이경규 선배 덕분에 개그맨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의욕적으로 시작은 했지만 씨름 선수가 ‘남을 웃기는 일’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 ‘시청자의 반응은 썰렁한데 나만 재롱을 떨고 있는 건 아닌가’ 고민하며 보낸 시간이 얼마였던가. 다행히 1994년 MBC 코미디대상 우수상을 받으면서 나는 힘을 얻었다. 씨름이나 코미디나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천하장사가 되기 위해 땀을 쏟았던 기억을 되살리며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나만의 다양한 표정을 만드는 노력을 계속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1995년 MBC ‘오늘은 좋은 날’에서 황순원 원작소설을 패러디 한 ‘소나기’였다. 이휘재, 아역배우 강포동과 함께 출연한 나는 춤추듯 엉덩이를 흔들며 걷는 동작과, “행님아! 예쁘게 봐 주이소”라는 유행어가 장안의 화제가 되면서 ‘개그맨 강호동’으로 비로소 인정받은 것 같다.
‘소나기’ 촬영 당시 잊지 못할 추억도 있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겨울이었지만 가난한 티를 내기 위해 얇은 옷 하나만 입었는가 하면, 얻어맞는 장면에서는 상대방에게 ‘실감나게 때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사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웃음을 만들어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연예인이 된 지도 이제 8년째. 아직도 내 손으로 천하장사를 만드는 조련사가 되는 꿈을 꾸곤 한다. 하지만 이제는 희극인 강호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나도 성공한 인생인 셈이다. ‘코미디 계의 천하장사’가 될 때까지 예쁘게 봐 주이소!
2002년 목표달성 토요일에서 박경림과 함께
2002년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에서
[한국일보]|2002-06-18
느렁이 슭곰발 껑거리 문신칙 리모넨….최근 네티즌 사이에 기발한 3음절 단어를 찾아내려는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KBS 2TV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연출 김석윤)의 3음절 끝말잇기 게임 ‘공포의 쿵쿵따’가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 게시판에 네티즌이 찾아낸 독특한 단어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오전 현재 ‘공포의 쿵쿵따’ 게시판에는 2만3,000여 건의 글이 올라온 상태. 1월27일 첫 방송한 후 끝말이 아주 독특하거나 의외의 첫말로 시작하는 단어를 소개하는 글이 하루에 많게는 1,000여 건씩 올라오고 있다.
느렁이(암노루) 슭곰발(산에 사는 큰 곰의 발) 껑거리(소와 길마를 연결하는 나무 막대기) 문신칙(대문에 드나드는 사람을 감시하는 일) 리모넨(레몬 향기가 나는 액체) 등 웬만한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말이 수두룩하다.
네티즌의 열기가 이처럼 뜨거운 것은 ‘공포의 쿵쿵따’가 MC 강호동 유재석 이휘재 김한석의 대결구도로 짜여져 있기 때문. 자신이 좋아하는 출연자가 끝말을 잇지 못해 졌을 경우, 인터넷 게시판에는 어김없이 그 끝말로 시작하는 단어가 올라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산기슭-슭곰발’. 한 출연자가 ‘산기슭’ 다음의 말을 찾아내지 못하자 한 네티즌이 금세 ‘슭곰발’을 게시판에 올려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김석윤 PD는 “고어사전 조사, 한글협회 문의 등 기발한 단어를 찾으려는 네티즌의 노력이 대단하다”며 “일부 네티즌은 게시판 대신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출연자에게만 새 단어를 알려줘 녹화도중 다른 출연자를 당황케 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끝말잇기가 도저히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단어는 무엇일까. 김 PD는 ‘카드뮴’과 ‘해질녘’을 꼽았다.
2003년 야심만만 진행시.. 김제동과 함께. 김제동씨 무척 앳되 보이네요
2003년 천생연분 진행
[동아일보]|2002-12-02
10여년전 천하장사 강호동(32)은 ‘모래판의 악동’소리를 들었다. 상대의 신경을 긁는 유들유들한 웃음, 쉴 새 없이 중얼거리는 입. 그 뿐인가. 이겼을 땐 허공을 향해 빈 주먹질을 하며 뜻 모를 괴성을 질러댔다. 이러니 상대 선수는 ‘뚜껑’이 열릴 수 밖에…. 오죽하면 당시 고참급 모 선수가 “어린 녀석이 어찌나 영악하고 얄밉던지 뺨이라도 한번 갈겨 주고 싶었다”라고 했을까. 열여덟살이던 88년 프로 삿바를 찬 강호동이 모래판에서 활동한 기간은 딱 3년6개월. 천하장사 5회, 백두장사 7회. ‘모래판의 황제’ 이만기의 7년 독주를 끝장낸 주인공이 바로 그였다.
그러나 그는 스물두살 되던 92년 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 보고 싶다. 10년후 내 말 뜻을 알게 될 것”이라며 바람처럼 모래판을 떠났다. 올해가 바로 그 10년째 되는 해.
####씨름선수와 코미디언 사이
지난달 말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코미디언’ 강호동은 특유의 질그릇 깨지는 목소리로 “독감과 씨름중”이라며 씨익 웃었다.
