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엔 날벼락일 수 있는 일이겠습니다. 사상 초유의, 재벌 총수 형제가 함께 구속되는 일이라니...
최태원 회장은 수백억원의 회사 돈을 빼 돌렸다는 혐의로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과 함께 수감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지요. 최 회장은 최근 10년 사이 두번이나 구속수감되는 불운을 겪고 있습니다. SK그룹 역시 선장을 잃은 황망함에 경영 공백을 어떻게 극복할지 부심하고 있습니다.
10년전 SK그룹 출입 당시 글로벌 사태 당시 최회장이 구속되는 모습을 봤었고 또 소버린 사태로 경영권 위협을 받다가 가까스로 지켜냈던 일도 생각나네요. 이후 SK그룹은 지배구조 개선과 사회공헌 활동 강화에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따로 또 같이, 행복 등 몇몇 화두를 던지며 재계에서 나름 애쓰는 모습이, 또 적극적으로 앞장서던 최 회장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그 이후 일이 이지경으로까지 벌어진 모습을 보니 많이 안타깝습니다. 두번째 구속이라는 시련을 맞게 된 최 회장, 그리고 SK에겐 악몽이 재현된 셈입니다.
취임 전후부터 그의 삶에 첫번째 고비가 됐던 글로벌 및 소버린 사태까지의 상황들을 기사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경향신문 1997년 12월 17일
선경그룹이 IMF시대에 따른 급격한 경영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2세 경영체제를 굳히고 있다.
선경그룹은 16일 최종현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37) SK(주) 상무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SK와 선경증권 등 주력계열사 사장단인사를 단행했다.
최회장은 SK(주) 대표이사직을 내놓았다. 그러나 (주)선경과 선경인더스트리의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며 전경련 회장직도 임기(99년2월)까지 수행한다.
이에따라 선경그룹은 그룹 지주회사격인 SK(주)를 최부사장이 맡음으로써 사실상 2세 경영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SK(주) 대표이사 사장에는 남창우 부사장이 승진 임명됐으며 최회장과 함께 SK(주)의 대표이사직을 맡아 온 김항덕 부회장과 조규향 사장은 상임고문으로 물러났다.
선경은 이와함께 선경증권 홍주관 상무를 선경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3단계 승진시키고 조민호 선경인더스트리 사장에게 선경증권 부회장을 겸직토록 했다. 선경증권 박도근 사장은 그룹을 떠났다.
그룹 관계자는 『손길승 부회장 등 원로급 경영진이 새로 등장한 젊은 경영진과 조화를 이뤄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5월 최태원 회장이 대학생들에게 IT산업의 미래에 대해 강연하던 모습
문화일보 1998년 8월26일자
SK그룹의 실질적인 창업주인 崔鍾賢(최종현) 회장이 26일 별세함에 따라 SK그룹의 앞날과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재계는 그러나 지난해 崔회장이 폐암수술을 받으면서 건강에 ‘이상’이 생긴 이후 이미 그룹일의 대부분을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고 경영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나 있었던 데다가 2세들의 경영수업도 착실히 준비해왔다는 점에서 커다란 혼란은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SK그룹의 차기 후계구도와 관련, 가장 강력히 떠오르는 인물은 崔회장의 장남인 崔泰源(최태원) SK(주)대표이사부사장.
SK그룹은 그동안 한국통신 소유 SK텔레콤 주식과 SK 계열사가 갖고있는 주식 등을 모아 SK(주)가 최대주주인 지주회사를 만든 뒤, 지주회사 아래 SK텔레콤을 포함한 종합정보통신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이렇게 될 경우 SK텔레콤의 최대주주인 崔부사장은 자연스럽게 지주회사의 경영권을 차지해 SK그룹 전체의 실질적인 총수 구실을 하게되는 것이다.
투병중인 崔회장을 대신해 SK그룹 대표로 각종 공식행사에 참석해왔던 孫吉丞(손길승) SK텔레콤부회장 역시 그동안 재계인사들과의 회동에 崔부사장을 자주 대동하면서 2세 경영체제 구축을 측면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지난 53년 崔회장의 형인 崔鍾建(최종건·73년 사망)씨가 세워 섬유업종을 키워왔고, 73년 그룹경영에 나선 崔회장이 에너지·석유화학·정보통신분야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이에따라 SK그룹에는 崔회장의 아들과 조카들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崔회장의 2남 再源(재원)씨가 SKC전무로 재직중이며 崔鍾建 전 회장의 장남 胤源(윤원)씨가 SK케미칼부회장, 2남 信源(신원)씨가 SK유통부회장, 3남 昌元(창원)씨가 SK케미칼·SK상사 상무를 각각 맡고있다.
崔회장 집안은 우애가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崔회장은 경영권을 이어받은 뒤 스스로를 형님이 남긴 3남4녀와 자신의 2남1녀를 합한 ‘5남5녀의 가장’으로 표현했다.
또 한 신문칼럼에선 “아버지를 잃은 조카들에게 형님이 살아계실때 이상으로 더 잘해야한다는 것이 형님의 유훈이라고 믿고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따라 崔회장은 생전에 崔회장 본인이 직접 일군 사업은 큰 아들 泰源씨를 중심으로 한 아들들에게, 형에게서 물려받은 것은 조카들에게 물려주기로 하고 이를 위한 지분정리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 사후 ‘후계’를 놓고 일부 기업에서 암투가 벌어지는 일 등이 SK그룹내에선 빚어지지 않을 것이란 게 재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한국경제 1998년 8월27일
고 최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SK(주)대표이사 부사장은 지난 92년 (주)선경 경영기획실 부장을 시작으로 그룹내에서 경영수업을 쌓아 왔다.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박사과정을 밟다가 부친의 부름을 받고 귀국,경영에 참여했다. 당시 그의 나이 32세였다.
그 이후 (주)선경 이사겸 경영기획실 사업개발팀장, (주)선경.(주)유공 상무겸 경영기획실 사업개발팀장을 거쳐 97년12월부터 SK(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최 부사장의 업무스타일은 한마디로 합리적이라는게 그룹내 중평이다.
업무스타일이 합리적인데는 정상적인 가정및 학교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는지적이 많다.
신일고(79년졸), 고대 물리학과(83년졸), 시카고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수료등 주요 학력에서 볼수 있듯이 정상적인 교육이 그를 합리적인 경영인으로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 공부한 점 역시 서구적 합리주의를 몸에 익히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여기에는 작고한 부모의 영향도 컸다.
부모가 모두 시카고대에서 유학한 한국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은데다가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해온게 자식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고 최회장은 평소 집에서 자식들과 토론을 즐기며 자식들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등 민주적으로 교육시켜 왔다는 것.
최 부사장의 합리주의는 얼마전 참여연대 등이 SK텔레콤의 대한텔레콤지원을 부당내부거래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깨끗하게 승복한데서 진가를발휘했다.
최 부사장은 성격이 소탈한 것으로도 그룹내에서 정평이 나 있다.
재벌2세 치고는 생활이 검소하고 별로 모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
나이 많은 임원들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을 정도로 몸가짐이 조심 스럽다는게 SK 관계자들의 얘기다.
일에 대한 욕심 또한 굉장해 회사에서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람중 한 사람이라고 주위에서는 말한다.
그는 지난 4월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나 기업 모두 개혁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며 "나로서는 기존의 스타일을 답습하지 않고 현재의 경영에 서양식 경영기법을 추가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 나갈 것"
이라고 경영철학을 밝혔다.
올해 38세인 그는 시카고 유학시절 만난 전 노태우대통령 장녀 소영씨와의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SK를 정식으로 승계하게 된것이 1998년입니다.
