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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국어 가르친 외국어 달인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56)의 삶은 외국어 탐구와 궤를 같이한다. 고교 시절 배웠던 일본어를 시작으로 그는 한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불어를 섭렵했다. 라틴어와 몽골어, 북미대륙 선주민 언어인 루슈트시드까지 공부한 데 이어 지금은 에스페란토어를 배우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를 읽으며 한자를 깨우쳤고, 시조를 통해 중세 한국어도 익혔다. 일본어와 한국어는 영어만큼이나 편하게 읽고 쓰고 말한다. 일본 대학에 머무르면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해 가르치는, 즉 미국인이 일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특이한 이력도 쌓았다. 2008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임용됐던 그는 한국 대학에서 최초로 ‘국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교수라는 기록을 세우며 주목 받았다. 언론매체에 활발하게 칼럼을 기고했고, 서.. 2018. 5. 22.
부처님 오신 날이 나라마다 다른 이유 5월 22일은 불교 최대 명절인 ‘부처님 오신 날’이다. 음력으로 4월 8일인 이 날을 사월초파일이라고도 부른다. 기독교의 성탄절과 달리 부처님 오신 날은 나라마다 다르다. 중국과 일본, 한국, 대만 등 북방불교(대승불교)권에서는 4월 8일이다. 이 중에서도 중국과 한국은 음력 4월 8일, 일본은 양력 4월 8일을 기념한다. 일본의 부처님 오신 날이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한 달가량 빠른 셈이다.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라오스 등 남방불교권에서는 베삭 데이(Vesak Day)라는 이름으로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는데, 이 날은 음력 4월 15일이다. 올해는 5월 29일이 베삭 데이가 된다. 불교가 국교인 남방불교권에서 베삭 데이는 국가 차원의 축제로 치러진다. 1956년 네팔에서 열린 WFB(세계 불교.. 2018. 5. 22.
대형서점 흥망사 지난 3월 영풍문고가 서울문고(반디앤루니스)를 인수하면서 국내 대형서점 시장은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양강체제로 재편됐다. 서점업계 후발주자로 강남에서 성공을 거둔 서울문고가 2000년대 중반 ‘서점 1번가’로 불리던 종로에 진출하면서 대형서점 시장은 3파전을 형성해 왔다. 하지만 서울문고는 2016년 종로점을 폐점한 데 이어 2년 만에 영풍문고에 흡수·합병됐다. 영풍문고는 ‘반디앤루니스’라는 브랜드명, 그리고 매장도 기존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셈이다. 이번 인수를 두고 출판가의 시선은 조금 복잡하다. 긍정적인 부분은 동종업계가 인수하면서 서점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서점들의 경영난은 부도로 이어졌고 그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패.. 2018. 5. 22.
인셀, 일그러진 분노, 그리고 절망에서 오는 에너지 캐나다 차량돌진 용의자는 인셀이었다 얼마전 국제 뉴스에서 인셀이라는 단어를 접했다. 차량을 몰고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살해했던 사건의 용의자가 '인셀'이라는 것. 인셀은 비자발적 독신주의자(involuntary celibate)’의 약자로, 여성과 성적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남성들을 일컫는다고 기사에 설명이 돼 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생각났던 것이 미셀 우엘벡의 소설 이었다. 이 책의 중간 부분엔 소위 '인셀'이 어떻게 범죄에 이르게 되는지(책에서 범죄를 저지르는데까지는 가지 않는다) 여러 요인의 추동과정과 그 심리상태의 변화가 묘사돼 있다.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동료 라파엘 티스랑은 말하자면 '모태 인셀'이다. 스물 여덟살의, 성경험은 커녕 여자친구를 한번도 사귀어보지 못했다. 책.. 2018. 5. 1.
쩜오디 덕후를 아시나요? 유튜브 채널 ‘코튼 팩토리’는 마블 팬들 사이에 유명하다. 내한한 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선물을 전달하고 사인을 받는 등 온갖 ‘덕질’(열성적인 팬의 활동)을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하기 때문이다. 채널이 개설된 지 이제 석 달 정도 됐을 뿐인데 그의 ‘덕질’을 보려는 구독자가 4000명이 넘는다. ‘덕후’ 정소민씨(25)는 블로거이자 유튜버, 영화 마케팅 서포터즈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2015년 을 계기로 영화 블로그 운영을 시작한 그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6년 마블이 실시한 팬아트 공모전에 당선되면서다. 당시 ‘닥터 스트레인지’의 캐릭터를 본뜬 인형을 만들었던 그는 홍콩에서 열린 영화 프로모션 행사에 초대돼 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직접 인형(사진 오른쪽)을 전달했다. 인형 만들기에 재미.. 2018. 4. 30.
마블 10년 상상 이상의 막강 팬덤 대학생 유지영씨(21)는 얼마 전 PC방에서 날을 꼬박 새웠다. 영화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서였다. 4월 25일 개봉한 이 영화 티켓 예매가 시작된 날은 개봉 12일 전인 13일. 하지만 몇 시에 예매가 시작되는지는 공지되지 않았다. 극장 측이 특정 시간대에 지나치게 많은 인파가 몰려 서버가 다운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유씨는 전날인 12일 밤 11시부터 PC방에서 기다렸다. 예매 페이지를 띄워놓고 예매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새로 고침’을 수시로 눌러댔다. 졸린 눈을 비비며 기다리던 중 오전 6시가 되어서야 예매 창이 열렸다. 그는 이 영화 관람에 최적의 시설을 갖췄다는 서울 용산 CGV 아이맥스관의 첫 시간 티켓을 가까스로 살 수 있었다. 12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홀랜.. 2018.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