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오는 5일(음력 7월15일)은 ‘백중’(百中)이다. 풍성하게 나는 과일과 채소로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던 전통적인 보름 명절이다. 농촌에서는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길만큼 축제같은 날이었지만 현재는 그 의미나 명맥이 거의 퇴색했다. 반면 불가에선 부처님 오신날, 성도재일과 함께 가장 큰 명절로 꼽히는 날이다. 이때 사찰에서는 부처와 조상에게 풍성한 음식으로 제사를 올린다.

불가에서 설명하는 백중의 유래는 효심이 지극했던 부처의 10대 제자 중 하나인 목련존자에서 비롯됐다. 불교 경전인 <불설우란분경(佛說盂蘭盆經)>에는 목련존자가 지옥에 빠진 어머니의 영혼을 구하기 위한 방법을 부처에게 묻는다. 그러자 하안거를 끝내는 날에 모인 수행 대중들에게 공양을 하면 이를 벗어날 수 있다는 답을 얻고는 500명의 수행 대중에게 공양을 하게 된다. 공양을 받은 그들이 함께 축원을 하면서 목련존자 어머니의 영혼은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이같은 불가의 기념일은 전통 농경사회와 결합되어 오랫동안 부모에게 제사를 지내는 명절로 내려왔다. 특히 불교가 탄압을 받았던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민속 명절로서의 성격이 강해졌다. 그러다보니 이를 지칭하는 한자표기도 여러가지가 있다. 명절의 의미를 담아 ‘百中’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지만 불교적인 의미가 더해져 ‘百衆’이라고도 표기한다. 대중들에게 공양을 하며 의식을 치렀다는 의미다. 또 ‘백종’(百種)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100가지 열매와 곡식, 채소를 차린다는데서 나온 것이다. 조선 중기 성현이 쓴 <용재총화>에도 100종의 꽃과 과일을 모아 바치고 죽은 부모의 신령을 불러 제사한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100가지 음식의 화려한 상차림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지금도 제삿상에 100가지 음식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대신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만큼 산과 들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푸짐하게 차려낸다.

 

조계종 사찰음식문화체험관 제공

 


사찰음식 전문가인 대안스님(조계종 연등회 보존위원회 사무국장)은 “대체로 나물 일곱가지와 전 일곱가지를 올리고 과일과 햇곡식, 과자도 차린다”면서 “해당 지역에서 많이 나는 제철 재료들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대안 스님은 “백중 상차림은 비교적 화려한 편인데 성철 스님이 계시던 시절의 백년암에선 차 한잔만 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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