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올라가는 길
그냥 가긴 맹숭맹숭한 것 같아 통영대전간 고속도로 주변을 찾았습니다.
대충 어디쯤에서 점심을 먹을까 하다가
무주나 금산 정도가 적합하겠다고 결정을 했지요.
그리고는 충청남도, 전라북도 지역신문과 지역에서 발간한 소식지 등을 인터넷으로 찾아봤습니다.
예전에 어느 맛집찾기 고수 분이
블로그 믿지 말고
지역 신문이나 지역 소식지를 찾아보는게 좋다고 하신 기억이 나서 입니다.
고속도로와의 거리, 음식의 종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충청남도 금산군의 솔내음이라는 식당으로 낙찰.
모험하는 심정으로 찾아갔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15분~20분 정도 떨어진 거리.
거의 와가나 싶은데 한적한 산길로 들어가더니
뙇 하고 나타난 곳입니다.
길은 넓지 않지만
주변이 소박하게 가꿔져 있고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곳에 이런 공간이 나타나네요.
식당의 이름은 솔내음.
실제로도 주변에 소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이날 비가 추적거려서 풍광이 깨끗하게 나오지는 않았는데
뿌연 물안개와 고즈넉한 산 분위기가 어우러지면서
상당히 편안하고 푸근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뭔가 힐링이 시작되고 있다고 할만한....
한쪽에는 가마솥과 장작이 놓여져 있습니다.
이 가마솥에서 산약초로 육수를 끓여 냅니다.
내부는 깔끔하고 널찍합니다.
메뉴판 보시죠.
저희는 사장님의 권유로 산약초 샤브샤브를 시켰습니다.
일단 반찬이 깔리기 시작하는데 맛깔나고 정갈한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오른쪽 편 아래 보이는 것은 명이와 가시오가피순, 산부추 등으로 장아찌를 담은 것입니다. 다래순, 부지깽이 나물, 가죽나물, 다래눈,
엄나무순, 곰취, 산돌미나리 등등 이름을 다 기억하기도 힘든 반찬들이....
산약초가 푸짐하게 나옵니다.
이름 모를, 처음보는 버섯이며 풀이며...
요 옆에 육수가 나온 것은 미처 찍지 못했는데
이곳 육수는 끓기 시작하면 내용물을 넣는 대신
한국자씩 떠서 맛을 봅니다.
한약재로 끓인듯
마치 십전대보탕 같은 한약 느낌 사이로 감칠맛이 언뜻 도는 것이
상당히 특이한 육수였습니다.
사장님은 8가지 약초로 끓인 샤브샤브 육수라고 하네요.
요 나물들은 저기 아래에서 부터
당귀, 부지깽이 나물, 월담초, 어수리나물, 파드득 나물, 미나리,
삼채, 취나물, 삼백초 등입니다. 삼채는 매운맛 쓴맛, 단맛이 나서 삼채라 하는데
미얀마가 원산지인 미얀마 부추라고도 불린답니다.
월담초는 남자에게, 삼백초는 부인병에 좋다는 설명도...
어수리나물은 수랏상에 올랐던 나물이라고 하네요.
저는 무엇보다 버섯이 상당히 특이했는데요.
맨 위에 보이는 버섯이 만가닥 버섯, 그 아래는 황금송이 버섯, 고 아래는 백만송이 버섯, 맨 아래는 느타리 버섯입니다.
요것이 황금송이버섯이랍니다.
백만송이 버섯도 넘넘 이뿌네요
ㅣ
이건 사장님이 서비스로 주신 가죽전.
가죽나물로 지졌습니다.
가죽나물이라는걸 처음 봤고
맛도 처음 본 것이넫
뒷맛이 살짝 달착한 것이 특이하고 좋은 맛이었습니다.
가죽비빔밥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금산이 인삼으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땅 자체에서 나는 모든 작물들이
뭔가 예사롭지 않은 힐링의 기운을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먹고 나서도 상쾌하고 깔끔하게 뱃속이 정화되는 기분이랄까 뭐랄까...
홀 외부에는 이렇게 데크로 꾸며놓았습니다.
이 사장님은 이 지역을 둘러싼 인근 13만평 규모의 농장에서 직접 산약초를 재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식당을 시작으로 지자체와 함께 산약초 관련 테마파크로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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