“아니, 천하장사도 감기에 걸리나요?”
“씨름은 반납한지 오래됐고 이젠 코미디언이잖아요.”
MBC 여운혁PD 말로는 강호동은 이경규 신동엽 등과 함께 톱클래스에 드는 개그맨. 프로그램 제작때 PD보다 더 열심히 뛰는 사람은 강호동뿐이라고 한다.
“요즘도 혼자서 중얼거리나요?”
“어떻게 알았습니까? 일종의 자기최면이라고 할 수 있죠. 방송하기 전엔 씨름경기 때처럼 늘 긴장으로 몸이 굳어지거든요. 그럴 때 ‘강호동 넌 할수 있어’‘해낼 거야’‘문제 없어’하고 중얼거리면 곧 괜찮아집니다.”
“씨름과 코미디라는 전혀 다른 두 분야에서 정상에 오르기란 쉽지 않았을텐데…”
“어디서든 1등과 2등 차이는 간단합니다. 씨름에서 천하장사는 꼭 필요한 순간 힘을 집중해서 쓰는 선수이고 2등은 경기내내 힘을 쓰는 선수입니다. 코미디도 똑같아요.”
90년 7월 제19회천하장사씨름대회에서 남동하를 3-1로 꺾고 ‘천하장사 2연패’를 한뒤 포효하고 있는 강호동.동아일보 자료사진
이만기는 강호동의 마산상고 7년선배. 강호동은 프로씨름판에서 유난히 이만기에 강했다. 상대전적 4승1패. 어떻게 ‘모래판의 황제’를 꺾었을까.
“이만기선배와 처음 맞붙었을 때 두려웠습니다. 그 때 번개같이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지요. 대선수일수록 나처럼 대책없는 풋내기가 부담스러우리라는 것이었죠. 그러자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강호동은 씨름이든 코미디언이든 승부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감이라고 했다.
씨름경기에서 자신감이 넘치면 연습도 안해본 기술이 저절로 나와 상대를 제압하는 것처럼 방송에서도 대본에 없는 말이 자기도 모르게 뛰어나와 히트치는 경우도 있다는 것.
‘행님아, 반갑습니데이∼’ ‘예쁘게 봐주이소’가 바로 그렇다.
강호동은 열세살때부터 천하장사가 돼서 포효하는 꿈만 꿨다. 그랬더니 6년 후 꿈 속의 장면이 그대로 재현됐다.
요즘은 돈도 아니고 씨름도 아니고 오직 ‘광대’가 되는 꿈을 머리에 쥐가 나도록 꿔댄다.
“맨살을 맞대고 시작하는 운동은 씨름밖에 없습니다. 샅바만 잡으면 상대가 어디가 약하고 강한지 손을 통해 금방 알 수 있어요. 방송도 마이크를 잡으면 그날의 핵심이 뭔지 바로 머리에 들어옵니다.”
강호동에게 방송은 ‘팀워크’다. 웃음판에도 색깔이 맞는 사람이 있다. 방청객들이 “와아∼” 하고 웃어주면 천하장사가 안 부럽지만 반응이 썰렁할 때면 등에 식은땀이 난다는 것. 영리하고 순발력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난 강호동이지만 “방송은 씨름보다 훨씬 힘들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그는 요즘 담배와 8개월째 씨름중. 며칠 잘 참다가도 열 받으면 다시 무는 통에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만다. 술은 천하장사급. LG씨름단 이기수코치의 말로는 앉은 자리에서 소주 너댓병은 보통이고 폭탄주든 뭐든 아무거나 OK. ‘청탁불문’의 ‘두주불사형’이 바로 그를 두고 한 말이란다.
운동도 만능. 전에는 탁구 테니스가 수준급이었지만 요즘엔 스쿼시에 빠져있다.
강호동에게 물었다.
“스승인 김학룡감독(67)에게 자동차(렉스톤) 한 대 사 드렸다던데…”
“그런걸 뭘…. 그 분은 나에게 아버지 같은 분이거든요.”
“결혼은?” “아직….” /“돈은 얼마나 벌었나” “쓸 만큼….” /“제일 소중한 것은?” “동료애.” /“그런 동료들을 꼽는다면….” “이경규 이휘재 윤정수 유재석….”
강호동은 가방끈이 짧다. 마산상고 졸업이 학력의 전부다. 그렇지만 대학 졸업장에 대한 미련은 없다.
“어차피 몸 하나로 살아온 인생이 아닙니까. 가방끈이 짧아도 온 몸으로 부딪치다 보면 저절로 사는 지혜가 생깁니다. 쿵 쿵 따∼쿵 쿵 따∼”.
[문화일보]|2003-03-03
몸이라는 기호는 어떻게 바뀌어가나몸이 천대받던 시절, 함께 천대받던 것중의 하나가 바로 ‘스포츠’다. 육체가 정신에 짓눌리던 시절 ‘스포츠’는 지적 활동보다 하위의 것으로 치부됐다. 운동선수에 대한 이미지도 대충 그러했다. 타고난 몸 하나로 살지만 지력도 매혹도 떨어지는 존재가 바로 운동선수라는 이미지였다.