한국일보 1998년 8월30일
고(故) 최종현(崔鍾賢) SK그룹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崔泰源·38)SK(주)부사장이 9월 1일 SK그룹의 주력계열사인 SK(주) SK상사의 회장으로 공식 지명돼 SK그룹을 이끌어갈 회장이 된다.SK의 고위 관계자는 29일 『유족들이 가족회의를 통해 최부사장에게 그룹의 경영대권을 맡기는 데 합의했다』면서 『9월1일 사장단회의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에서 최부사장이 사실상 그룹회장으로 공식 지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두 회사는 SK그룹의 지주회사격이기 때문에 신임회장은 결국 그룹전체를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그러나 현재의 경제상황을 감안해 대대적인 회장추대식은 갖지 않기로 했다. SK측은 『후계구도와 관련해 2세들간의 그룹분사는 절대 없을 것』이라며 『이는 가족회의를 통해 이미 수차례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김광일 기자>
◎91년부터 경영수업… 주변 시카고大 출신 포진
최태원 SK부사장은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91년부터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아 왔다.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한 그는 이미 SK상사와 SK(주)부사장을 두루 거치며 사실상 그룹의 기획을 총괄해 오다시피했다. 선경그룹 시절 대한텔레콤을 설립, 제 2이동통신 사업권인수를 진두지휘하며 SK의 정보통신사업 진출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미 그룹내 시카고대 출신을 중심으로 한 젊은 엘리트들을 대거 포진시켜 오래전부터 업무를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의 경제위기상황에 따른 사업구조조정과 창업세대인 전문경영인과의 조화, SK 창업주인 고(故)최종건(崔鍾建) 회장 2세들간의 역할분담 등을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신임총수로서의 능력을 평가받을 것이라고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서울신문 1998년 12월18일
崔鍾賢 전 SK그룹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모든 SK그룹 계열사 주식이 장남인 崔회장에게 모두 넘어갔다.이로써 SK그룹은 계열사 인사에 이어 崔泰源 SK(주) 회장의 친청제제 구축을 완료했다.
SKC(주)는 17일 崔鍾賢 전 SK그룹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392만주(24.81%)를 유산상속을 통해 장남인 崔회장에게 넘김으로써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SK(주)도 이날 주요주주 변경공시를 통해 崔 전회장 소유주식 4만주(0.06%)를 崔회장에게 유산으로 상속함으로써 崔회장 소유주식수가 9만주(0.13%)로 늘어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SK증권은 崔 전회장 보유주식 459만주(4.00%)를 崔회장에게,SK상사는 崔 전회장 등 11명이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128만주(5.27%)와 우선주 17만주(8.21%)를 崔회장 등 10명에게 각각 상속,최대주주 변동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국민일보 1998년 12월28일
SK㈜ 최태원(崔泰源)회장이 세계 경제 모임 중 하나인 월드 이코노믹 포럼이 선정하는 `1999년 차세대 지도자 100인'에 선정됐다고 28일 SK는 밝혔다.월드 이코노믹 포럼은 매년 세계 각국의 회원들로부터 추천 받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 대상자 가운데 43세 이하를 대상으로 책임감,업적,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해 차세대 지도자로 선정하고 있다.
매일경제 1999년 3월1일
고 최종현(崔鍾賢) SK그룹 회장의 유족이 최 회장 유산 에 대해 신고한 상속세는 65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지금까지 최고세액인 고 이정림(李庭林)대한유화 회장의 278억 원(91년 납부)을 두배 이상 웃도는 역대 최고액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고 최 회장 유족들은 최 회장의 주소관할지인 서 울 광진사무소를 통해 이같이 상속세신고를 마쳤다.
국세청은 앞으로 최 회장 사망전의 1년간 재산변동내역 조사를 벌인 뒤 6개월뒤인 8월말까지 결정세액을 최종 확정해 부과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 회장 유족측은 사망일로부터 6개월내에 신고를 마쳤기 때 문에 산출세액의 10%를 공제를 받게 되어 실제 상속세는 600억원안팎 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유족은 SK증권 등 그룹계열 상장사 주식 1100여만주와 워 커힐 미술관의 미술품,경기도 이천농장 등 부동산을 상속재산으로 신 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기사 보면서 짜증이 지대로 났었던.... 외환위기 이후 마치 외국 식민지가 되는 듯한 찜찜한 기분의 당시의 주류 분위기였는데 이런 기분을 더하게 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적을 알고 나를 알자는 취지였겠지만... 그리고 정확히 9년반쯤 후였나요.. 영어 때문에 이런 식으로 기분 나쁜 일이 또 한차례(?) 벌어지죠...
한국일보 1999년 8월21일
『회사내 모든 회의와 결재를 영어로…』SK㈜가 앞으로 3년 이내에 결재 회의등 사내의 모든 공식적인 의사소통을 영어로 하기로 결정했다.
SK㈜ 최태원(崔泰源)회장은 최근 외국 근무 또는 연수 경력이 있는 직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내부 보고서등의 영어 사용은 단순히 언어의 문제가 아니며 조직원들의 사고와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모티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3년안에 사내 의사소통을 영어로 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제로 2시간 동안 영어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최회장은 『한국 기업들과 함께 일하려는 외국인들은 의사소통의 불편이 결국 경영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SK㈜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영어사용을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후속조치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각종 결재, 회의등에서 영어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는 이미 재계에서 인정받는 「영어강자(强者)」. 96년 조사에서 전 직원 토익 평균 점수가 600점을 넘어 국내 기업 중 최고를 기록했으며 최근 신입사원의 토익점수가 900점을 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최회장의 영어실력은 수준급』이라며 『최 회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생존」차원에서 영어회화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직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래 이 기사 당시 화제가 좀 됐었습니다. 재벌 시효가 15년이라고. 그렇게 따지면 2015년. 당시 이렇게 말하던 최회장의 패기와 도전정신이 정말 신선했는데... 2015년이면 바로 내후년. 시효가 다 됐나요?
동아일보 2000년 2월17일
젊은 재벌총수가 공개석상에서 국내 재벌체제의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해 주목을 받고 있다.SK그룹 최대주주인 최태원(崔泰源·40) SK㈜회장은 16일 서울 한국과학기술원(KAIST)테크노 경영대학원 초청강연회와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인이 보기에 ‘희한한 비즈니스 모델’인 재벌체제는 앞으로 10년 또는 15년이내에 없어질 것”이라며 “재벌이 스스로 이런 모델을 깨지 못한다면 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시장에서 살아남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회장은 또 “(글로벌경쟁시대에) 재벌총수가 계열사의 모든 것을 알고 판단하는 시스템은 경쟁력이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며 “적어도 SK는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래가치가 보이지 않는 기업은 합병하거나 팔아치우고 주력기업은 디지털경제에 맞게 변신시켜 ‘월드베스트’로 키워내야 한다”며 “경영자로서 내가 이를 잘해내지 못한다면 그만두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발언과 관련, SK그룹측은 “최회장의 이날 강연주제가 ‘정보통신의 발전이 미래사회에 미치는 영향’인데서 알 수 있듯이 디지털경제가 가져올 혁명적인 변화와 기업의 생존전략을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이지 재벌이 마치 개혁대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최회장은 98년8월 작고한 고 최종현(崔鍾賢)SK회장의 장남으로 같은 해 9월 SK㈜회장으로 취임했다.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사위로 결혼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경제 2000년 9월26일
재계 2,3세 경영인과 벤처기업 최고경영자 20여명이 함께 벤처컨설팅 회사를 세웠다.V소사이어티(대표 이형승)는 대기업과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21명이 각각 2억원씩 갹출,자본금 42억원 규모의 법인이 탄생했다고 25일 밝혔다.
벤처기업의 우수한 기술과 대기업의 브랜드?마케팅 노하우를 결합시키는 중개자 역할을 한다는 게 목표다.
벤처기업을 키우기 위해 단순한 자금 지원뿐 아니라 마케팅·홍보·경영 노하우 등 다각도의 지원을 펼치겠다는 것.
벤처캐피털,컨설팅,로펌,회계법인 등 각계 전문가들도 회원으로 영입해 대규모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엮을 계획이다.
