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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역사가 빚은 풍미, 몰도바 와인에 반하다[주식(酒食)탐구생활⑬] 몰도바에서 가장 유명한 와이너리로 꼽히는 푸카리 와이너리. 차르와인 제공 “우리 앞에 있는 와인은 저마다의 풍경을 갖고 있다”는 프랑스 시인 폴 베를렌의 말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 자주 인용된다. 와인의 본질과 매력의 핵심을 담고 있어서다. 포도밭이 있는 지역의 특성과 환경이 어떤지, 어떤 품종이 자라는지, 포도를 가꾸고 와인을 빚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그에 따른 개성과 차별화된 맛을 드러낸다. 다양성이 펼치는 매력이 와인의 미덕이기 때문일 터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와인은 특정한 지역의 풍경에 국한되어 있는 편이다. 와인 산지 하면 주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의외로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와인 생산국들이 있다. 그.. 2023. 5. 26.
대기업 사표쓰고 ‘김밥일주’···“3년 내 김밥 브랜드 만들 것”[주식(酒食)탐구생활 ⑭] 저자 김밥 큐레이터 정다현씨 인터뷰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 할 전국 김밥 맛집이라니. 이 문구에 혹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파인 다이닝이 발달하고 온갖 다양한 먹을거리가 넘쳐나고 있지만 소풍이나 나들이에 ‘김밥’을 이길만한 것은 아직 없다. 만만하고 친근한 김밥, 때문에 별 대단한 김밥이 있겠나 싶겠지만 최근 새로 나온 책 (가디언)는 이 같은 고정관념을 날려버리며 호기심을 폭발하게 만든다. 700일 동안 전국 400곳의 김밥집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고르고 골라낸 136곳의 김밥집을 꼭꼭 눌러 담았다. 그가 찾아다닌 곳은 맛있고 특이하고 오래된 곳들. 책을 들여다보면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어쩌면 이토록 다양할 수 있을지, 도대체 이렇게 조합된 김밥은 어떤 맛을 낼지 궁금해진다. 김과 밥, 소금만.. 2023. 5. 26.
우리 조상들도 버터, 치즈 만들어 드셨다는거 아시나요? 미쉐린 2스타 스와니예 이준 셰프와 나눈 한식 이야기 이준 셰프는 “많은 셰프들의 노력 덕분에 미쉐린 가이드가 도입된 지 6년 만에 국내 다이닝 문화가 세계에서 주목받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종종, 혹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벌어지는 논쟁, 한식은 무엇인가. 한식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K컬처로 촉발된 K푸드 열풍이 지속되면서 다시 이 같은 질문이 불쑥 제기된다. 한식은, K푸드는 무엇인가. 둘은 다른 건가, 같은 건가. 한식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 요리를 선보여 온 셰프들은 종종 이런 논쟁의 중심에서 비판과 지지로 엇갈리는 시선을 받아왔다. 굳이 분류하고 구분 짓자면 모던 한식, 혹은 퓨전 한식 등의 장르로 묶인다. 한국적인 특징을 바탕으로 세계 음식에서 받은 영감을 요리로 선보이는 스와니예는 미쉐린.. 2023. 5. 26.
영국, 대관식, 그리고 키슈 지난달 중순 BBC와 가디언 등 영국의 주요 언론들은 ‘찰스 왕과 카밀라가 대관식 공식 메뉴로 키슈를 선정했다’는 뉴스를 일제히 보도했다. 일명 ‘대관식 키슈’(Coronation Quiche)다. 대관식을 축하하며 영국 전역에서 펼쳐질 ‘빅 런치’(Big Lunch)에 오를 이 메뉴는 70년 만에 열리는 빅 이벤트의 상징 중 하나다. 왕실 문화가 일반 시민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영국에서 대관식을 비롯한 왕실 주요 행사의 공식 메뉴는 큰 의미를 갖는다. 공동체가 모여 이를 함께 먹고 나누며 축하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왕실은 레시피를 공개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지원해 많은 시민이 이를 즐길 수 있도록 독려한다. 실제로 일반 가정에서 이 메뉴를 폭넓게 활용하고, 상업적으로 다양한 제품이 시판.. 2023. 5. 13.
샤토브리앙, 다쿠앙, 샌드위치의 공통점은? 음식 이름이 만들어지는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조리 방식이 붙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지역 이름이나 조리 도구를 따르기도 한다. 계란말이, 비빔밥, 프라이드 치킨이 재료를 조리한 방식이라면 평양냉면, 카프레제 샐러드 등은 지역 이름이 붙은 것이다. 항아리수제비, 철판볶음밥 따위는 조리도구를 따른 작명이다. 사람 이름을 따서 붙인 음식 명칭도 꽤 된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서사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소동파가 즐겨 먹던 돼지고기 요리에 붙은 ‘동파육’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단무지라는 단어 대신 지칭했던 ‘다쿠앙’도 17세기 일본의 대선사였던 다쿠안 소호라는 스님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평소 쌀겨와 소금으로 무를 절여 버무린 반찬으로 끼니를 해결했던 스님에게 감화를 받은 에도 막부의 3대 쇼군 도쿠가.. 2023. 5. 13.
샐러드도 덮밥도 아닌 포케입니다 밥 위에 잔뜩 올린 야채와 해초류, 그 위에 큼직하게 썰어 얹은 참치 혹은 연어회. 간장을 베이스로 한 소스로 슥슥 비벼 먹는 이 푸짐한 한 그릇. 보기만 해도 싱싱한 건강미가 느껴지는 데다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든든함까지 갖춘 이 음식의 정체는 샐러드인가 회덮밥인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상적 식사 메뉴로 자리 잡은 이 음식은 ‘포케’(Poke)다. 요즘 웬만한 샐러드 전문점에서 ‘포케’라는 이름이 붙은 메뉴를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아예 포케 전문점을 표방한 프랜차이즈 매장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알로하 포케, 포케올데이, 하와이안 보울, 슬로우 칼리 등은 포케 전문점으로 알려진 곳이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샐러드 전문점 크리스피 프레시(동원홈푸드), 피그 인 더 가든(SPC)을 비롯해 샤부샤부.. 2023.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