천하장사 출신의 MC 강호동은 그런 점에서 우리사회에서 몸의 이미지, 운동선수의 이미지가 어떻게 변천해왔는가를 잘 보여주는 전형
적인 예이다. 강호동이 처음 씨름을 그만두고 방송에 데뷔했을 때, 그에게 주어진 역은 그 거대한 몸집을 애교스럽게 흔들면서 바보짓을 하는 푼수역할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제목도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 MBC의 한 코미디 프로에서 강호동은 군데군데 기계충이 있는 ‘영구머리’에 코를 훌쩍거리며, 강호동을 축소해놓은 듯한 아역 연기자 뒤꽁무니나 졸졸 따라다니는 바보 ‘호동이’로 나왔다. 이때 강호동의 이미지는 영락없는 ‘덩치큰 바보’였고, 연예인으로서 그의 성공은 ‘비천한’ 몸을 최대한 희화화하는데 달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강호동의 그 다음 도전무대는 KBS. 당시 인기 정상의 소녀 댄스그룹 SES의 슈를 만나 데이트하기 위해 체중감량에 돌입하는 과제가 주어지는 프로그램이었다. 강호동의 감량작전은 눈물겨운 것이었으며 실제 이 과정을 통해 강호동은 상당부분 감량에 성공했다. 날렵한 근육질 몸매를 다진 후 그는 MC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고,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를 통해 발군의 순발력을 자랑하는 명MC 대열에 끼게 됐다. 급기야 최근에는 고향 MBC로 금의환향,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연예인 미팅 프로그램 ‘강호동의 천생연분’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더이상 강호동을 ‘덩치큰 바보 호동이’로 보는 사람은 없다. 이것은 특유의 순발력과 재치, 입담, 그리고 우리가 도저히 짐작할 수 없는 개인적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강호동 석세스 스토리’는 그 과정에서 우리사회에서 몸, 스포츠, 운동선수의 이미지가 얼마나 빠르게 매혹의 이미지로 바뀌어갔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제 강호동이 씨름선수 출신이라는 것은 섹슈얼리티의 근거가 되며, 그의 억센 사투리는 초기의 촌스러움보다는 순박함과 남성성의 상징으로 바뀌었다. 강호동과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으나 결국 잊혀져간 씨름 선수 박광덕은 ‘질펀한 육체성을 가능한한 희화화하라’는 운동선수에 대한 기존 이미지 언저리에서 머뭇거리다 실패한 경우일 것이다.
반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야구선수 출신 강병규는 육체에 대한 우리사회의 강한 매혹을 보여준다. 영화배우 못잖은 잘생긴 외모의 강병규에게 스포츠스타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그의 매력을 깎아내리기는커녕, 전문 방송인으로서 그의 단점을 보완해주고 그의 섹슈얼리티를 완성시켜주는 매혹의 장치가 된 것이다.
[국민일보]|2003-07-16
매주 시청률 순위를 살피다 보면,유독 두드러지는 두 사람이 있다. 신동엽과 김용만. 맡고 있는 프로그램이 4개씩이나 될만큼 많은데다 모두 시청률 상위에 올려놓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청률 보증수표’로 통하는 두 사람의 성적표를 비교해보자.신동엽은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 헤이 헤이’ ‘신동엽 남희석의 맨Ⅱ맨(이상 SBS)’ 등 자신의 이름을 단 프로그램 2개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진행자다. 그가 SBS와 KBS에서 진행하는 4개 프로그램은 모두 시청률 전체 순위 30위 안에 들며,이 중 ‘해피투게더’와 ‘…헤이 헤이 헤이’ 두 프로는 5위권 안팎을 오르내린다.
프로그램별로 보면 신동엽이 이효리와 함께 진행하는 KBS ‘해피투게더’는 지난 주 시청률 24.4%로 주간 전체 순위 5위를 차지했다. ‘… 헤이 헤이 헤이’는 24.1%로 6위에 올랐으며,시청률 16.6%를 기록한 ‘…맨Ⅱ맨’은 25위로 집계됐다. 일요일 오전 방송되는 ‘TV 동물농장’은 15.9%로 당일 방송된 SBS 프로그램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간 전체 순위는 30위.
김용만 역시 MBC 오락 프로그램을 독식한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지난 주 성적표를 보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는 시청률 24.0%로 주간 전체 순위 7위,‘섹션TV 연예통신’은 21.8%로 9위다. ‘느낌표’는 18.7%로 17위,‘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17.0%로 21위로 집계됐다. 성적표로 봐서 둘 사이의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다.
현재 이들과 비교할만한 진행자로는 강호동이 꼽힌다. 그는 3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시청률도 높은 편이다. 토요일 저녁 6시 방송되는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은 지난 주 시청률 19.8%로 13위에 올라 그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월요일 밤 11시 방송되는 SBS ‘야심만만’은 15.5%로 35위에 랭크됐으며,SBS의 일요일 저녁 프로그램인 ‘뷰티풀 선데이’는 14.3%로 42위를 기록했으니 오락프로의 천하통일을 목전에 두고 있는 셈이다.