국내 유망 벤처의 해외 진출이나 외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글로벌 게이트웨이' 역할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측 주주 구성으로는 최태원 SK 회장,이웅렬 코오롱 회장,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류진 풍산 회장,구본능 희성 회장,신동빈 롯데 부회장,이홍순 삼보컴퓨터 부회장,이종훈 대유 사장,정용진 신세계 부사장,김남구 동원증권 부사장,김준 경방 상무 등이 참여했다.
벤처기업쪽에선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변대규 휴맥스 사장,이찬진 드림위즈 사장,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박창기 팍스넷 사장,권도균 이니시스 사장,김창수 NSF 사장,박규헌 이네트 사장,허진호 아이월드네트워킹 사장 등이다.
이형승(37) 대표는 행시 29기 출신으로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재정경제부 서기관을 거쳐 삼성증권 이사로 활동하다 이번에 V소사이어티 대표로 취임하게 됐다.
그리고 운명의 2003년이 밝아 옵니다.
한국일보 2003년 1월 9일
참여연대는 8일 SK그룹과 JP모건 간의 'SK증권 주식 이면거래' 의혹과 관련, 최태원(崔泰源) 전 SK글로벌 이사(현 SK(주) 회장) 등 SK그룹 전·현직 관계자 3명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참여연대는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들이 SK글로벌 해외현지법인과 SK글로벌에 손실이 미칠 것을 알면서도 SK글로벌 해외현지법인 2곳과 JP모건 간에 SK증권 주식에 관한 이면계약을 체결토록 해 SK글로벌 주주들에게 손실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피고발인들이 1999년 당시 퇴출 위기의 SK증권을 살리기 위해 JP모건이 SK증권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취득한 주식을 금융비용 등을 덧붙여 되사주기로 하는 이면계약을 체결했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1월11일
SK는 참여연대가 지난 8일 대주주인 최태원 SK㈜ 회장과 손길승 그룹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의 관심이 온통 새 정부의 재벌개혁 방안에 맞춰져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표적 시민단체에 의해 대주주 등이 고발됐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10일 재계와 SK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금융감독위원회의 SK증권 과징금 부과 조치로 일단락된 것으로 여겼던 SK글로벌과 JP모건간 주식 이면거래 문제에 대해 참여연대가 최회장과 손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자 그룹 전체가 크게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8일 서울지검에 낸 고발장에서 “1999년 당시 SK글로벌 이사이자 그룹 지배주주였던 최회장 등이 이 회사와 해외 자회사를 통해 JP모건에 옵션 이행금 1078억원을 지급토록 함으로써 SK글로벌에 손실을 줬다”며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위원회의 조사 발표 뒤 최회장이 사재를 출연, 손실을 보전했지만 민형사상 책임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없어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K는 ‘때가 때인 만큼’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는 상황. 업계 일각의 지적처럼 참여연대의 고발을 계기로 SK가 재벌개혁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2월 서울지검에 출두하던 모습입니다
한겨레 2003년 2월18일
검찰이 17일 에스케이㈜ 최태원 회장의 그룹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 의혹 및 그룹 임원들의 배임 혐의와 관련해 최 회장 등 임직원 17명을 출국금지하고, 구조조정본부와 계열사를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수사에 착수했다.▶관련기사 3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재벌개혁 의지를 거듭 밝힌 상황에서 검찰이 재벌의 부당내부거래에 대해 전면 수사에 나섬에 따라 다른 재벌그룹으로의 수사 확대 여부 등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지검 형사9부(부장 이인규)는 이날 에스케이구조조정본부, 에스케이글로벌, 에스케이씨앤씨 등 모두 4곳에 30여명의 수사관을 보내, 에스케이글로벌과 미국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 사이에 벌어진 주식거래와 에스케이 계열사간의 주식거래 관련 기록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참여연대가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검찰이 자체 인지한 최 회장의 부당내부거래 및 편법상속 의혹과 관련해 법원의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지난주 유승렬 전 에스케이 구조조정본부장 등 4명을 불러 조사했으며, 이날 김창근 현 구조조정본부장 등 4명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한 자료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대로 최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달 8일 참여연대가 “1999년 에스케이글로벌 이사이자 그룹 지배주주였던 최 회장 등이 이 회사와 해외 자회사를 통해 제이피모건에 옵션 이행금 1078억원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에스케이글로벌에 손실을 줬다”며 최 회장과 손길승(전경련 회장) 그룹회장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에스케이씨앤씨 등이 최 회장의 워커힐호텔 지분을 적정 값보다 비싸게 사줘 최 회장의 지배체제 강화를 지원했다는 혐의를 자체 인지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말 에스케이그룹 계열사인 에스케이글로벌과 에스케이씨앤씨가 최 회장이 가지고 있던 워커힐호텔 주식 385만주를 당시 적정 주가인 2만3천원을 훨씬 웃도는 주당 4만495원에 매입하고, 최 회장이 이를 통해 지주회사인 에스케이㈜의 지분을 크게 늘려 그룹 지배력을 강화한 것이 명백한 부당내부거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비리 단서가 잡힌 것일 뿐 에스케이를 표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재벌기업에 대해서도 스크린을 한 바 있으며 비리 혐의가 있다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서린동 에스케이빌딩에 들어와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한 뒤, 곧바로 최 회장 집무실(25층)과 그룹구조조정본부(32~33층)로 올라가 직원들을 밖으로 나가게 한 다음 오후 늦게까지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그러나 34층에 있는 손길승 회장 사무실은 압수수색하지 않았다.
검찰은 또 비슷한 시각에 서울 신문로1가에 있는 에스케이글로벌 건물 11~12층의 재무지원실 및 임원실을 압수수색해 세무회계장부 등을 조사했으며, 남대문로 그린빌딩에 있는 에스케이씨앤씨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향신문
SK.삼성 등 주요 재벌의 2.3세 재산 변칙 증여.상속에 대해 검찰이 수사 또는 내사에 나선 것은 '재벌의 세금없는 부(富) 대물림'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재벌개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상속.증여 완전포괄과세를 표방해온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방침과 같은 맥락이어서 일부에서는 재벌개혁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는 노당선자의 재벌개혁과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재계에 상당한 파장이 일 전망이다. 하지만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는 위헌적 발상"이라는 재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어서 향후 검찰의 본격수사가 주목된다.◇수사배경=검찰의 '세금없는 부의 대물림'에 대한 단죄는 이미 예견된 사안이라는 게 검찰 주변의 시각이다. 노당선자는 이와 관련, "수천억.수조원대의 재산이 있으면서 실제로 상속.증여세는 고작 수십억, 많아야 수백억원을 내는 게 우리 실상"이라며 재벌개혁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검찰은 공식적으로는 "SK그룹만 수사대상일 뿐이며 신정부의 재벌정책과 맞물린 '재벌 손보기' 차원은 더욱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과 현대차.LG 등 여타 재벌 역시 같은 방식으로 재벌 2.3세에 재산을 대물림했으며 이 과정에서 계열사를 동원한 부당내부거래 혐의가 시민단체로부터 제기된 만큼 검찰수사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SK외 다른 대기업에 대해서도 수사를 검토한 적이 있으며 SK그룹에 대한 수사가 끝난 뒤 (수사를) 할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검찰의 수사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 재용씨에 대한 5백10억원 증여세 부과조치 처리 과정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몇해 전 국세청은 이재용씨에 대해 "삼성계열사와 증여거래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며 단일 증여세 금액으로 사상 최고인 5백10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삼성측은 즉각 이의신청을 했으나 기각됐고 국세심판원은 국세청의 부과조치가 정당하다고 결정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부당내부거래 혐의=검찰의 수사는 재벌의 '부 대물림' 및 '그룹 지배력 강화' 과정에서 부당내부거래 및 배임 등의 혐의 여부에 초점이 모아졌다. 검찰은 이들 재벌 2.3세의 부당내부거래 등 혐의가 드러날 경우 구속수사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세가 아닌 절세'라고 주장하는 재벌에 대해 검찰은 사실상 '사전상속 성격의 증여'라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지난해 연말부터 지금까지 내사를 통해 파악한 재벌들의 편법상속 방식은 크게 두가지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신종파생금융 상품을 통해 상속을 시도하는 방법과 비상장회사의 주식가치를 과도하게 낮게 또는 높게 평가함으로써 차익을 안겨주는 방법이 그것이다.
