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스타를 좋아하는 팬들의 마음을 이용한 대중문화계의 얄팍한 상술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명 ‘팬심’을 이용한 관련업계의 마케팅 전략이 야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팬심마케팅’이 장기적으로 관련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구설수에 오른 것은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다. 가요기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아이돌그룹 엑소의 백현과 미쓰에이의 수지가 듀엣으로 부른 ‘드림’을 발표했다. 현재 음원차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 곡이 수록된 CD의 값은 1만2000원. CD에는 원곡과 클럽라이브버전 등 2개의 트랙이 수록돼 있다. 요즘 CD에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화보나 포토카드, 포스터도 없다. CD에 수록된 북클릿은 따로 촬영한 화보가 아니라 이미 공개된 ‘드림’ 뮤직비디오 이미지를 캡처한 것이다.
가요 시장이 음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CD는 음악을 재생하는 수단이 아닌, 캐릭터 상품이 된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싱글 앨범의 경우 1~2곡이 수록돼 있더라도 방송이나 공연 무대에서 볼 수 없는 별도의 화보상품이 포함된다. 팬들은 화보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기꺼이 앨범값을 치른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나 팬페이지 등에는 “팬심을 악용한 상술”이라는 비판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요계에서도 허술한 구성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값을 책정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미스틱측은 “실제 판매가격은 다른 싱글 앨범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음달 24일 개봉되는 영화 <순정>도 무리한 마케팅으로 도마에 올랐다. 엑소 멤버 디오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이달 28일부터 화보집을 판매한다. 영화속 스틸컷과 디오를 포함한 5명의 주요인물들을 대상으로 한 촬영장 비하인드 컷이 담긴다. 값은 3만5000원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는 개봉전 시사회나 제작발표회, 쇼케이스 등을 통해 홍보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봉을 한달 가량 앞두고 영화 화보집을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영화홍보사의 한 관계자는 “영화가 흥행하면 주요 캐릭터를 재활용한 부가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겠지만 개봉 전에 고가의 화보집을 홍보용으로 발매한다는 것은 잘 납득되지 않는다”면서 “특정한 팬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영화 <순정> 홍보사 관계자는 “영화 스틸컷을 묶어 화보집으로 내는 사례는 다른 영화도 많다”면서 “이번 영화가 주로 10~20대 관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개봉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지만 겨울방학 기간을 활용해 홍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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