2004년 일요일이 좋다. 이휘재와 함께 진행
2007 방송연예대상 영예… MBC 이순재·무한도전,SBS 강호동
[국민일보]|2007-12-31
2007 MBC 방송연예대상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열연한 탤런트 이순재와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멤버인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노홍철 정형돈에게 돌아갔다.이순재는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잘 삐치고 칭찬에 금방 녹는 단순한 성격에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 역할을 맡아 젊은 연기인 못지않은 큰 인기를 끌었다. ‘무한도전’ 역시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하는 남자 6명이 모여 매주 새로운 상황 속에 펼쳐지는 황당한 도전기로 올해 큰 인기를 누렸다.
29일 오후 9시40분부터 서울 여의도 MBC 공개홀에서 이혁재 사회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쇼·버라이어티 최우수상은 조형기 김제동, 코미디·시트콤 부문은 나문희가 차지했다.
우승민과 박신혜는 쇼·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 수상자로 뽑혔고 정일우와 오정태, 박민영과 이국주는 각각 코미디·시트콤 부문 신인상을 공동 수상했다. 신설된 아나운서상은 오상진 서현진 아나운서가 나란히 수상, 올해 MBC 아나운서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공을 인정받았다.
SBS가 올해 신설한 ‘연예대상’은 개그맨 강호동이 가져갔다. 강호동이 지상파 방송3사가 수여하는 ‘연예대상’을 받은 것은 데뷔 15년 만에 처음이다. 시상식은 28일 오후 10시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열렸다. 탤런트 류시원 엄지원과 박은경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코미디 최우수상은 ‘웃찾사, 형님뉴스’의 강성범이 차지했으며 ‘라디오 스타상’은 ‘라디오가 좋다’와 ‘가요풍경’의 허수경, ‘두 시 탈출 컬투쇼’의 컬투에게 돌아갔다.
또 만능 엔터테이너상은 ‘스타킹’과 ‘일요일이 좋다’의 하하에게 돌아갔으며 TV 스타상은 ‘생방송 투데이’의 최영아 아나운서와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의 박소현, ‘라인업’ ‘육감대결’ ‘슈퍼 바이킹’의 이경규가 공동 수상했다. 이와 함께 ‘최우수 프로그램상’은 ‘순간 포착…’, ‘네티즌 인기 프로그램상’은 ‘라인업’이 받았다.
박경림 결혼식에 참석해 유재석과 함께
[한겨레]|2008-01-03
새해가 밝았다. 이맘때 나오는 기사 중 가장 식상한 연예 기사를 꼽자면, ‘쥐띠 연예인은 누구?’ 식의 기사다. 굳이 매년 이런 기사를 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쓸 게 없어서?) 어찌 됐든, 이번 중계소에는 2007년 돼지의 해를 대표하는 연예인과 2008년 쥐의 해를 대표하는 연예인을 맘대로 선정해봤다. 누구 마음대로? 자칭 ‘식상한 기사 예찬론자’인 중계소장 마음대로. 돼지의 해를 대표하는 연예인은 강호동, 쥐의 해를 대표하는 연예인은 장동건으로 결정!
“저는 장동건씨를 너무 좋아합니다.” 일본인 열성팬의 외침이 아니다. 에스비에스 연예대상을 받은 국내 최고의 진행자, 그것도 ‘천하장사’ 출신 강호동의 수줍은 고백이다. 곽경택 감독이나 영화배우 공형진, 이미연 앞에서도 강호동의 관심사는 장동건이었다. 요즘 강호동은 한마디로 ‘장동건 외길 인생’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지난 문화방송 연기대상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타블로와 조정린이 라디오 부문 시상자로 나와 배용준에게 라디오 프로그램 <친한 친구>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던 배용준이었다. 연예인이 다른 연예인에게 ‘팬심(心)’을 밝히면 희안하게도 고백하는 연예인은 ‘급친밀’하게 느껴지고 그들이 신기해하는 연예인은 진짜 대단해 보인다. 배우 김태희와 이영애가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때도 그랬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에는 장동건이 <런드리 워리어> 홍보를 위해서라도 꼭 ‘무릎팍 도사’에 꼭 출연주길 바란다.(예상 질문 하나, “런드리 워리어는 무슨 뜻인가요? 세탁소 영웅인가요?”)
2008년 mbc 연예대상 수상
백상예술대상에 강호동 .‘추격자’
[한겨레]|2008-04-25
강호동과 영화 <추격자>가 2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제44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을 차지했다.작품상은 에스비에스 <쩐의 전쟁>(티브이 드라마), 한국방송 <차마고도>(티브이 교양), 문화방송 <무한도전>(티브이 예능),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영화)이 부문별로 수상했다. 최우수연기상은 박신양(쩐의 전쟁·에스비에스)과 윤은혜(커피프린스 1호점·문화방송), 임창정(스카우트)과 김민희(뜨거운 것이 좋아)가 각각 티브이와 영화 부문에서 수상했다.
또 송창의(황금신부·에스비에스)와 이지아(태왕사신기·문화방송)는 티브이부문 신인연기상을, 장근석(즐거운 인생)과 한예슬(용의주도 미스신)은 영화부문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연출상은 이병훈 피디(이산·문화방송)에게 돌아갔고, 감독상은 이창동 감독(밀양)이 수상했다.