BW 방식의 경우 삼성.두산그룹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들 재벌은 계열사를 통해 오너의 자녀들에게 BW를 헐값에 넘겨줌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얻도록 했다. 후자에 속하는 SK그룹의 오너 최태원 SK(주) 회장은 비상장계열사인 SKC&C와 워커힐호텔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얻은 뒤 SK(주) 지분을 확보, 그룹 전체를 장악했다.
검찰은 당시 비상장회사인 SKC&C 주가를 과도하게 평가, 시세차익을 얻는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2월19일
검찰이 참여연대의 고발에 따라 SK그룹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자 이 단체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18일 참여연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참여연대가 현재 고소 고발하거나 소액주주를 대리해서 나서는 등 대기업들을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은 10여건에 이른다. 검찰에 고발하는 것은 물론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한 곳까지 포함하면 SK는 물론 삼성 LG 한화 두산 등 주요 대기업이 줄줄이 포함돼 있다.
참여연대는 1998년 10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부당내부거래로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보았다며 3500억원의 주주대표 소송을 내 1심에서 이겼으며 2심이 진행 중이다. 삼성SDS가 삼성전자 이재용(李在鎔) 상무에 대해 신주인주권부사채(BW)를 싸게 발행했다며 낸 발행무효 소송은 관련 세금의 부과로 취하했다.
또 한화는 대한생명의 인수 본계약에 앞서 계열사들이 분식회계를 통해 대한생명 매입 자금을 마련했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해 10월 참여연대에 의해 고발당했다. 검찰은 지난달 한화의 자금 담당 임원 등을 불러 조사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7일에는 구본무(具本茂) LG 회장 등 LGCI의 전현직 이사 8명을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내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참여연대는 소장에서 “1999년 구 회장 등 당시 LG화학 이사들이 회사가 100% 갖고 있던 LG석유화학 지분 중 70%를 자신들과 구 회장 일가 친척들에게 적정가보다 낮게 팔아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한편 증권분야 집단소송제 등 차기 정부가 집중 추진 중인 재벌개혁 과제 가운데 일부는 참여연대가 주장해온 ‘경제개혁’ 항목과도 겹쳐 경제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참여연대측도 홈페이지에서 “증권 집단소송제 도입을 위해 노력해온 지 1년이 지나 마침내 도입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대표적인 성과로 꼽고 있다.
이수정(李水晶)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간사는 “지금까지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고소나 조사 요구에 소극적으로 일관하다 갑자기 검찰이 ‘이렇게까지’ 수사에 나서는 것을 보고 우리도 당황스럽다”며 “하지만 불법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고려 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참여연대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북한 핵문제 악화와 내수 위축 등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반(反)대기업 성향이 두드러지는 참여연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차기 정부가 ‘재벌개혁’이란 명분 아래 이 단체의 눈치를 보는 듯한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경제적으로 여러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특히 참여연대가 또 하나의 ‘완장’이 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2003년 2월20일
에스케이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최태원 회장이 그룹 지배력 확보를 위해 치밀한 각본에 따라 불법적인 수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검찰이 지난 17일 에스케이 본사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이른바 ‘지배권 확보’ 관련 문건은 최 회장이 지난해 3월 개인 소유의 워커힐호텔 주식 385만주를 에스케이씨앤씨와 글로벌에 비싼값에 넘기고 에스케이㈜ 주식 646만주(지분율 5.08%)를 확보하는 과정이 사전 각본에 따라 이뤄진 것임을 보여준다.
최 회장이 씨앤씨 지분을 이용해 모회사인 에스케이㈜를 간접 지배해오다가 지난해 4월 시작된 출자총액 제한제로 지배권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주식 맞교환 등을 통해 직접 에스케이㈜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에스케이쪽이 애초 3가지의 지배권 확보 시나리오를 놓고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워커힐호텔 주식 고가매각 방식을 실행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특히 검찰은 이 문건이 최 회장의 집무실에서 발견된 것이 이 거래가 최 회장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임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최 회장 등에 대한 형사처벌 방침을 굳히고, 사법처리 범위와 수위를 검토하고 있다. 최 회장이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이득이 수백억원대에 이르므로 최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적용될 경우 법정형량은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의 중형이 된다.
검찰 관계자는 “에스케이㈜ 주식은 그룹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주식이고, 워커힐호텔은 그룹 맨 끝에 있는 것인 만큼 씨앤씨 입장에서 보면 마치 현금을 주고 불필요한 부동산을 사들인 것”이라며 “관련자들이 부인하고 있지만 최 회장의 개입을 입증할 증거가 많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부당 내부거래에 개입한 에스케이 임원들이 어느선까지 사법처리 대상이 될지도 관심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핵심임원들은 당연히 최 회장과 공범관계가 성립되지만, 그렇다고 꼭 처벌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련 임원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최소화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경향신문
SK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이 계열사와의 편법주식거래에 직접 관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검찰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SK그룹 관계자 일부가 최회장의 개입 사실을 시인했을 뿐 아니라 최회장 집무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편법주식거래 시나리오가 담겨 있는 내부 문건이 발견돼 최회장 개입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러나는 개입 정황=검찰은 최회장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SK그룹의 편법주식거래 시나리오가 담겨 있는 문건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콥스주식 확보 방안'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지난해 4월1일 실시된 '출자총액제한제'에 대비, 최회장의 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한 방안을 3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한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당시 최회장은 지주회사격인 SK(주)에 대한 지분 10%를 보유한 SKC&C를 통해 그룹을 간접 지배해왔지만 '출자총액제한제' 실시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이 2%로 제한돼 지배권을 상실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SK그룹은 '출자총액제한제'가 실시되기 5일전인 지난해 3월26일 최회장이 보유한 워커힐호텔 주식과 SKC&C의 SK(주) 주식을 맞교환했고, 이것은 문건에서 가장 현실성있는 대책으로 제시된 방안이었다.
검찰은 이 문건이 최회장의 개입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물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회장의 집무실에서 이 문건이 발견된 이상 최소한 최회장이 편법주식거래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SK관계자들도 주식맞교환이 이런 시나리오에 따라 실행됐다고 시인하고 있어 최회장을 배임 혐의의 공범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사법처리 전망=검찰은 구속.불구속의 문제일 뿐 최회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SK그룹측의 편법거래로 최회장이 얻은 부당이익이 7백억∼8백억원에 이르고 있어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 적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콥스 주식확보 방안' 문건에는 "비상장 주식을 고평가해서 맞교환을 할 경우 감독기관에서 문제삼을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이 위법성을 알면서도 고의로 워커힐호텔 주식을 과대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물증이다.
또 이 문건에는 SK그룹의 워커힐호텔 주식에 대한 자체 평가액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맞교환 당시 SK(주) 주식은 주당 1만7천원, 워커힐호텔 주식은 주당 4만4백95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 문건에서는 SK그룹측도 SK(주) 주식이 워커힐호텔보다 가치가 2배 정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SK그룹측이 "워커힐호텔 주식가치 산정은 공신력있는 회계법인의 자문을 받아 세법상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며 검찰수사에 반발하고 있어 보강증거 수집에 나서는 등 수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검찰이 이날 추가적으로 SK그룹 문서보관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도 이런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일보 2월21일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李仁圭 부장검사)는 SK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사건과 관련해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에게 21일 오전 10시까지 검찰에 출두하도록 통보했다고 20일 밝혔다.이날 검찰 관계자는 “최 회장의 변호인을 통해 오늘 전화로 소환을 통보했다”며 “최 회장은 피의자 신분이며 검찰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계열사인 SK C&C에 자신이 보유한 워커힐호텔 주식 325만주를 비싸게 팔고 SK㈜ 주식을 헐값에 넘겨받아 SK C&C에 수백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다.
