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문화부에서 종교 분야를 맡게 되면서 가장 먼저 기획하고 고민했던 내용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를 다시 한번 살피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었다. 물론, 그럴 주제도 안되는지라 한국교회에 거창한 무언가를 이야기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한국 교회에 일말의 관심과 애정이 있거나 혹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건설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여지를 공유하고 싶었다. 실제 주변에서 나가고 싶은 교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이런 시대에 마음을 열 수 있는 교회와 목회자를 만난다는 것은 신자 입장에서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 교회는 안타깝게도 망가져 있다.
얼마전 온라인 기독교 매체 뉴스앤조이에서 <터닝포인트>라는 책을 냈다. 뉴스앤조이 대표가 그동안 한국 개신교계의 복음적이고 개혁적인 목회자와 원로 인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것인데 신자들이라면, 혹은 개신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싶다면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한국 교회에 회생 가능성이 있을까 회의할 때가 많지만 각각의 현장에서 분투하고 있는 이분들을 보면서 다시 희망을 품게 됐다.
인터뷰이는 모두 5분이다. 목회자이자 신학자인 배덕만, 권연경, 김근주, 박득훈. 그리고 전직 부총리이자 평신도 교회를 이끌고 있는 한완상.
지난 7개월간 종교담당을 해 오면서 운 좋게도 이 중 4분(배덕만·권연경·박득훈·한완상) 직접 뵙고 인터뷰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한완상 전 부총리에 대해 굳이 설명하자면 지난 5월 대선 직후 압구정동 자택에서 만났다.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라는 자서전을 막 내놓으신 참이라 책 이야기도 할겸, 대선 이야기도 할겸 했다. 그분의 서재는 말 그대로 책더미였다. 평생 책만 읽고 공부해오신 분인데 지금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신다. 당시 읽고 계시다며 보여주신 책은 요즘 ‘핫’한 신학자 톰라이트의 책이었고 원서로 읽고 계셨다. 우리 사회에서 손꼽히는 원로인 이 분의 명성이야 워낙 잘 알려져 있지만 직접 댁을 찾아가 가까이서 뵙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분에게서 흘러나오는 겸손함과 온유함은 단순한 태도와 예의가 아니었다. 결코 감출 수 없는 인품의 본질이자 평생 가져온 삶의 자세라는 것이 깊게 느껴졌던,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한완상 전 부총리=사자가 여물 먹듯... 갑이 체질 바꾸려는 노력 필요
박득훈 목사님과 배덕만 교수님은 올 초 종교개혁 500주년 기획을 준비하면서 뵙고 인터뷰를 했던 분이다.
배덕만 교수 = 권력과 결탁한 물신주의 '개독' 눈총
박득훈 목사 = 없는 사람들의 눈으로 성경과 세상을 본다
권연경 교수님은 로마서 13장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한 책을 계기로 전화 인터뷰를 했다. 지적 자극을 주는 분들인 동시에 복음의 본질을 강조하고 일깨워주는 스승이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었다. 김근주 교수님도 만나뵐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권연경 교수 = 권세에 복종 성경 해석은 시대착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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