[국민일보]|2008-05-10
대한민국 최고의 MC 한 명을 뽑으라면 쉽게 답을 고를 수 없다. 강호동(38)과 유재석(36) 중 누구를 골라야 할지 판단이 안 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투톱’ MC다. 외모부터 진행하는 스타일까지 판이한 두 사람은 각자의 개성을 앞세워 예능 프로그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강호동과 유재석이 둘 다 ‘1인자’ 칭호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씨름선수 출신인 강호동은 큰 덩치에 짧게 자른 머리, 찢어진 눈, 높은 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 등 ‘비호감형’ 외모를 갖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는 그를 편안하고 친근하게 본다. 강호동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튀는 위치에 있지만 자신의 강한 이미지마저 상대방이 웃음의 소재로 사용하게끔 틈을 주는 전략을 구사한다.
유재석은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른 출연자들이 밋밋하면 자신이 몸개그를 선보이고, 반대로 출연자들의 끼가 넘치면 자신은 조용히 뒤로 빠진다. 개그맨 출신의 기본기와 10년이 넘는 무명시절 경험이 두 가지 모두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때문에 유재석은 진지함과 망가짐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을 가지게 됐다.
그동안 강호동과 유재석이 같은 시간에 경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10일부터는 시청률이라는 냉정한 숫자가 두 사람의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강호동이 진행하는 SBS ‘스타킹’은 10일부터 오후 6시40분으로 방송시간을 옮겼다. 유재석이 출연하는 MBC ‘무한도전’과 정면대결을 하는 것. 지금까지의 성적표만 놓고 보면 일단 승자는 유재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시청률을 살펴보면 ‘무한도전’은 18.8%(TNS미디어코리아 기준)였고, ‘스타킹’은 9.5%를 기록해 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지난주까지 ‘무한도전’과 같은 시간대 방송됐던 ‘라인업’은 2.9%로 더 초라하다.
SBS로서는 ‘무한도전’ 시청률이 봄이 되면서 주춤하고 있고 강호동이 44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받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양한 재능을 갖춘 일반인 출연자가 나오는 ‘스타킹’은 포맷이 익숙해져도 지루함이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일요일은 반대 상황이다. 강호동의 ‘1박2일’코너가 포함된 KBS 2TV ‘해피선데이’가 유재석의 ‘기승사’가 포진한 SBS ‘일요일이 좋다’를 앞서가고 있는 것.
주중에는 서로 날짜를 피해가며 예능 프로그램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유재석은 김원희와 함께 진행하는 MBC ‘놀러와’(월요일)를 비롯해 KBS 2TV ‘해피투게더’(목요일)에서 맹활약 중이고, 강호동은 MBC ‘황금어장’(수요일)에서 ‘무릎팍도사’를 진행하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스타킹에서
야심만만 2
강호동 으랏차차 ‘2관왕’, 연예대상 KBS 이어 MBC도 석권
[경향신문]|2009-01-01|
천하장사 출신 MC 강호동이 라이벌 유재석을 제치고 연말 연예대상 2관왕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강호동은 지난 27일 열렸던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해피선데이-1박 2일’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이어 29일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MBC 연예대상에서도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의 활약에 힘입어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강호동은 29일 "뻔뻔하게 이 상을 받아도 되는지, 진정으로 행복해도 될지, 기뻐해도 될지 무릎팍 도사를 찾아서 물어봐야 될 것 같다"고 대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특히 자신을 연예계로 이끈 이경규에 대해 "나를 개그계로 이끌어 준 이경규 선배에게 고맙다. 선배 덕분에 내가 여기 서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무대에서 내려와 이경규를 끌어안았다.
강호동은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 SBS ‘야심만만 예능선수촌’과 ‘놀라운 대회 스타킹’ 등 지상파 3사를 넘나드는 활동으로 유재석과 함께 2008년 예능을 이끈 양대산맥으로 떠올랐다.
2관왕을 차지한 강호동은 30일 열린 SBS 방송연예대상에서도 유재석, 이효리, 김용만, 신동엽과 더불어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신문]|2009-12-28
방송인 강호동(39)이 2년 연속 ‘KBS 연예대상’ 대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호동은 26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 공개홀에서 열린 ‘2009 KBS 연예대상’ 최초로 2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강호동은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과 ‘KBS 연예대상’을 수상해 2관왕에 오른 바 있다.
특히 이번 수상은 지난해에 이어 K 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을 통해 받은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그가 이끄는 ‘1박2일’은 방송사의 자존심을 건 일요일 저녁 황금시간대에서 SBS ‘패밀리가 떴다’,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의 맹추격 속에서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시상식에서도 ‘1박2일’이 속해 있는 ‘해피선데이’는 ‘개그콘서트’, ‘해피투게더 시즌3’ 등을 제치고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에 선정돼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강호동은 수상 소감에서 “한 프로그램으로 두 번이나 큰 상을 받다니 ‘1박2일’을 선택한 것은 제 인생 최고의 복불복”이라고 말했다.
