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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통신

웃자고 한 일 죽자고 덤비네

by 신사임당 2010. 11. 3.
 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낙서를 한남자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기각됐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경찰과 검찰이 씌운 죄목은 ‘G20을 방해하려는 음모’라고. 주변을 지나가던 시민이 112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체포했단다. 기각됐기에 망정이지 아마 이 일로 구석영장이 떨어졌다면 전세계에 웃음거리가 되고 국격 팍팍 떨어지는 ‘개쪽’이 아니었을까. 허걱,,, 후덜덜이다.
 끝도 없는 오바에 설레발. 이런 식으로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벼든 꼴이 한두번은 아니었지... 아마?
 오늘 자 신문만 봐도 오바떠는 사안은 그것 뿐이 아니다. G20 구속영장 신청사건에다,  1면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기사는 영부인의 로비연루 의혹설을 폭로한 강기정의원에 대해 청와대와 여권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는 것. 의원 면책특권 제도를 조정한다고 어쩌구. 예전에 대통령 입을 미싱으로 박니 어쩌니, 영부인의 20촌 친척이 연루된 것까지 꾸짖으며 개거품무셨던 분들아니셨는지. 나도 내 20촌, 아니 8촌 얼굴도 모른다..... 시사만화에 정권 풍자했다고 전태일 거리문화제에 전시된 만평 수거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아마 G20 기간중 술먹고 비틀거리며 길거리를걸어간다고, 아니면 지나가는 외국사람 보고 예쁘게 안웃어줬다고 잡아갈 태세다.
 하긴 어디 이번 뿐이랴. 회피연아 동영상 사건이 있었지...  MB 욕했다고 록밴드 공연 싸그리 취소하고 경찰을 짭새라 불렀다고 잡혀가고, 아니 홍길동인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도 못하는. 죽자고 덤비는 이분들이 떨어주신 오바의 결정체는 군대도 안갔다 오신 분들이 모여 지하벙커에서 긴장감 넘치는 사진 연출하시고 천안함 발표를 전쟁기념관에서 짜잔 펼쳐주신 것일터. 
 사단이 됐던 G20도 그렇다. 2005년 APEC정상회담 당시에도 세계 주요 국가원수가 떼로 몰려왔었고 아셈정상회의도 그랬고... 그런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많은 20개국 정상이 와서? 아니면 회의 날짜가 길어서? 왤까? 왜 이리 난리 호들갑을 떠는건지. 돌아가면서 하는 회의라면서 단군이래 최대의 행사라고 온나라가 오바를 떠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아무리 설명을 듣고 홍보문을 들여다봐도. 그저 아둔하고 답답한 내 무지를 탓해야 하나. 
 초등학교 시절 바보들이 사는 나라에서 한 바보가 임금님은 바보라고 했다가 국가원수 모독죄, 국가기밀 누설죄로 잡혀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제 보니 단순 우스개가 아니라 30년 후를 내다본 예리한 시사풍자 유머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가다간 아버지를 아버지로 불러도 잡혀갈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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