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얼마전 <복면가왕> 무대에 멋지게, 깜짝 등장했죠.

3년전 <위대한 탄생>의 준우승자 배수정씨 말입니다.

28일 그를 만났습니다.

밝고 쿨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그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간간이 우리말 표현을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별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한글로 가사를 쓰는 것이 어렵지만

그는 열심히 노력하며 연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에 그는 자신이 한글로 쓴 가사에 곡을 붙인 노래로

데뷔했습니다.

런던정경대 출신, 회계사... 스펙좋은 엄친딸 이미지에 갇혀있는 그이지만

더이상 이런 조건들이 그를 설명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막 걸음을 뗀 싱어송라이터,

자신의 세계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싱어송라이터 배수정의 성장을 기대하겠습니다.

 

 

 

*복면가왕 무대 어땠어요.
 =처음 이야기 들었을 때 노래로만 이야기할 수 있는 컨셉트가 독특하고 좋았어요. 보통 가수가 TV에서 노래할 때 외모가 더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컨셉트 프로그램이 있는게 신기했죠. 음악으로 나를 더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엄청 떨리더라고요. 결국 긴장해서 결국 가사를 잊어버리는 실수까지 했지만. 그래도 3년만의 첫 무대라 좋았어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싶을만큼 실감도 안났고요.
 
*그러게 3년만이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2012년 <위대한 탄생>에 출연했을 때가 회계사 경력을 쌓고 있을 때였어요. 회사에 들어가 3년을 채워야 자격증이 나오는데 오디션 나왔을 때가 2년2개월 정도  지난 상태였어요.  준우승 했을 당시에는 바로 앨범을 내볼까는 생각도 했죠. 오디션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고 그 여세를 몰아서 앨범을 낸다는게 마케팅 측면에서는 유리하다고 하는데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다시 가다듬고 생각해보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여기까지 왔나 하는 생각도 들고 기왕 무대에서 노래를 한다면 내가 쓴 나의 곡을 부르고 더 깊은 고민을 통해 나온 내 음악적인 부분을 가지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어요.
 당장 나온다면 유명세는 이어갈 수 있겠지만 오디션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았어요. 얼마전에 오디션 출신인 다른 가수들 몇몇 분을 만났는데 상당히 시간이 지난 지금도 오디션 프로그램 당시의 모습으로만 자신을 바라보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어쨌든 음악적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왕 시간이 걸릴 거라면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서 남은 10개월의 회계사 과정을 마저 끝내면서 고민도 해보기로 한거죠. 일단 제가 음악을 많이 모르더라고요. 기초적인 이론도 약하고. 그래서 음악에 대해 공부를 해보자는 생각에 음악 학원에 등록해서 주말마다 다니며 작곡을 공부했어요.

*작곡은 그때 처음 한건가요.
 처음 배우기 시작했죠. 원래 어릴때부터 노래하는 것은 좋아했는데 작곡을 해본다거나 한 적은 없었거든요. 작곡을 글로 배운거예요. 열심히 공부하면서. 시험공부하는 것처럼요.

*그럼 한국에 다시 돌아온 것은
 =2013년 4월이었어요. 한달전인 3월에 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한달만에 돌아왔어요. 그동안 작업했던 몇 곡으로 데모를 만들어서 가요 기획사들과 접촉했지요. 연예인 혹은 스타를 목표로 하는 회사들은 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음악적 부분과 맞는 회사를 찾기는 쉽지 않았어요. 게다가 아직 곡쓰는 것이 많이 익숙하지도 않은 상태였고 배워야 할 것도 많았어요. 연예인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바닥부터 차근히 음악적인 부분을 배우고 싶었어요. 그렇게 찾아헤매다가 다행히 그해 말쯤 지금의 작곡팀(아이코닉사운즈)을 만날 수 있었고요. 사실 조급한 마음에 갈등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 스스로 훈련하는 시간을 갖자고 마음먹었어요.

*작곡공부와 훈련은 어떻게 했나요.
 =팀에 들어가서 함께 하면서 많이 배우게 됐어요. 여러명이 공동으로 하다보니 기본적인 것부터 많이 배울 수 있었거든요. 처음엔 멜로디를 한줄 쓰는 정도에서 점점 멜로디를 늘여가고 가사 쓰는 법도 익혀갔어요. 댄스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써보게 됐고.