1박2일
[한국일보]|2009-12-31
올해도 유재석과 강호동이다. 강호동이 KBS에서 대상을 받자 유재석은 MBC에서 대상을 받는 것으로 응수했다. 벌써 3년째 반복되는 모습이다. 이쯤 되면 "세상에서 피할 수 없는 세 가지는 죽음과 세금과, 유재석과 강호동의 대상"이라는 농담을 해도 될 만하다.
시상식에서 두 사람의 이름만 나오는 게 지겨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유-강 체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한국에서 리얼 버라이어티 쇼를 가장 잘 진행하는 MC들이다. 방송 3사의 대표 리얼 버라이어티 쇼는 모두 그들 몫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숱한 실패가 증명하듯, 다른 MC들은 좀처럼 이 장르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그나마 그들보다 선배인 이경규가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인기 코너 ‘남자의 자격’으로 능력을 증명한 정도다.
리얼 버라이어티 쇼는 시청률과 제작비 면에서 예능계의 블록버스터이니, 두 사람의 장기집권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원천 기술은 리얼 버라이어티 쇼 자체가 아니다. 두 사람이 리얼 버라이어티 쇼를 진행할 수 있는 건 ‘통치 철학’이라 칭해도 어울릴 리더십이 있기 때문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은 웃기는 데 집중하는 대신 개성 강한 다른 출연자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놀이판을 드러나지 않게 정리한다. 강호동은 ‘해피선데이’의 코너 ‘1박 2일’에서 출연자와 제작진에게 협상을 핑계로 그들을 끊임없이 어르고 달래며 모든 사람이 프로그램에 몰입하도록 만든다.
박명수는 유재석을 통해 그의 독특한 개그 감각이 빛났고, ‘1박 2일’의 출연자들은 강호동에 홀리다시피 하면서 어느새 한겨울의 얼음물에도 뛰어든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오락 프로그램은 하나의 나라처럼 모든 사람들이 모여 웃길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것을 실천에 옮겨 예능의 판을 바꿨다.
두 사람이 KBS ‘해피투게더’와 SBS ‘강심장’ 같은 많은 출연자들이 나오는 토크쇼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가리지 않고 끌어 안는 통합의 리더십은 구현하기는 어렵지만, 이뤄내는 순간에는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그들은 구성원 모두를 통합시킬 수 있기에 독주할 수 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양분한 예능계는 지금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물며 웃겨야 사는 예능에서도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분야는 어떠하겠는가. 2010년에는 우리 사회 전체에 그런 리더십이 등장하길 바란다면 너무 꿈이 큰 걸까.
연예대상 유재석·이효리·강호동, 연기대상 고현정
[서울신문]|2010-01-01
2009년 대미를 장식한 방송 3사 세밑 시상식에서는 누가 웃었을까. 예능계를 주름잡고 있는 국민 MC 유재석과 강호동이 일단 장군멍군을 주고받았다. 올해는 유재석이 웃었다. 유재석은 30일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가수 이효리와 함께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앞서 28일 ‘무한도전’으로 MBC 대상을 받은 데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1년 전 강호동에 밀린 ‘아픈 추억’을 설욕한 셈이다.
강호동은 2008년 MBC와 KBS에서, 유재석은 SBS에서 연예대상을 각각 받았다. 올해 강호동은 KBS에서만 ‘1박2일’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유재석은 방송 3사에서 주는 연예대상을 총 6번, 강호동은 4번 받았다. 당분간 두 사람의 양강 구도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예능계의 중론이다.
같은 날 열린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예상대로 고현정이 웃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 역을 연기한 고현정은 “처음 도전하는 사극이어서 떨렸다.”면서도 “(시댁에서 맡아 키우고 있는 자신의) 아이들이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자부심을 나타냈다. TV 부문남녀 최우수상은 ‘선덕여왕’의 엄태웅과 ‘내조의 여왕’의 윤상현, ‘선덕여왕’의 이요원과 ‘내조의 여왕’의 김남주에게 각각 돌아갔다. ‘2009 KBS 가요대축제’에서는 인기그룹 2PM이 ‘어게인 앤 어게인(Again & Again)’으로 대상 격인 ‘시청자가 뽑은 최고 인기가요상’을 받았다.
[서울신문]|2010-01-09
예능계 양강체제를 굳힌 방송인 강호동(왼쪽·40)과 유재석(오른쪽·38)의 상반된 리더십이 화제다. 강호동이 진행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1박2일’(KBS)은 지난 3일 예능으로선 드물게 시청률 40%를 돌파했고, 비슷한 성격의 ‘무한도전’(MBC)을 이끄는 유재석 역시 연예대상 통산 6회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통상 6~7명이 한 팀을 이뤄 진행하는 리얼리티쇼는 정해진 대본이나 특별한 형식이 없다. 따라서 진행자(MC)의 리더십에 따라 멤버들의 활약상이 달라지고 프로그램의 힘도 달라진다.
●호동, 얼음물에 직접 뛰어들기도
강호동은 ‘용장(勇將)형’이다. 방송의 재미와 긴장감이 떨어진다 싶으면 한겨울에도 얼음을 깨고 계곡물에 거침없이 뛰어든다.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다른 이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운동선수(씨름) 출신이어선지 승부욕이 강하고 공격적이다. ‘1박2일’의 컨셉트인 ‘야생 버라이어티’는 상당 부분 강호동의 이미지에 기인한다.