최회장은 회사 이사회의 결의도 거치지 않고 SK(주)주식을 거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1999년 SK증권과 JP모건의 SK증권 주식 이면거래로 발생한 1000억여원의 손실을 계열사인 SK글로벌에 떠넘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을 상대로 워커힐호텔 주식 거래를 통한 변칙증여 및 SK증권 주식 이면거래 과정을 주도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 뒤 이르면 22일경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2월22일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李仁圭 부장검사)는 SK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사건과 관련해 21일 소환한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에 대해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검찰 관계자는 이날 “조사할 내용이 많고 조사 진행 속도가 빠르지 않아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영장 청구는 22일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법원에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신청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며, 최 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22일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 회장을 상대로 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해 △SK C&C에 워커힐호텔 주식을 비싸게 파는 대신 SK㈜ 주식을 헐값에 넘겨받고 △SK증권과 JP모건간 SK증권 주식 이면거래 과정에 적극 개입하거나 지시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최 회장이 SK C&C와 SK글로벌에 워커힐호텔 주식을 비싸게 팔아 700억∼800억원의 손실을 줬으며 SK증권 주식 이면거래를 통해 SK글로벌에 1000억여원의 손해를 끼치는 등 계열사에 1800억여원 상당의 피해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과 함께 부당 내부거래를 공모한 SK그룹 구조조정본부 등 계열사 임원 3, 4명도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최 회장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비밀보고서’ 작성 등 부당 내부거래를 주도한 1,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SK글로벌이 갖고 있는 SK㈜ 주식 1000만주(매각 당시 1530억원)가 저팬아시아와 이머전트 캐피털이라는 회사의 역외펀드에 예치된 사실도 확인하고 위법성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2세 경영자인 최태원(崔泰源·사진) SK㈜ 회장이 개인적인 삶이나 기업인으로서의 인생에서 중대 기로에 섰다. 최 회장은 합리적인 2세 경영인의 이미지로 알려졌으나 그룹 지배권 확보과정에서의 무리수로 발목이 잡혔다.
그룹 내에서 그는 토론을 통한 합의를 끌어내기를 즐기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매주 과장급 직원들과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캔맥주를 마시며 사업 방향에 대해 토론을 하는 모습이 그 같은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처럼 다양한 신사업 모델을 실험하는 등 사업 추진과정에서는 저돌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는 뚜렷한 사업 성과를 과시, 후계자로서의 권위를 확립하려는 2세들의 일반적인 특성이다.
그러나 의욕에 비해 이를 현실과 접목시켜 분명한 실적을 보여줬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가 유보적이다.
이 때문에 후견인인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경우 그룹의 장래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손 회장의 퇴진이 아닌 검찰 수사로 큰 위기를 맞게 됐다.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최 회장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1991년 SK글로벌에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96년 SK㈜ 경영실장, 97년 같은 회사 대표이사 부사장 등으로 고속 승진했다. 부친(최종현 회장)이 작고한 98년 그가 SK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것이라는 게 세간의 예상이었다. 그러나 총수 자리는 전문경영인인 손 회장에게 돌아가고 자신은 주력 계열사인 SK㈜ 회장으로만 취임하면서 투톱 경영실험에 나섰다.
서울신문 2월24일
서울지검 형사9부(부장 李仁圭)는 23일 SK그룹 부당내부거래에 손길승 SK 회장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손 회장의 소환 여부를 검토하는 등 보강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지난 99년 JP모건과의 이면계약 당시 손 회장이 관련된 부분에 대한 진술이 일부 확보됐다.”며 “그동안은 전경련 회장 신분을 감안,소환을 미뤄왔으나 손 회장도 피고발인인 만큼 확인 차원에서 필요하면 소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손 회장 외에도 유승렬 전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김승정 SK글로벌 부회장,문덕규 SK글로벌 전무,민충식 SK증권 전무를 상대로 이면계약 과정에서의 역할분담 및 책임관계에 대해 조사한 뒤 추가로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금명간 관련자 사법처리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검찰은 SK그룹 외에 다른 대기업의 변칙상속·증여 문제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2일 최태원 SK㈜ 회장과 김창근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해 자신이 보유중인 워커힐 호텔 주식과 지주회사 SK㈜ 주식을 맞교환토록 하고 SK글로벌로 하여금 워커힐 주식을 인수하도록 해 모두 959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또 99년 SK그룹과 JP모건간 SK증권 주식 이면계약 과정에 개입,1078억원의 옵션이행금을 SK글로벌 해외현지법인들이 부담토록 해 SK글로벌 등에 1112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경향신문 사설
최태원 SK(주) 회장의 구속으로 잘못된 재벌 경영관행의 폐해가 다시 심판대에 올랐다. 최회장은 검찰수사에서 기업 지배력 강화 등을 위해 불법을 저질러 회사에 큰 손실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비상장 계열사 주식 가격을 멋대로 올려 다른 계열사와 맞바꿨는가 하면 부당한 이면계약으로 손실을 입게 된 SK증권을 살려보겠다며 사재를 출연하는 과정에서도 가치를 임의로 부풀렸다는 것이다.재벌 순위 3위인 대기업 총수가 법과 절차를 무시한 채 기업 지배력을 강화하려 한 혐의로 사법처리됐으니 낯 뜨거운 일이다. 이래서야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국내외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겠는가. 재벌기업들이 환란을 겪고도 총수와 주주, 회사의 이익을 구별 못하고 여전히 전근대적 황제경영에 매달리고 있는 게 아닌가. 특히 투명한 경영을 책임진 구조조정본부가 총수를 챙기느라 불법행위를 주도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회사와 주주들이 입게 될 손실은 안중에 없고 불법을 일삼는 기업이라면 누가 믿고 투자하겠는가.
검찰이 이번에 최회장에게 적용한 배임죄는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 같다. 재벌들은 그동안 공정거래법과 세법을 교묘히 피해가며 2세에게 부를 상속.증여하거나 계열사 장악력을 키워왔다. 법정에서 검찰의 기소내용을 인정한다면 변칙적인 지배력 강화나 부의 세습을 막는 데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거래든 회사에 손실을 끼친 사실만 입증하면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이번 수사 시점과 배경이 석연치 않은 게 사실이다. 검찰이 정치권 눈치를 보면서 수사했다면 잘못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처럼 기업들이 불법 및 탈법의혹으로 인해 투명성을 의심받는다면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잘못된 관행은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 제2, 제3의 최회장이 다시 나와서는 안된다.
한국일보 2월27일
SK그룹 오너인 최태원(崔泰源) SK(주) 회장을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구속시킨 검찰이 이번에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분식회계 혐의를 추가 적발함에 따라 SK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더욱이 분식회계는 통상 불법 자금 대출과 비자금 조성 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2, 제3의 혐의가 추가로 밝혀질 경우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된다.SK글로벌 회계장부 분석을 통해 검찰이 파악한 SK글로벌의 분식회계 규모는 1조4,000여억원으로 금액상으로는 대우그룹의 23조∼40조원, 기아그룹 4조5,000억원에 이은 사상 3번째 규모로, 동아건설 한보그룹의 7,000여억원 보다는 배나 많다. 그러나 이들 회사의 분식회계 사실은 부도위기 상태에서 밝혀진 것이라는 점에서 SK글로벌과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4월 발표된 2001년도 결산보고에 따르면 SK글로벌의 매출액은 18조원으로, 1,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것은 매출채권 등 수익성 항목에서 수천억원씩이 부풀려진 허위 자료로, 실제 분식 금액을 일시에 털어낼 경우 적자 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회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분식회계에는 몇 가지 전형적 수법이 있는데 SK글로벌의 분식회계 방법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수법이 가공채권 계상. SK글로벌은 2001년말 결산 당시 당기순손실을 줄이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는 가공채권 1,500억여원을 회계장부에 포함시켜 매출채권을 부풀렸다.
