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맥도널드나 버거킹 등 햄버거 체인점에서는 치즈버거를 팔지 않는다. 유대교의 식사법상 유제품과 고기를 함께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패티 위에 치즈를 올린 치즈버거도, 고기 토핑과 모차렐라 치즈를 얹은 피자도 먹을 수 없다.
이를 금지한 규정은 구약성경 출애굽기에 나와 있다.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으로 삶지 말지니라’(출애굽기 23장 19절). 이는 고기와 유제품을 함께 먹을 수 없다는 것뿐 아니라 함께 조리할 수도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여성들은 유제품과 고기가 섞이거나 서로 닿지 않게 각별히 주의한다. 고기를 담는 그릇과 유제품을 담는 그릇을 따로 장만해 엄격히 구분한다. 금속용기나 유리재질의 그릇은 두 가지 재료가 섞인다면 끓는 물에 소독한다. 내용물이 그릇에 스며드는 토기를 사용했던 과거에는 깨뜨려서 폐기했다. 요리하는 과정에 섞인 유제품과 고기도 폐기한다. 당연히 우유에 고기를 재워 잡냄새를 제거하거나 버터를 사용해 고기를 굽는 식의 요리법은 상상할 수 없는 셈이다.
고기와 유제품을 함께 먹을 수 없는 규정은 디저트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고기로 식사를 한 뒤에는 치즈케이크나 아이스크림, 우유나 크림으로 만든 각종 디저트류를 바로 먹을 수 없다. 배 속에서 섞이기 때문이다. 한국 유대인 커뮤니티센터에서 유대교 신앙과 교리를 가르치는 랍비 오셔 리츠만은 “식사시간에 고기를 먹은 뒤 다른 유제품을 먹으려면 6시간이 지난 뒤에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엄익란 단국대학교 GCC국가연구소 전임연구원이 쓴 <할랄 신이 허락한 음식만 먹는다>에는 고기를 먹은 뒤 유제품을 먹는 시간의 간격은 지역별 차이가 있다고 쓰여 있다.
대체로 6시간을 따르지만 독일에서는 3시간, 네덜란드에서는 1시간의 간격을 둔다는 것이다. 또 우유나 유제품은 고기보다 소화가 빨리 되기 때문에 이를 먹은 뒤 입을 물로 헹궈낸 뒤 바로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인증되는 식품이 ‘할랄’이라면 유대교의 율법에 따라 준비된 식품은 ‘코셔’(kosher)라고 한다. 종교적 이유에 따른 식품이지만 재료 선별이나 가공과정에서 엄격하고 깐깐한 절차를 거쳐 생산되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특히 코셔는 할랄보다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종교와 상관없이 식품의 이상적인 안전 기준으로 각광받으면서 코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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