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어떠셨나요.
온가족이 모여 앉아 TV보며 품평하는 것은 설연휴를 보내는 또 다른 재미중 하나죠. 그렇지만 꽤 길었던 지난 5일간의 연휴를 보내면서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신 분이라면 지루함을 느꼈을만한 5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리 봐도, 저리 돌려도 아이돌 일색이었으니까요.
점심상을 물리면서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황금시간대에 아이돌이 나오지 않은 프로그램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아이돌 특집 프로그램을 표방한 프로그램이 10개가 넘었고, 진행자나 출연자로 참가하는 고정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납니다.
시청자들의 평가는 냉정했습니다. 극소수를 제외하고 아이돌이 중심이 된 프로그램은 대부분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습니다. 성의없는 편성과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수왕, 건강미녀 선발대회, 커플 최강자전, 복불복 마라톤대회, 브레인 대격돌, 사랑의 스튜디오 등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내용을 알 수 있는 이 프로그램들은 식상한 패턴으로 아이돌 가수들을 이리저리 짝지었고 뻔한 눈요기 수준의 댄스, 장기자랑을 시키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어보려 했지요.
sbs제공
시청자들의 평가는 냉정했습니다. 극소수를 제외하고 아이돌이 중심이 된 프로그램은 대부분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습니다. 성의없는 편성과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도 저기도 같은 인물이 겹치기 출연하는 것이 지겹기도 하거니와, 이름과 얼굴이 생소한 아이돌이 출연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다보니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은 역부족이었지요.
내용도 눈살을 찌푸리는 정도를 넘어서 불쾌감을 주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반말과 저속한 표현도 예사로 나왔고 자신들만의 화제로 왁자하게 수다를 떠는 모습에서 시청자에 대한 배려는 찾기 힘들었지요.
설특집이라면 응당 갖춰야 할 전통문화나 예절 대신, 기본과 상식에도 무지한 아이돌 멤버들의 행동과 수준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것 역시 몹시 불편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즐겨야 할 명절임에도 오히려 TV는 가족들이 한 자리에 앉는 것을 방해한 것 같습니다.
sbs제공
예전에도 아이돌 가수를 출연시킨 명절특집방송이 있었지만 이번엔 좀 심한 것 같습니다.
유명 걸그룹인 티아라의 멤버 효민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2개 설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경악할만한 숫자죠. 보는 시청자도 괴롭지만 설을 앞두고 겹치기, 밤샘 녹화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녔을 아이돌 멤버들 역시 초주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연휴기간 동안 만난 가족, 친지들 역시 TV 앞에만 앉으면 “도대체 왜 아이돌 프로그램만 나오는 거냐”고 투덜거리며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볼만한 프로그램을 찾아 헤매더군요.
드라마와 특선영화, 다큐프로그램 울지마 톤즈 정도가 가족들이 함께 TV 앞에 앉게 만든 프로그램이었는데, 도대체 왜 시청자, 출연자 모두 힘든 아이돌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제작진의 편의 때문입니다.
드라마나 다른 다큐멘터리, 특집 방송 등은 일단 돈도 많이 들고 시간, 품도 만만찮습니다. 단막극 하나 제작하려면 편당 수천만원의 제작비가 있어야 하지만 아이돌 특집 프로그램은 섭외만 하면 복잡한 준비과정도 필요없고 높은 제작비도 들지 않습니다.
출연료나 제작비는 적은 반면 손쉽게 관심을 끌어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작진은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겠죠. 게다가 지난 5일간 쏟아져 나온 아이돌 프로그램 출연자 중 상당수는 그룹명과 이름조차 생소한 신인급입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섭외가 쉬웠을테고, TV 출연이 목표인 신인 아이돌은 카메라 앞에서 몸이 부서져라 뛰었을테고, 결국 시청자들은 뻔히 보이는 제작 관행을 화면을 통해 확인하고 곱씹으며 불편함을 느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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