또 미국 유럽 홍콩 등지의 해외 법인에 출자했다가 입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해외 법인의 순자산을 부풀린 뒤 2,400억원의 지분법 평가손실을 사업보고서에서 누락시켰다. 모회계법인 관계자는 "이 정도의 손실을 감출만한 대기업은 국내에 몇 안 된다"며 "SK글로벌의 매출액 등을 감안할 때 상태는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검찰 주변에서는 최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도 신청하지 않는 등 별다른 '저항' 없이 구속되는 것을 보고 검찰이 보다 확실한 단서를 잡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결국 검찰이 최 회장을 꼼짝없이 옭아맸던 비장의 카드는 다름 아닌 '분식회계'였던 셈이다. 검찰이 지난 17일 SK그룹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SK글로벌 재무서류들이 보관돼 있던 SK연수원에 대해 실시한 기습적인 추가 압수수색도 이 같은 분식회계의 물증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던 것이다.
검찰은 그러나 분식회계 금액이 조(兆) 단위에 이르자 난감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SK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한 회계 전문가의 진단은 검찰의 고민을 짐작케 해준다. 검찰이 기존의 속전속결식 사건처리와 달리 손길승(孫吉丞) 회장 등의 소환 일정을 다음주로 늦춘 것도 이 같은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수사 범위와 방향을 재결정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 향후 수사에서 부당 대출이나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가 추가로 드러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 틀림없다.
조작된 회계자료를 믿고 투자한 선량한 소액 주주들은 무너진 기업 도덕성에 대한 질타와 함께 집단 소송까지 제기할 것으로 예상돼 SK의 분식회계가 몰고올 파장은 예단할 수 없게 됐다.
경향신문 3월12일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계열사 보유지분을 지난해 3월 이전으로 원상 회복시키고 최회장의 일부 계열사 보유주식을 출연키로 함에 따라 최회장의 지분이 줄어들고 그룹 지배구도도 상당부분 바뀔 게 불가피해졌다. 최회장은 SK(주)의 보유지분을 늘려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했지만 1년 만에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에 대한 최회장의 지배력과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될지에 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그룹 경영권 논란 다시 원점으로=11일 SK그룹은 지난해 3월 SK C&C가 최회장과 체결한 워커힐호텔 및 SK(주) 주식의 상호 매매계약이 원인무효임을 이유로 원상태로 복귀시키기로 했다. 이 조치는 최회장의 SK(주) 지분이 현재의 5.20%에서 0.11%로 낮아지고 대신 법인인 SK C&C가 SK(주)에 갖고 있는 지분이 3.54%에서 8.63%로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이로써 SK(주)의 대주주는 최회장이 아닌 SK C&C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최회장은 SK그룹 계열사 대부분의 주식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SK(주)를 직접 지배하지 못하고 대신 SK C&C(44.5%)를 통해 간접적으로 SK(주)를 지배함으로써 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SK글로벌을 비롯한 다른 계열사에 최회장이 갖고 있는 주식까지 사재출연 형식으로 내놓게 됨에 따라 계열사 전반에 대한 최회장의 지배력이 어떤 식으로든 약화될 수밖에 없다.
◇사재 출연액 의외로 많아질 수도=문제는 최회장이 이처럼 주식을 처분해 출연한다 해도 실제 출연액수는 의외로 적을 수 있다는 데 있다. 11일 종가 기준으로 5,200원에 불과한 SK글로벌 주식의 경우 최회장이 전량을 내놓는다 해도 1백66억원에 불과해 1조5천억원대의 분식회계에 따른 자본 공백을 메우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회장의 상장회사 보유주식 평가액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1천7백85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계열사 독립경영 가능성 높아져=현재 그룹의 핵심인 SK텔레콤은 최회장의 고종사촌인 표문수 사장과 최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부사장이 이끌어가고 있으며 SKC와 SK글로벌에는 각각 최회장의 사촌형제인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사장 등의 오너 일가가 포진해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그룹에 대한 지분이 거의 없어 최회장을 대신할 만한 '그룹 총수'의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당분간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SK글로벌의 경우 벌써 은행공동관리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SK그룹은 오너들의 지배력이 약화된 과도기에 은행 관리와 계열사별 독립경영 등의 체제를 거쳐 지배구조를 재정비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겨레 4월1일
1조5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벌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 등 그룹 관계자들은 31일 법정에서 혐의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상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최 회장은 “에스케이글로벌의 2001회계연도 회계장부에 은행 명의의 채무잔액 증명서를 위조해 1조1881억원의 은행채무를 없는 것처럼 처리해 1조5587억원의 이익을 부풀린 사실이 있나”라는 검찰 신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등 분식회계 혐의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그러나 손길승 에스케이그룹 회장은 “최 회장과 에스케이글로벌의 분식회계 사실을 협의했나”라는 검찰신문에 대해 “정상적으로 회계처리를 했고, 분식이 아니라 부실을 어떻게 해야 할지 협의했을 뿐”이라며 공모 혐의를 부인했다.
또 그룹 관계자들은 지난해 3월 출자총액 제한제 실시를 앞두고 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해 최 회장의 워커힐호텔 주식과 에스케이씨앤씨 소유의 에스케이㈜ 주식을 맞교환하면서 최 회장에게 716억원의 부당이득이 돌아가게 한 혐의를 부인했다.
최 회장 쪽은 “이제까지 모든 주식거래를 해오면서 주식평가를 하는 데 세법을 적용해 적법하게 처리해 왔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 쪽은 제이피모건과 이면계약을 통해 에스케이증권의 손해를 에스케이글로벌에 대신 지워 1112억원의 피해를 입힌 부분에 대해서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고 사실상 혐의를 시인했다. 다음 공판은 7일 열린다.
동아일보 4월22일
SK그룹이 갈림길에 서 있다. ‘계열사 독립생존’이냐, ‘선단식 그룹회생’이냐의 갈림길이다. SK사태의 해법을 둘러싸고 ‘월가(街)식 시장주의’와 ‘총수 경영권’이라는 두 세력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SK의 미래는 SK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재벌의 미래상이 달라질까’하는 주제와 연계돼 있다. 한국 재계의 미래상과 관련한 건곤일척(乾坤一擲)의 대회전인 것이다. 또한 많은 단체가 이 사안과 이해관계를 맺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이들까지 동참해 복잡한 대리전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다.》▽독립경영론의 크레스트=최태원(崔泰源) SK㈜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려면 SK㈜가 SK글로벌을 지원해야 한다. 글로벌이 회생하지 못하면 최 회장이 채권단에 맡긴 SK계열사 지분을 몽땅 포기해야 하는 것.
그러나 SK㈜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유정준(兪柾準·41) 전무는 최 회장에 대한 배려보다는 SK㈜ 회사 편에 서서 철저한 손익계산을 하는 냉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유 전무는 “주주 이익에 반하는 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의 한 임원은 “회사 내부에선 유 전무가 기업의 수호자로 평가받고 있다”며 “여차하다가 계열사들이 함께 쓰러질 수 있으므로 그러한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세력의 진짜 핵심은 14.99%의 지분을 확보해 SK㈜의 최대주주가 된 크레스트증권. 장기투자가임을 자처한 크레스트측은 SK의 앞으로의 경영과 관련해 △주주가치의 확립 △기업지배구조 개선 △코리아 디스카운트 근절 등의 원칙을 공포했다.
같은 편으로는 크레스트 이외의 외국인투자자, 시장주의자, 소액주주운동을 하는 참여연대, 공정거래위원회 등 일군의 세력이 포진하고 있다.
