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서 가장 기억나는 곳은 달마산 도솔암입니다.
시원하고 아찔하게 뻗은 바위산을 눈앞에서 보며, 저 멀리 바다와 그곳에 두둥실 떠 있는 섬들을 모두 품은 채로 하늘에 닿을 듯 펼쳐진 길을 따라가며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죠. 해남, 이 먼 곳에 이렇게 멋진 광경이 숨겨져 있었다는게 놀라울 따름이었죠.
도솔암은 이날 오전에 들렀던 해남의 작은 교회에서 이 동네 어르신들이 말씀해주신 장소입니다.
원래는 두륜산 케이블카가 워낙 유명해서 이곳을 가볼 계획이라고 했더니 그 어르신 말씀이 도솔암이 진짜 볼만하다고 하시는 겁니다.
위치도 교회에서 가까웠던 편이라 코스를 급 수정했지요.
교회를 나와서 조금 가다가 나온 이정표에 미황사가 있길래 그곳을 먼저 들렀습니다.
달마산 미황사도 템플스테이로 유명한 절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이곳을 기점으로 많은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때문인지 이 절 앞 주차장에는 관광버스들도 많이 세워져 중무장한 등산객들을 엄청나게 풀어놓더라구요.
미황사... 단정하고 깔끔한 느낌이 강하게 풍기던 사찰입니다. 그 뒤편으로 저 멀리 병풍처럼 둘러 펼쳐진 바위로 된 봉우리들이 보이시는지.... 정말 멋지죠.
미황사에서 도솔암까지는 등산로도 있습니다. 6킬로미터 정도 산길을 따라가면 된다는데 그럴 여유는 안되서 차로 올라가 조금 걷는 코스를 택하기로 했지요.
미황사에서 빠져나오면서 도솔암을 네비에 찍었으나 제대로 검색이 되지 않았습니다. 두어번 엉뚱한 길로도 안내해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니 저희랑 비슷한 경험을 하셨던 분의 이야기가 인터넷에 뙇.
그분들이 알려주신 건 네비 주소를 마봉리 산 95-5로 찍고 간뒤 목적지에 도착해 계속 올라가라는.
그렇게 찍고 갔더니 어느 도로 중간쯤에선가 다 왔다고 안내 종료가 되더라구요. 그런데 거기에 개의치 않고 오던 길로 계속 가면 그게 도솔암가는 산책로 입구까지 연결됩니다. 도로를 좀더 가다보면 어느새 차 한대 정도가 지나갈 수 있는 길로 이어집니다. 산을 따라 꼬불꼬불 난 길인데 위험하거나 가파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맞은편에서 차가 내려온다면 살짝 난감할 수 있는.... 길에 드문드문 살짝 옆으로 비켜서서 두대가 겨우 스쳐갈 정도의 공간이 나오기는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갑니다. 올라가면서 내려다보는 산과 들과 멀리 보이는 바다의 광경도 참 멋있습니다. 물론 풍경에 취하면 곤란하죠. 운전 잘하시고 옆에 탄 분들은 충분히 즐기시고..
그렇게 올라가면 통신사 중계탑 같은 것이 나옵니다. 거기가 도솔암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그 위쪽으로 무슨 부대도 있는 것 같은데 이 곳에 차를 세우고 도솔암까지 걸어가는 산책로로 들어서면 됩니다.
올라가면서 바라본 산 아래쪽과 들과 바다의 모습입니다.
주차장에 다 왔습니다. 요기 요렇게 차를 세우고 도솔암으로 걸어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 공간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정식 주차장도 아니고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 정도입니다. 제가 보기에 8~10대 정도가 세워지면 풀로 찰듯...
도솔암까지 800미터라고 써 있습니다. 차를 세워놓고 바로 요기서 출발하는 겁니다.
요래 요래 산길을 걸어서.... 경사가 심하거나 가파른 굴곡은 없습니다. 유모차까지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데려와서 함께 걸어도 좋을만한 길입니다. 물론 조심조심요.....
걷다보면 저리 솟아오른 바위 봉우리들이 구름처럼 둥실둥실 떠있습니다. 마치 바위 구름위를 걷는 기분이랄까...
걷는 것만으로도, 마치 항공사진을 찍은 듯한 이런 광경을 계속 만날 수 있다는 것 정말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저 멀리 들판과 바다와 섬도 보이죠
중간에 나오는 등산 안내문. 이곳 해남과 강진에도 제주 올레길 비슷한 천년숲 옛길, 삼남길 등 테마와 스토리가 있는 도보여행 코스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도솔암까지 가는 길은 천년숲 옛길의 한 코스입니다.
저기 보이시나요. 뾰족한 바위 틈 조그마한 암자. 저 암자 자체는 큰 볼거리는 아닙니다만 이 바위 산에 저런게 지어졌다는 것도 대단합니다. 그리고 이 암자로 가는 길, 그게 바로 굉장한 볼거리이자 충만한 감동을 줍니다. 사진에 제대로 담지는 못했지만 중국 장가계 부럽지 않은 광경입니다. 바다에 보이는 섬은 왼쪽편이 완도 오른쪽편이 진도라는데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더라는...ㅠㅠ
한분이 들어가 불공을 드리고 있습니다.
도솔암에서 내려다보면 아래 건너편에 삼성각이라는 또 다른 암자입니다.
도솔암은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하니 천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왔습니다. 요 암자는 정유재란때인가 불탔던 것을 30여년전에 복원한 것이라 하네요. 그나저나 달마산... 달마산이란 이 이름은 불교스럽습니다. 제가 불교를 잘 모르지만 이름만으로도 굉장한 불교적 기운과 의미가 강한, 선택받은 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는 길이 살짝 험하고 인프라 등이 불편하긴 한데, 아마 그래서 다른 해남의 관광지에 비해 덜 알려졌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대로가 딱 좋습니다. 뭔가를 더 개발한다고 가는 길이 넓어지고 편리해지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면 왠지 지금의 이 모습이 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으로 향한 곳은 1박2일에도 나왔던, 랜드마크가 된 두륜산 케이블카입니다.
이곳은 찾아가기도 쉽고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서 산책하고 전망대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코스지요.
케이블카 요금표이구요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면서 내려다본 광경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내리면 이렇게 데크로 된 산책로가 전망대까지 이어집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저 멀리 역시 바다와 섬들과 들이 보입니다. 중간에 보이는 호수 위쪽 들판의 모습이 한반도 지도같이 보이시죠
그리고 땅끝...
땅끝 마을의 선착장... 정말, 레알 땅끝입니다. 이거 넘어가면 바로 바다....
보길도 가는 배 선착장. 카페리로 들어가는 길이죠.. 역시 땅끝마을의 땅끝임다..
사구미 해변 근처의 이름모를 곳에서 바다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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