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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스코프

컬렉터의 세계가 궁금하다

by 신사임당 2017. 10. 16.

 

경향신문 9월 19일자 기사다.

'미알못'이면서 미술을 맡게 된 상태.... 하나하나 공부해보자는 심정으로 컬렉터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해 봤다.  

컬렉터. 좋은 거다. 미술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충만해야 하지만

결론은, 기본은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

나도 저렇게 돈 갖고 세상에 좋은 일 해보고 싶다.....   ㅋㅋㅋ

 


오는 20일부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막을 올린다. 올해로 16회째. 세계 최고 수준인 바젤아트페어와는 비교할 수는 없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품 장터다. 이같은 아트페어가 관심을 끄는 것은 세계적인 컬렉터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컬렉터는 사전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미술계를 움직이는 ‘큰 손’이자 천문학적 자금을 갖고 예술품에 투자하는 ‘슈퍼 리치’. 시장에서 컬렉터는 어떤 존재들일까? 뛰어난 심미안으로 예술작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미술사를 만들어가는 문화시장의 근간? 아니면 동물적 감각을 지닌 투기꾼? 게다가 미술품은 동서고금을 통해 돈세탁의 고전적 창구로도 인식돼 오지 않았나. 이들을 향하는 세간의 시선에는 선망과 호기심, 질시가 뒤섞여 있기 마련이다.
엄청난 돈이 오가는 시장인만큼 플리퍼(flipper)로 불리는 단타 매매자들이 극성을 부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세계 미술시장에서 파워 컬렉터로 지칭되는 상당수는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가진 투자자로, 즉 르네상스 시대의 메디치가문과 같은 ‘패트런’(patron)으로 인정받는다. 미술계에서 이야기하는 근거는 작품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이유로 되파는 경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출처 =위키피디아

 


 한국화랑협회 정희철 팀장은 “컬렉터는 미술품을 수집·보존하고 트렌드를 만드는 미술시장의 중심 축”이라며 “미술관을 만들어 대중적으로 향유하거나 당대 문화의 흐름과 틀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대의 작가들을 발굴해 성장시키는 것도 컬렉터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현대 영국 미술의 주축이 된 ‘yBa(young British artists)’도 찰스 사치라는 컬렉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찰스 사치는 데이미언 허스트, 새라 루카스, 마크 퀸 등 세계적인 스타 작가들을 일찌감치 발굴한 바 있다. 피카소나 달리, 마티스 등도 컬렉터를 통해 시장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다. 오늘날의 구겐하임 미술관, 간송미술관이 존재하는 것도 솔로몬 구겐하임, 전형필 등 걸출한 컬렉터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아트넷, 아트뉴스, 아트앤옥션 등 글로벌 미술 매거진들은 매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파워 컬렉터를 선정한다. 이는 단순한 투자금액이 아니라 미술시장에 대한 영향력과 트렌드 선도 능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물이다. 러시아 자원재벌이자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 부부, 프랑수아 피노 PPR 회장, 헤지펀드 투자자 스티브 코헨,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 로더 오너 로널드 로더, 중국의 억만장자 류이첸·왕웨이 부부 등은 이같은 명단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이름이다. 아라리오의 김창일 회장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세계 100대 컬렉터에 선정되기도 했다.
 카타르 왕실 인사들도 자주 거명된다. 특히 카타르의 주요 미술관을 이끌고 있는 알 마아샤 공주는 포브스,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들이 손꼽는 미술시장 최고의 ‘큰 손’이다. 카타르 정부는 2008년 카타르 국가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석유산업에서 벗어나 세계 문화예술 중심지가 되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뒤 세계 미술품을 빨아들이다시피 하고 있다.

 아트페어에 어떤 컬렉터들이 모이는지는 그 행사 자체의 성패를 좌우할 뿐 아니라 작가들에게도 중요한 기회가 된다. KIAF를 주관하는 화랑협회는 이번 행사기간 동안 80여명의 파워 컬렉터를 초청했다. 벨기에 모리스 버비트 아트센터 설립자인 모리스 버비트와 보고시안재단 회장 장 보고시안, 싱가포르의 거물 컬렉터 리토&킴 카마초 부부 등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이는 DSL 컬렉션을 설립한 프랑스 출신 실바인 레비다. 5000여점의 현대미술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2005년부터 중국 미술품을 본격적으로 유럽시장에 알렸다. 그 때문에 중국 미술계에서 초특급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 뉴월드 그룹의 아드리안 쳉은 지난해 아트뉴스가 선정한 100대 컬렉터 중 17위에 선정된 인물. K11 아트파운데이션을 설립해 중국을 비롯, 세계의 젊은 작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후원 영역은 순수 미술 뿐 아니라 디자인, 공예, 건축 등 예술 전방위에 걸쳐 있다. 정신과 의사이자 세계적인 컬렉터로 소문난 류타로 다카하시도 관심을 끄는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