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바클라바 / 출처 위키피디아

 

 

 달콤함을 즐기는 건 믿음의 증거”


최근 몇년 새 디저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해외의 디저트가 국내에 많이 소개됐다. 프랑스의 마카롱이나 에클레어, 밀푀유 등은 대중화된 지 오래고 터키의 바클라바 등 생소한 디저트도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터키는 ‘디저트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디저트를 자랑한다. 얇은 도우 사이에 견과류와 꿀을 층층이 쌓은 전통파이 바클라바, ‘터키쉬 딜라이트’로 불리는 젤리 로쿰, 쌀로 만든 푸딩 수틀라치, 밀가루와 설탕으로 만든 헬바 등은 터키를 대표하는 디저트로 꼽힌다. 이외에도 쿠나파, 마울, 무할레비, 사비야트, 줄라비야, 카타이프 등도 중동 지역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메뉴들이다. 이 같은 디저트 메뉴의 특징은 단맛이 엄청나게 강하다는 것이다. 중동 지역의 디저트는 강렬한 단맛으로 정평이 났다. 이곳에는 왜 이렇게 달고 화려한 디저트가 많은 걸까.

<탐식의 시대> 저자인 역사학자 레이첼 로던은 종교적·역사적으로 그 연원을 찾고 있다. 이슬람교도들은 맛있는 식사를 포함하여 현세의 쾌락을 낙원에서 누릴 기쁨의 예시로 여겼기 때문에 다양하고 화려한 고급요리의 전통을 만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는 “터키에는 ‘달콤함을 즐기는 것은 믿음의 증거’라는 말이 있다”면서 “이는 확고한 신앙이 있어야 현세의 쾌락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로 통용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7세기부터 13세기까지 이어진 방대하고 부유했던 이슬람제국은 사산조 페르시아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권의 음식을 수용해 독창적으로 발전시켰다. 특히 페르시아인들은 식사 후에 먹는 디저트를 풍성하고 화려하게 즐겼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세기에 키타브 알 타비크가 쓴 방대한 요리책 <바그다드 요리책>에 나오는 레시피의 3분의 1이 디저트다. 앞서 언급한 로쿰, 줄라비야, 카타이프, 쿠나파 등도 이 책에 소개돼 있다. 캔디의 일종인 누가, 아이스크림의 유래가 된 셔벗 역시 무슬림을 통해 서구세계에 전해졌다.

댄 주래프스키 스탠퍼드대 교수는 <음식의 언어>에서 “당시 사람들은 달콤한 음식이 위에 부담을 주는 음식의 소화를 도와준다고 믿었다”고 썼다. 이 책에 따르면 <천일야화>와 같은 중세 아랍문학이나 당시의 이야기책에는 끝없이 이어지는 디저트로 마무리하는 식사에 대한 묘사가 많이 나온다.

“ ‘여섯 형제들 이야기’에서는 고기죽, 식초로 조리한 거위 스튜, 피스타치오를 먹여 살찌운 닭고기를 마리네이드한 것을 낸 다음 주인은 손님들에게 디저트를 먹으라고 강권한다. ‘이 접시를 치우고 단 것을 가져와.’ 아몬드 절임, 사향으로 맛을 내고 시럽이 줄줄 흐르는 프리터, 그리고 아몬드 젤리를 내오면서 그가 말한다.”


터키문학을 연구한 오은경 동덕여대 교수는 “무슬림들은 평소에도 단 음식을 즐기지만 라마단 기간에 특히 더 많이 먹는데 이는 기력 회복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라마단이 끝나고 벌어지는 축제 때나 귀한 손님에게 대접할 때도 달콤한 캔디 같은 디저트를 많이 내놓는다”고 말했다.

 

저작자 표시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