사정없이 강하게 밀어붙이다가도 때론 동생들에게 져주기도 하는 맏형다운 포용력은 그의 또 다른 장점이다. KBS 고위관계자는 8일 “강호동의 리더십은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 더 빛난다. 그는 녹화를 마치면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을 모아 그날 방송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서로의 장단점을 분석할 정도로 치밀하다.”고 전했다.
●재석, 자신 낮추고 상대 치켜세워
유재석은 상대를 최대한 배려하는 ‘덕장(德將)형’ 리더에 가깝다는 평이다. ‘무한도전’에서 그는 스스로 망가질지언정 다른 사람을 좀체 깎아내리지 않는다. 누구와 방송해도 소외되는 사람 없이 상대의 장점을 살려주고, 프로그램에 적절히 융화되도록 보이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제작진의 마음도 편안하게 해 주는 능력이 있다.
이런 탈권위적인 리더십의 원천을 오랜 무명시절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유재석은 데뷔 초 카메라 울렁증과 무대 공포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얼마 전 방송프로그램에서 “훗날 초심을 잃고 이 모든 것이 나 혼자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떤 아픔을 받더라도 원망하지 않겠다고 기도했었다.”고 당시 심경을 회고했다.
4년 전 ‘무한도전’을 독립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여운혁 MBC 책임프로듀서(CP)는 “진행자와 출연자 사이를 수평적으로 오가면서 스타로 대접받기에 앞서 팀원으로 의무에 충실하고, 강자에 약하지 않되 약자에 강하지 않은 것이 유재석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투데이]|2010-12-24
개그맨 강호동이 2010년을 빛낸 개그맨 1위로 꼽혔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17일부터 21일간 전국의 만 13세 이상 남녀 1701명을 대상으로 올 한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개그맨 을 설문조사한 결과 강호동이 43.0%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강호동은 2005년 이래 처음으로 유재석을 앞서 ‘만년 2위’에서 벗어났다. 그는 현재 KBS2 ‘해피 선데이-1박 2일’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SBS ‘강심장’ ‘스타킹’ 등의 메인 MC를 맡고 있다.
2005년, 2007년, 2008년, 2009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유재석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그는 현재 KBS2 ‘해피투게더’ MBC ‘무한도전’ ‘놀러와’ , SBS ‘런닝맨’ 등에 출연중이다.
이수근(31.9%)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KBS2 ‘개그콘서트’의 ‘달인’ 김병만(15.4%)이, 5위는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의 이경규(4.6%)가 기록했다.
이외에도 박명수(3.4%) 신봉선(2.4%), 박미선(2.2%) 유세윤(2.0%) 김신영(1.5%) 등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투데이]|2010-12-31
개그맨 강호동이 2010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강호동은 30일 오후 8시 50분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진행된 ‘2010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07년 ‘스타킹’으로 대상을 수상한 뒤 3년만에 SBS 예능대상을 탈환이며, 방송3사를 통틀어 총 5회 대상 수상이다.
이날 강호동은 “대한민국 당대 스타 분들이 있는데 가장 마지막에 상을 받으니까 이 순간만큼은 ‘스타킹’이 된 것 같다. 과분한 사랑을 받아 부족한 강호동이 하루하루 ‘강심장’이 되간다”며 재치있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내 효진 씨 사랑한다. 어디서,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보더라도 자랑스러운 방송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울고 있을 아버지 어머니 장인 장모님 사랑하고 존경하고 감사하다”며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경규 선배를 보면서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는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가 중요한지를 알게 됐다. 무소의 뿔처럼 선배를 따라가겠다”고 존경을 표하는 한편 “방송을 하면서 많은 칭찬을 받았는데 그 중 유재석의 라이벌이란 이야기가 가장 좋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재석아 함께 가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강호동은 대상과 함께 예능10대스타상을 수상해 2관왕에 영광을 누렸다. 강호동이 진행을 맡고 있는 ‘스타킹’은 올해의 프로그램상에 올랐다.
아시아 투데이 [2011-08-21 10:45]
‘국민 예능’ 프로그램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 과감하게 6개월 후 종영을 선택하면서 팬들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시청자들이 아쉬움과 불만을 토하는 가운데 방송가 관계자들은 ‘1박2일’의 퇴장 후 벌어질 예능계 지각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BS로서도 효자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정상에서 박수 칠 때 떠나겠다”며 용단을 내렸다.
여기에는 프로그램의 핵인 강호동이 하차가 유력한 상황에서 강호동이 빠진 ‘1박2일’이 이전과 같은 인기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박2일’에서 강호동은 한마디로 기둥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강호동의 하차는 다른 멤버의 하차가 갖는 의미와 다르다.
강호동의 하차 의사가 보도되고서 KBS가 이를 적극적으로 막고자 했지만 강호동이 ‘1박2일’에 잔류할 가능성은 희박했다.
이미 종편을 비롯한 타 방송사에서 그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고 정상에 있을 때 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나는 그의 전적으로 미뤄봤을 때 강호동이 이미 마음을 굳혔다는 게 방송가의 중론이다.