*그런데 그렇게 썼던 곡들 중 다른 가수들의 앨범에 들어간 곡들이 있던데요.
 =운이 좋았어요. 씨스타, 미쓰에이 등의 앨범에 팀과 함께 만들었던 곡이 들어갔다. 앨범 속지에 ‘소피아 배’라는 이름이 작곡가로서의 내 활동명이에요.

*이번 곡 ‘사랑할거예요’는 어떻게 나온건가요.
 =사실 이 곡은 초기에 썼던 곡이에요. 데뷔곡부터 내가 만든 곡을 발표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만들다보니  R&B나 솔 감성이 깊이 배어 있는 음악에 내가 더 많이 끌리더라고요.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이건 발라드 느낌이 강한 곡이에요. 딱 이 느낌이다 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걸음마 배우듯 송라이팅을 하며 애정을 갖고 만들었던 곡이라 오랜만에 인사 드리기에 적합하겠다 싶었어요. ‘저 싱어송라이터로 이렇게 시작해요’ 하고 인사하는 기분으로 말이죠.

*영국에서 나고 자랐는데 한국 가요를 어릴 때 많이 접했나요?
 =어려서부터 주말에는 한글학교를 다녔어요. 거기서 한국 노래를 접하게 됐고 가요 테이프를 열심히 들으면서 한국말을 많이 배웠죠. HOT, 브라운아이즈  정말 열심히 들었어요. 한글 학교에서 6학년때인가 뮤지컬을 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영턱스 클럽, 디제이 디오씨 노래를 들었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영국의 팝과는 정말 다르고 새로웠죠. 그래서 관심을 많이 갖게 됐어요. 아버지가 한국에 출장 가실 때마다 씨디를 사달라고 부탁했고요.  그렇게 들으면서 막연히 노래가 좋았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영국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었을텐데요.
 =엑스팩터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접수했어요. 동영상을 찍어 접수했는데 연락이 안오더라고요. 아마 거기서 합격했더라면 한국에 안 왔을 수도 있죠. 어쨌든 <위대한 탄생> 대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됐고 그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TV에서 오랜만에 나왔다고 했는데 사실 아리랑 TV에도 몇달째 출연하고 있잖아요. <뉴스텔러스> 진행하는 모습 봤어요. 
 =올 4월부터 아리랑TV에서 진행하고 있다. 외신기자들과 함께 하는 글로벌 토크쇼인데 영어채널이라 그런지 일반적인 분들은 거의 보시지 않아요. 또 교통방송 영어채널에서 DJ도 1년 넘게 해오다 이달 초 그만뒀어요.

*앞으로 가수 활동을 본격화할텐데 어떤 계획들을 세우고 있나요.
=우선 싱어송라이터로 싱글을 더 내 볼 생각이에요. 그렇게 계속 하면서 미니앨범, 정규앨범도 낼 수 있으면 좋겠죠. 궁극적으로는 내 노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고 콘서트장에서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얼마전 에릭 남 콘서트에 갔는데 멋있더라고요. 나도 열심히 연습해서 더 많은 무대에서 대중들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어요.

*이번 가수 데뷔에 대해 많은 선배 가수들의 축하메시지가 있었어요.
 =감사하게 생각해요. 특히 이선희 선생님은 한국 처음 왔을 때, 그리고 이번에 신곡을 발표할 때 인사드렸는데 정말 많이 기뻐하며 축하해주셨어요.

*부모님은 가수하겠다는걸 반대하셨을텐데지금은 어떠신가요.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세요. 이번 곡 들려 드렸더니 나랑 잘 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시더라고요.

*그래도 막상 가수 생활이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를거에요.
 =저도 큰 기대나 조급함을 갖지는 않아요. 질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에드 시런에게서 음악적 영감을 많이 받는데요, 그가 이런 말을 했어요. 자기더러 랩하는 빨강머리 남자애가 도대체 뭘 하겠냐면서 기획사들이 어이없어 했다고요. 그런데 그는 누가 뭐라고 해도 상관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흔들림 없이 꾸준히 했대요. 그런 과정들이 결국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고요.
 저도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흔들림 없이 계속하고 싶어요. 그런면에서 서른이 되어 데뷔하는 거지만 오히려 잘 된 것 같아요. 그동안의 과정과 여러 경험들이 없었더라면 많이 흔들렸을 것 같거든요.
 얼마전에 제 기사가 난 걸 봤는데 거기 댓글 중 이런게 있었어요. 대체로 좋은 말을 남겨주셨지만 어떤 분이 ‘얼굴이 진짜 아니다’라고 써놓은 거예요. 그거 보고 웃었어요.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싶고 쿨하게 받아들여지더라고요. 제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