▽‘대주주 역할론’ 주장하는 은행=반면 하나은행 등 채권단은 ‘SK 계열사가 독립생존의 길을 갈 경우 SK글로벌에 빌려준 돈을 받기는 다 틀렸다’고 보고 그룹 전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선단(船團)식 회생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또 그룹 지원을 끌어내려면 강력한 오너십을 가진 최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채권단이 법원에 최 회장 석방탄원을 하는 것도 ‘그룹 차원의 지원책을 끌어낼 사람은 최 회장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 방식이 소액주주와 일반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이며 은행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훨씬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독립경영론자들의 ‘주주의 유한책임’ 원칙에 맞서 ‘대주주 책임론’을 펼치기도 한다.
이 같은 주장은 경영권 안정을 수호하려는 재계의 정서적 지지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진보적 시민단체인 대안연대도 경영권과 관련해서는 이 편을 들고 있다. ‘자본의 국적성’을 중시하는 대안연대는 “재벌들이 철저한 반성과 사회적 통제를 받아들인다는 전제 하에 경영지배권을 안정시켜줘야 한다”(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주장이다.
▽어떻게 될까=초기에는 독립경영론 쪽이 압도했지만 최근 채권단이 나서는 등 대주주 역할론이 조금씩 힘을 모아가는 느낌이다. 21일 “SK글로벌을 살리는 것이 계열사, 주주, 국가경제에 모두 도움이 되는 일이다. 실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크레스트를 설득하고 채권단과 협의해 회생방안을 만들 것”이라는 SK그룹의 발표는 큰 힘이 된 셈.
하지만 이날 SK그룹이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밝히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계열사가 손해를 감수하고 SK글로벌을 돕자”고 크레스트를 설득할 수 있을지가 매우 불투명하다. 20일 밝혀진 SK글로벌 등의 특수관계사 5300억원 편법지원 사실도 재벌의 구태를 드러내는 사례여서 대주주 역할론자에게는 큰 부담.
힘겨루기의 판세를 확인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서울신문 2003년 6월14일
최태원 SK㈜ 회장에 대한 법원의 실형 선고는 재벌들의 상습적인 부당내부거래·편법증여 등에 경종을 울린 ‘사건’으로 풀이된다.또 그룹내 계열사를 분리된 기업으로 보고,한 계열사의 부실을 다른 계열사에 떠넘기는 관행에도 일침을 가했다.SK측은 처음부터 SK글로벌 분식회계에 대해선 잘못을 시인했으나 SK증권과 JP모건의 주식 이면계약,워커힐호텔과 SK㈜ 주식 맞교환 등에 대해선 무죄를 주장했다.그러나 재판부는 “재벌의 기업경영 관행으로 받아들여졌던 편법들을 이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뒤흔든 불법행위로 규정,엄격히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특히 최태원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배경에 대해 “그룹 전체의 이익이라는 미명하에 부당한 내부지원을 일삼고 계열사와 채권자,국민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안겨줬다.”며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뿌리를 훼손한 만큼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재벌그룹들은 그동안 비상장 주식의 가치평가 방식에 대한 뚜렷한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점을 악용해 주식맞교환을 재배권 확보수단으로 활용해 왔다.그러나 이번 판결로 채권자에게 피해를 안겨주며 주식시장의 투명성·신뢰성을 떨어뜨린 이같은 행위는 엄격히 제한되게 됐다.경실련 박용근 경제개혁센터 팀장은 “그동안 성역으로 분류됐던 ‘살아있는 기업’ SK그룹에 검찰이 수사의 칼날을 들이대고,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은 엄청난 사건”이라며 “법원이 ‘계열사의 독립경영과 기업투명성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전환사채 저가매입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씨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삼성은 오히려
이번 판결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삼성측은 비상장 주식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인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일보
최태원 SK㈜ 회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는 비상장 주식의 맞교환을 통해 그룹지배권을 확보해온 재벌들의 관행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첫 사법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재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상균)는 13일 SK그룹 부당내부 거래 및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태원 SK㈜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을,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손길승 SK그룹 회장과 김승정 SK글로벌 부회장에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김창근 SK㈜ 사장과 문덕규 SK글로벌 전무에 대해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유승렬 전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민충식 SK그룹 구조본 전무는 각각 징역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는 등 최 회장을 제외한 임직원 9명에 대해서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SK글로벌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는 이를 소유한 자에게 자유와 권한을 부여하는 만큼 엄정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최 회장은 부에 상응한 책임을 다하지 못해 시장경제와 주식회사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각 범행의 주도자로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손길승 회장은 선고 직후 “항소 여부는 경영진들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 6월16일
SK글로벌 최대 주주인 SK㈜가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SK글로벌에 대한 매출채권 1조4000억원 가운데 85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안을 가결, SK그룹은 ‘그룹 해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게 됐으나 경영권 구도에는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SK측은 향후 경영권 구도와 관련, 그룹 계열사들이‘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로 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15일 이사회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이사들이 책임경영을 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그룹’이라는 개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투자결정이나 사업결정 등 의안 심사는 이사회가 책임을 가지고 수행하되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전문경영인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오너인 최태원 SK㈜ 회장에 대한 법원의 실형(징역 3년) 선고도 이같은 경영구도를 굳히는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직 2심과 3심이 남아있어 최 회장의 경영권 복귀 가능성을 점칠 수도 있으나 통상 1심에서 실형 3년을 선고받은 피고의 경우 상급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기는 힘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 회장의 구속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또 최회장이 재판 진행중 보석 등을 통해 석방돼 경영에 참여한다 해도 SK글로벌 사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강력한 오너십 행사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경향신문 사설
최태원 SK(주) 회장에 대한 법원의 실형 선고는 재벌기업들의 잘못된 관행을 단죄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원은 이번에 최회장을 비롯한 SK 경영진이 '그룹 이익'이라는 미명아래 다른 계열사에 피해를 입힌 경영행위도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이는 미미한 지분율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재벌 총수들이 부당한 결정을 내릴 경우 사법처리될 수 있음을 시사해 파장이 예상된다.특히 비상장사인 워커힐 호텔과 SK(주) 주식의 맞교환에 배임죄를 적용한 것은 재벌들이 증여.상속과 지배권 확보 수단으로 악용해온 수법에 내린 첫 사법적 판단이어서 주목된다. 현재 총수 가족들이 비상장 주식으로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 해서 제소를 당해 논란을 빚고 있는 몇몇 대기업들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차제에 재벌 2.3세들이 비상장 주식을 터무니없이 싼 값에 넘겨받아 이를 바탕으로 재산과 지분을 불리는 식의 변칙적인 대물림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법원의 이번 판결에는 어떤 재벌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제 주주들의 이익은 도외시한 채 계열사들을 사유물처럼 다루며 분식회계나 부당내부거래로 물의를 빚는 기업들이 설 땅은 없다. 재벌기업들은 그동안 당연시했던 비리나 편법.부당행위를 과감히 시정하고 경영체제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바꿔 투명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경제현실이 어렵지만 재벌기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지 않고서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입법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포기 가능성을 밝힌 것은 유감이다. 정부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재벌개혁 과제를 정리하고 자세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2003년 4월 선고 공판
한국일보 9월23일
SK그룹은 22일 최태원 SK(주)회장이 구속된 지 만 7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자 표류중인 그룹경영이 활기를 되찾고, 네트웍스(옛 글로벌)의 정상화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대주주로서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되면 지지부진한 네트웍스의 정상화 및 그룹전반의 구조조정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구속으로 미뤄졌던 SK(주)와 SK텔레콤 등 주력사의 투자가 재개되고, 침체된 그룹분위기도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채권단도 네트웍스의 정상화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계열사에 대한 최 회장의 보유지분이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 있는 만큼, 이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네트웍스 정상화에 발벗고 나서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룹 안팎의 관심은 최 회장의 향후 행보에 쏠려있다. 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는 경영활동의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 동안 쇠약해진 심신을 추스리면서 장기간 업무 공백에 따른 경영 현안을 파악하는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하는 이사회에 경영을 맡기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원로 경영인들의 퇴진을 통한 분위기쇄신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현행 손길승 회장체제도 손 회장의 사법처리가 마무리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최 회장이 몸과 마음을 추스린 후에는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그룹안팎에서는 점치고 있다.