전진국 KBS 예능국장은 “이런 저런 얘기들 때문에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런 상태에서 프로그램이 뒤뚱뒤뚱 가느니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끝에서 멤버 전원 하차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1박2일’에 힘입어 매주 완판을 기록하는 ‘해피선데이’의 광고수익으로 예능국 전체의 제작비가 충당될 정도다. 재방송까지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한 해 ‘해피선데이’의 광고 수익은 400억원을 훌쩍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KBS 예능국을 이끌어온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강호동을 주축으로 이수근, 김종민, 이승기 등 초기 멤버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작년 1월 3일에는 시청률 40%를 넘어섰다.
최근에도 평균 시청률 25%를 꾸준히 유지하며 명실상부한 1등 주자의 자리를 지켜왔다.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전국 각지의 명소는 인기 관광지로 부상했고 출연자들의 위상도 높아졌다.
강호동은 2009~2010년 KBS 연예대상을 받았으며 국민 MC로 입지를 다졌다. 이승기는 친근한 ‘국민 남동생’으로, 이수근은 공개 코미디에서 버라이어티로 입지를 확장하며 인기 개그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영향력이 컸던 프로인 만큼 빈자리도 클 것으로 보인다.
KBS가 이미 후속 프로그램 준비에 들어갔지만 ‘1박2일’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KBS가 주말 예능계에서 이전의 입지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작진이 시즌2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이유도 ‘1박2일’이 지난 4년간 쌓아온 성과를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나영석 PD는 “폐지는 아니다. 시즌 1이 끝난다는 의미로 이해해주시는 게 맞다”며 “‘1박2일’이란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시즌 2가 나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1박2일’의 종영이 시청자를 배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비판도 있다. 제작 논리에 시청자들이 밀렸다는 불만이 애청자들을 중심으로 터져 나온다.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한 주의 즐거움이었는데 계속 하면 안 되나’ ‘강호동이 하차해도 계속 방송해달라’며 아쉬움을 나타내는 의견이 잇따랐다. ‘장수 프로가 되겠다는 약속은 어찌 된 건가’ ‘시청자들은 뒷전인가’라며 강호동과 제작진에 배신감을 표시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경향신문]|2011-09-06
방송인 강호동씨(41·왼쪽 사진)가 최근 탈세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수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는 5일 세무조사 및 세금추징 의혹이 제기되자 소속사를 통해 즉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소속사는 “강호동씨는 5개월여 동안 변호사와 세무사를 통해 국세청의 절차와 조사에 충실히 따르면서 조사에 응했다”며 “결과적으로 세금이 과소 납부됐다고 결론이 내려져 추징금을 부과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법 절차에 따라 성실히 국민의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강씨의 수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씨의 수입원은 크게 방송 출연료, 광고 모델료, 행사 진행비 및 개인사업 수익 등으로 나뉜다. 3개 분야에서 벌어들이는 연간 수입은 5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이는 일반 중소기업의 연간 매출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강씨의 방송 출연료는 회당 900만~1000만원. 따라서 현재 ‘무릎팍도사’(MBC)와 ‘1박2일’(KBS2) 등 4개 코너를 진행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연간 19억800만원 안팎이다. 광고 모델료는 1년에 5억원(6개월 3억원)을 받고 있어 2010년 한 해 동안 6개 브랜드(오리온 닥터유, 동원 쎈쿡, 우리 흰우유, 동의보감 복분자, 디지털케이블TV, 신한금융그룹)에서 15억~20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행사 진행과 개인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도 만만찮다. 강씨가 지분을 갖고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육칠팔’은 지난해 2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당초 (주)강호동육칠팔이란 법인명으로 출발한 ‘육칠팔’은 지난해 GS그룹의 방계 회사인 (주)승산으로부터 40억원을 투자받아 사업을 확장시켰다. 현재 (주)강호동육칠팔에서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는 숯불구이 전문점 ‘육칠팔’을 비롯해 ‘678 찜’ ‘강호동 백정’ ‘강호동 천하’ ‘678 치킨’ 등이다. 강씨는 현재 케이블 종합편성채널과 SBS 등에서 ‘회당 1억원’의 출연료를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고액소득자인 강씨가 과세 대상 소득을 축소했다는 점이다. 강씨와 같은 연예인은 자유직업자로 분류돼 자유직업소득에 따른 세금을 낸다. 이들이 방송, 광고, 공연 등을 통해 얻은 수입에 따라 종합소득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세금부과 대상이 되는 소득은 여러 가지 비용을 공제한 순수입금액이고, 그 금액에서도 각종 공제를 거쳐 과세 대상 소득금액을 산출한다. 이번에 국세청이 강씨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인 것은 강씨가 기획사의 몫, 개인 매니저 및 코디네이터 임금 등 필요 경비를 지나치게 많이 계산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배우 김아중씨(29·오른쪽)도 세금 과소 납부로 국세청에서 6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국세청은 김씨가 지난 4년 동안 소득액 중 일부를 신고 누락하는 등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포착해 세무조사를 벌였다. 김씨 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추징된 세금을 충실히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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