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예쁘고 착하고 따뜻한, 정말이지 악역없는 드라마가
이렇게 짜릿짜릿하고 재미있을 수 있다니요.
주조연 할 것 없이 모든 출연자들이
살아 숨쉬는 듯한 생동감을 주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준 드라마였다는...
사실 중간에 김혜진이 예뻐지면서
그렇고 그런 드라마가 되나보다 했는데
오히려 예전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가는것이
드라마를 아주 모스트스럽게 해준것 같아요.
결말이야 뭐 말들이 많긴 한데
그래도 저정도면 나쁘지 않았던 것 같고요.
일주일에 한두번 기다리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뭐 그리 대단한 롤러코스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과한 욕심 아닌가 싶어요.
우리 부서 막내
허남설 기자가
최시원씨를 인터뷰하고 왔습니다.
김신혁.
가장 독특하고 재미있었던 캐릭터였죠.
사진 /MBC 홈페이지
11월13일자 경향신문
다음작품? 저 다음주 군대가요.
지난 11일 종영한 MBC <그녀는 예뻤다>는 자라면서 못생겨진 여자와, 반대로 외모가 점점 빛을 발하게 된 남자가 다시 만나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상당수 시청자들은 이 두 사람이 아닌 다른 관계에 한눈을 팔았다. 못생겨진 김혜진(황정음)을 못 알아본 지성준(박서준)과 달리 처음부터 김혜진에게 애정공세를 펼친 김신혁(최시원·사진) 때문이다. 김신혁은 때론 장난스럽게, 때론 진지하게 김혜진에게 접근하며 극의 다른 큰 축을 맡았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예뻤다>는 오랜만에 발랄한 로맨틱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반응을 얻었다. 이 드라마를 통해 김혜진을 연기한 황정음은 대세 여배우로 떠올랐고, 지성준을 맡은 박서준은 주연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럼 극중 삼각관계를 이룬 ‘슈퍼주니어’ 최시원은? 곧 군대에 간다. 종영 다음날인 12일 기자간담회를 연 최시원은 종영 소감으로 군 입대 이야기부터 꺼냈다.
“어제(11일) 종방연 중에 다들 어디로 여행갈지, 다음 작품을 무엇을 할지 얘기하며 화기애애한데 누군가 저한테도 이제 뭐할 거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일단 논산으로 갑니다’라고 얘기했어요(웃음). 전 준비가 돼 있어요. 근데 갑자기 ‘이등병의 편지’가 생각나네요(웃음).”
오랫동안 가수와 배우를 겸하며 일본·중국 등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만큼 군 입대에 대한 부담이 작지는 않을 터. 최시원은 “1분1초가 황금 같다는 걸 얼마 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문득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대를 일주일 남짓 남겨둔 지금도 ‘속세’는 그를 붙잡고 놔주지 않는 모양이다. 입대 전 하루를 가족과 보내는 것 외엔 다른 촬영 스케줄이 꽉 차 있다고 한다.
사실 최시원은 2004년부터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그의 연기가 이토록 큰 주목을 받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말투,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한국의 짐 캐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특히 쭉 내민 혀로 단무지를 받아먹는 장면에선 ‘잘생긴 아이돌’은 완전히 그 자취를 감췄다. 혹시 최시원의 진짜 모습이 이제야 빛을 발한 건 아닐까.
“제 이미지가 비호감이라는 걸 잘 알아요(웃음). 고정된 이미지가 어느 순간 양날의 검이 됐다고 느꼈죠. 제안받는 배역도 한정적이었어요. 그걸 넘어서야 했는데 갑자기 살인자가 될 순 없으니 ‘코믹’하게 풀고 싶었어요. 저희가 이특, 희철, 강인이가 있는 ‘슈주’ 아닙니까. ‘서당 개 10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는데, 그런 친구들과 있으니 저도 달라졌겠죠. 김신혁은 유쾌한 거 좋아하는 제 본모습과 비슷해요.”
딱 맞는 배역을 맡게 된 게 아쉽게도 하필 군 입대 직전. 하지만 최시원은 자신을 ‘와인’에 비유하며 “경험이 쌓이면서 숙성되다보면 사람들이 그 향을 좋아해주는 때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또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그는 ‘감사함’을 떠올렸다. 최시원은 “매년 감사했던 일을 적어왔는데 지난해엔 33가지였지만 올해는 벌써 68가지가 넘어가더라”며 “영화, 콘서트, 예능 출연 등 알차게 보낸 한 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군 생활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여긴다는 최시원은 제대 후 어떤 모습일까. 그때도 대중 앞에 설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 그는 ‘사랑을 받을수록 좋은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하는 게 대중문화인으로서의 도리’라고 봤다. “(사람들이) 저를 볼 때 기분이 좋았으면 해요. 참 각박한 세상인데 위안도 받고, 웃기도 하고…. 전 그분들의 감정을 연기하면서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속을 뚫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네요.”
전 개인적으로 2012년 <드라마의 제왕>이 끝나고 난 뒤
그를 인터뷰했습니다.
그 작품에서 허세 쩌는, 톱스타의이중성을 보여주는
코믹한 역할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망가졌었는데
이번에 망가진건
정말 상상 초월 수준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의 삶의 자세에서
하나 감동적인 부분을 발견했어요.
바로
감사라는 것.
정말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긴다는 것을
그는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참 신실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네요.
이건 제가 했던 인터뷰 기사입니다 .
2012년 12월 10일자 경향신문
ㆍ톱스타의 이중성 능청스러운 연기
ㆍ‘드라마의 제왕’ 배우 최시원
그룹 슈퍼주니어의 ‘비주얼’ 담당 최시원(25·사진)은 가수보다는 배우로 먼저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드라마 <열여덟 스물아홉>으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연기 경력 7년째. 그동안 여러 작품에 출연하면서 대중을 만나왔지만 그는 올 들어서야 배우로서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SBS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에서 백치미 넘치는 자아도취형 톱스타 ‘강현민’을 연기하고 있는 그는 내로라하는 연기 고수들 틈에서 능청스럽고 코믹한 연기를 선보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드라마 제작 현장의 이면을 까발리는 것이 이 드라마의 취지라면 그가 연기하는 강현민은 대중 앞에서 허세와 가식으로 무장하는 톱스타들의 이중성을 폭로한다.
- 최시원과 강현민 사이의 간극은 얼마나 되나요.
“누구나 사람이라면 그런 욕망과 속성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돈 좋아하고 자기 자신만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이기적인 면이 있게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모난 부분을 어떻게 깎아내고 컨트롤하느냐의 차이 아닐까요. 그런 면에서 강현민은 나쁜 사람이라기보다는 순진하고 순수해서 아직 그런 부분이 컨트롤되지 않는 상태인 거죠.”
- 극중 강현민을 통해 연예인들의 이미지 마케팅 비밀이 공개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이잖아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이미지로 사는 직업이다보니 누구에게나 이중적인 면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럴 테고 강현민 역시 그 갭이 크죠. 그 사이를 오가는 게 강현민을 표현하는 핵심이고요.”
- 망가지는 모습이 많아 아이돌가수로서 부담도 됐을 텐데요.
“이중성, 양극단의 끝을 달리다보니 표현이 어려운 것이지 다른 부담은 없어요. 사실 누구나 연예인이 망가지고 깨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잖아요. 저 역시 어린 시절부터 장동건, 정우성, 차승원 같은 배우들을 동경하면서 저런 스타들이 망가지는 모습은 어떨까 하고 많이 상상해 봤거든요. 사람 마음은 다 똑같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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