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EXID형, F(x)형, 그리고 에이핑크형.
그 기준은 뭘까요. 음원과 앨범의 매출형태입니다. 다시 말해 음악 매출의 주요 부분인 음원과 앨범 중 어느 쪽이 잘 팔리느냐에
따라 이렇게 분류할 수 있다는 거지요.
■EXID형
EXID는 올해 가요시장에서 활동한 걸그룹 중 단일팀(솔로나 유닛 활동 제외)으로는 가장 높은 음원 매출을 기록했습니다(가온차트 집계). 반면 앨범 판매에선 부진한 성적을 보였습니다. 음원의 매출이 높다는 것은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의미하지요. 음원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에선 누구나 음원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해 쉽게 음악을 들어보거나(스트리밍) 다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굳이 특정 가수의 열렬한 팬이 아니더라도 대중적 정서에 부합한 음악이나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가수라면 폭넓게 소비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만한 쉬운 음악에 가수들이 가진 대중친화적 이미지도 한몫합니다.
단점이라면 신비감이 덜하다는 것. 높은 인지도를 얻고 인기를 누리지만 열렬한 팬층은 다소 약하다는 의미지요.
EXID외에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가수는 씨스타입니다. 그리고 올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신예 마마무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마마무는 우스꽝스러운 엽기사진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공개해 여성팬들에게서 특히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마마무는 최근 '여덕'이라 불리는 여성팬들이 급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여자친구와 미쓰에이도 이 유형에 속합니다. 여자친구는 음원 매출에서 8위였지만 앨범에선 15위를, 미쓰에이는 음원에서 10위, 앨범에서 19위에 머물렀습니다. 원더걸스도 음원에 비해 앨범 판매가 미미했습니다. 한때 전국을 재패했던 국민 걸그룹이었으나 한동안 휴지기와 변화를 겪으면서 팬덤이 많이 약화됐습니다.
■F(x)형
F(x)의 음원 성적은 신통찮았습니다. 하지만 4집 앨범 <4 walls>는 10만장을 넘게 팔았습니다. 이런 괴리감의 원인은 바로 F(x)가 대중성보다는 마니아층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데뷔 당시부터 견지해 온 장르는 일렉트로닉 댄스뮤직. 폭넓은 대중성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매번 독특하고 실험적인 콘셉트의 음악들은 고만고만한 걸그룹 중에 F(x)를 차별화시킵니다. 이 때문에 음원차트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팬덤 덕분에 앨범에선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지요. 또 평단으로부터 호감과 관심을 받는 거의 유일한 걸그룹으로 꼽힙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F(x)와 같은 형으로 분류될 또 다른 걸그룹은 올해 데뷔한 트와이스입니다. 컬러팝이란 장르를 들고 나온 이들은 앨범 판매에서 6위에 오르며 초반부터 강한 팬덤의 기세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워낙 초반이라 이들이 어떤 형태로 발전해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에이핑크형
에이핑크는 올해 음원과 앨범 판매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얻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사랑받으면서 든든한 팬층도 함께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모델이지요.
이같은 유형에서 소녀시대는 여전히 ‘넘사벽’입니다. 올해 앨범과 음원에서 모두 최고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지난해와 달리 태티서, 태연 등이 유닛과 솔로로 활동했고 정규 앨범도 내면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 이들은 40만장에 가까운 앨범 판매고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에이핑크는 소녀시대에 이어 종합 매출 2위에 올랐지만 소녀시대 매출액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요.
누구나 원하는 성공모델을 향해 착실히 다가가고 있는 에이핑크 뒤로 AOA, 레드벨벳 등이 바싹 추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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