최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그룹의 정상화에는 아직도 적지않은 걸림돌이 있다. 무엇보다 SK(주)의 최대주주로 네트웍스 정상화의 키를 쥐고 있는 소버린이 출자전환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버린이 채권단에 지분을 넘긴 최 회장을 협상 대상자로 받아들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때문에 최 회장과 소버린간에 지분 확보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물론 반대로 대타협에 의한 협조체제가 갖추어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에서는 SK그룹의 실질적 오너인 최 회장이 자유의 몸이 된 만큼 직접 소버린과의 담판에 나서 네트웍스 지원문제를 매듭지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경향신문 2004년 2월13일
최태원 SK(주) 회장은 12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층과 신입사원과의 대화'에 참석, "가장 선진적인 지배구조로 평가받는 GE보다도 더욱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이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최회장은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독립성과 효율성이라는 두가지 핵심요소와 기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며 "가장 이상적인 이사회는 최고경영자와 집행 경영진을 선도, 지원,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외이사 과반수 이상 확보와 투명경영위원회 신설 등 이사회 조직 등을 재정비해 대주주와 집행이사진으로부터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SK사태 같은 일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모든 관계사가 독자적 경쟁력 확보, 원칙에 입각한 회계처리가 이뤄질 수 있는 경영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입사원과의 대화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동아일보 2004년 3월14일
SK㈜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등 상장사 93개사와 코스닥 등록기업 29개사의 주주총회가 12일 일제히 열렸다.○…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 주총에서는 회사측이 소버린자산운용과의 표 대결에서 압승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SK㈜측이 추천한 조순, 오세종, 김태유, 서윤석, 신헌철 이사후보는 표결을 거쳐 모두 이사로 선임됐다. 소버린자산운용측 이사후보는 표 대결에서 사실상 모두 탈락했으며 SK㈜가 동시에 추천한 남대우씨만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SK㈜가 제안한 사외이사 70% 이상 확대, 투명경영위원회 신설,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 구성 등 정관 변경 안건은 참석 주식수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지 못해 부결됐다. 소버린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 등도 부결됐다.
SK㈜와 소버린 양측이 내세운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은 하나도 이뤄지지 못해 SK는 ‘절반의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주총장 주변에는 회사측이 동원한 경비원과 용역직원 500여명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이들은 주총장을 출입하는 사람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의 항의와 고성이 빗발쳤던 작년 주총과는 달리 차분한 가운데 찬반토론이 오가고 이의가 있는 사안에 대해 즉시 표결에 들어가는 등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SK와 소버린은 정관 개정안 및 이사 선임 건을 놓고 사안별로 표 대결을 벌여 오전 9시에 시작한 주총은 오후 4시가 돼서야 끝났다.
○…포스코 주총은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돼 53분 만에 종료됐다. 사외이사로는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전광우 우리금융지주 부회장,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명예회장,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장이 새로 선임됐다.
이와 함께 집중투표제와 서면투표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쳐 소액주주들의 권한을 강화했다.
○…서울 보라매 사옥에서 열린 SK텔레콤 주총도 일사천리로 진행돼 25분 만에 끝났다.
이날 주총에서는 참여연대 등이 요구한 SK㈜ 최태원 회장, SK 손길승 회장의 이사 사퇴가 받아들여진데다 지난해 거둔 사상 최대의 실적 및 주당 5500원의 배당 등으로 주주들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KT 주총에서는 국내 최초로 노동조합이 주주 제안 방식으로 사외이사를 추천했으나 노조가 선임 관철을 포기해 압도적인 표 차이로 회사측 이사가 선임됐다.
KT는 15명인 이사회 규모를 12명으로 줄여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비율을 4 대 8로 조정했으며 복수 대표이사제를 도입키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장을 맡고 있는 전천수 사장을 새 이사로 선임했다. 김동진 부회장과 비상임 이사인 뤼디거 그루베 다임러크라이슬러 기획담당 사장, 사외이사인 김동기 고려대 명예교수 등은 재선임됐다. 비상임 이사를 맡아온 현대모비스 박정인 회장은 임기를 2년 남겨두고 이사직에서 사임했다.
○…LG전자는 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일섭 이화여대 교수, 홍성원 G모빌 회장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서울신문 2004년 6월 24일
“우리가 추구하는 ‘뉴SK’의 기업 가치는 고객과 주주,종업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행복 극대화가 중요한 척도가 될 것입니다.이를 실천하지 못하는 기업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최태원(사진 오른쪽·왼쪽은 부인 노소영씨) SK㈜ 회장이 지난 4월 SK그룹 창립 51주년 기념식에서 강조한 말이다.최 회장은 이때부터 ‘뉴SK’의 성장동력을 ‘행복 극대화’로 규정했다.이어 신임 임원 대화,신임 팀장 대화,울산대공원 2차 기공식,계열사 CEO(최고경영자) 토론회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업의 역할은 주주와 종업원,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에게 얼마나 많은 행복을 줄 수 있느냐.”며 ‘기업 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5일 재계 총수들의 ‘청와대 회동’에서도 소외 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기업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1979년 최종현 전 회장과 손길승 회장이 구축한 ‘SK매니지먼트 시스템(경영관리 체계)’을 행복 극대화로 수정·지시했다.이르면 오는 9월 최 회장만의 독특한 색깔이 가미된 경영이념이 나올 것 같다.
최 회장의 이런 변화는 지난해 ‘SK사태’를 겪으며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기존 경영 시스템으로는 프로세스의 변화만 있을 뿐 큰 틀의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또 사회적 가치관이 달라지면서 ‘개발 시대’의 최고 선(善)이 경제발전의 기여였다면 앞으로 기업의 존재 가치는 이윤 추구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행복에 얼마나 공헌하느냐가 좌우할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계열사들도 최 회장의 이런 인식에 공감하고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SK텔레콤은 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켰고,SK㈜는 부서별로 매주 복지시설 등에서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신입사원 교육에도 봉사 활동은 필수 교육과목으로 채택됐다.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행복 극대화는 기업이 성장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낮은 곳’에도 관심을 쏟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벌 2세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최 회장의 행보가 한국 기업경영 패러다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2004년 10월 체육대회에서 직원들과 올챙이 추을 추고 있는 모습... 이 사진은 제가 찍은 것입니다
경향신문 2005년 3월12일
SK(주)가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 등을 놓고 벌인 소버린 자산운용과의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11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주) 정기주총에서 최회장의 이사 선임안를 표결에 부친 결과, 의결권 있는 출석 주식 1억1천7백17만주 중 60.63%(7천31만8천주)가 선임안에 찬성했다. 반대 의사를 표명한 소버린측은 38.17%(4천4백26만1천주)를 얻는데 그쳤다.
최회장이 재선임됨에 따라 2년여에 걸친 SK(주)와 소버린의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으며, SK그룹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SK(주)의 이같은 승리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모범적으로 실천한 데다 지난해 1조6천4백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 소액주주와 외국인 주주의 지지를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05년 에이펙 정상회담 당시 중국 후진타오 주석을 안내하는 모습...
2006년 대통령 면담을 기다리고 있는 4대그룹 총수.. 왼쪽부터 삼성 이건희 회장, 현대차 정몽구 회장, 최회장, LG 구본무 회장. 후덜덜 하네요. 4대그룹 총수... 그러고 보면 대단한 위치인건데...
2007년 SK 경기가 열리고 있던 구장을 찾아 응원하고 있는 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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