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9월 초 방탄소년단은 또 일을 냈다. 새로 발표한 앨범 <러브 유어셀프 結 앤서>로 또다시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3개월 전인 지난 6월 <러브 유어셀프 轉 티어>로 빌보드 200에서 처음 1위를 했으니 불과 석 달 사이에 두 번이나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비영어권 가수가 이런 기록을 세운 것은 처음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축전을 보내고, 병역문제가 화제와 관심사가 될 정도로 뜨거운 ‘뉴스메이커’가 됐다. 이들에 대한 소식은 어느 정도 따라가고 있다고 쳐도 정작 무대나 음악은 기성세대에게 썩 익숙하지 않다.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을 이해하기 위해 유튜브를 검색해 보지만 알 수 없는 낯선 용어들과 방대하게 쏟아지는 자료들 사이에서 오히려 길을 잃고 헤매기 일쑤다. 그런 이들을 위해 유튜브 활용 실전 매뉴얼을 정리했다. 지난 6월 방탄소년단의 기본 사항에 대해 정리한 ‘초급 가이드’에 이어 ‘아재들을 위한 방탄 소년단 중급 가이드’다.



■유튜브에 들어가 ‘방탄소년단’을 입력하니 일단 자료가 너무 많고 복잡하다.


“최근 화제가 됐던 곡의 뮤직비디오부터 살펴보자. 올해 빌보드 정상을 밟은 앨범의 대표곡은 각기 ‘Fake love’, 그리고 ‘아이돌’이다. 유튜브 검색창에 ‘방탄소년단(혹은 BTS) Fake love’라고 치면 맨 위에 ‘BTS(방탄소년단) FAKE LOVE Official MV‘라는 제목의 영상이 나온다.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ibighit)가 올린 영상으로, 조회수가 3억회를 넘는다. 제목 혹은 화면 왼쪽 아래에 ‘Official’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이 공식 뮤직비디오라는 의미다. ‘Official’이 붙어 있지 않은 영상은 팬이나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편집, 발췌한 영상이다. ‘BTS 아이돌’ 이렇게 입력창에 넣어도 된다. 보통 조회수가 많은 것이 위쪽에 뜬다. ‘아이돌’ 뮤직비디오는 한국 가수 중에서는 최단 기간인 4일 만에 조회수 1억뷰를 달성했다.”



■목록에 쭉 뜨는 것들 중 이상한 숫자, 영어 약자가 붙은 제목들은 이해가 안 된다. ‘BTS Fake love’를 쳤더니 공식 뮤직비디오 외에 ‘[MR Removed] BTS(방탄소년단)-Fake Love’라는 제목의 영상이 있다. ‘MR Removed는 MR을 제거했다는 표시인가. 제목 앞이나 뒤에 ‘180531’ 따위의 숫자가 있는 것도 궁금하다.


“MR은 ‘Music Recorded’의 약자로 반주음악을 뜻한다. 즉 반주음악이 제거된, 가창 영상이다. 다른 아이돌 가수들에게서도 이런 MR 제거 영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영상을 통해 가수의 가창력을 날것으로 볼 수 있다. 숫자 180531은 2018년 5월 31일 방영된 방송이나 행사를 촬영했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다른 용어가 붙어 있다면 장소나 프로그램 이름일 가능성이 높다. ‘직캠’은 팬이 직접 찍은 영상이라는 뜻이다. 걸그룹 EXID의 멤버 하늬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도 팬이 찍은 직캠이 화제가 되면서였다.”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중에서 억대의 조회수를 자랑하는 영상은 얼마나 되나.


“1억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곡은 모두 14곡이다. 그런데 글로벌 팬층이 점차 두터워지면서 예전 뮤직비디오들의 조회수도 늘고 있다. 1억뷰를 넘기는 뮤직비디오가 더 많아질거다. 현재 최고 조회수를 자랑하는 것은 5억뷰를 향해 가는 ‘DNA’라는 곡이다. 마찬가지로 유튜브 검색창에 ‘BTS DNA’라고 치면 맨 위에 뜨니 감상할 수 있다. ‘불타오르네’ ‘쩔어’ ‘피땀눈물’ ‘Mic Drop’ 등도 3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자랑하는 곡들이다.”



■‘BTS 불타오르네’를 검색창에 넣으니 ‘Choreography version’이라고 붙은 것도 있다.


“뮤직비디오에는 서사가 있다. 음악과 춤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사와 여백이 있고 틈틈이 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Choreography’ 버전은 춤이 없는 영상을 쳐 내고 안무가 있는 부분만을 남긴 것이다. ‘불타오르네’ 뮤직비디오의 러닝타임은 4분55초인데 안무 버전은 3분38초다. 비교해서 보면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나온 ‘DNA’의 조회수가 가장 높다면 그 전에 비해서 월등히 완성도가 나아졌다는 이야기인 건가.


“굳이 그런 기준으로 볼 필요는 없다. 지난해 상반기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이때부터 사실상 월드 클래스급의 인지도를 얻게 됐고 팬이 늘었다. 시상식 이후에 나온 첫 앨범이 지난해 9월의 <LOVE YOURSELF 承 Her>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인 DNA가 더 뜨거운 관심을 받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그럼 이전에 발표된 곡도 많을텐데 간단하게 정리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팬들이 편집, 발췌하고 압축해 올린 영상들도 이해에 도움이 된다. 나름대로 해설과 분석을 곁들여 알아보기 쉽게 정리해 놓은 것들이 많다. 좋은 영화가 있다면 일일이 찾아 제대로 감상하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짧은 시간에 쉽게 이해하는 방법으로 영화 유튜버의 해설 영상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유튜브 검색창에 ‘BTS 레전드 뮤직비디오’를 입력하면 ‘방탄소년단 칼군무 쩌는 뮤비 TOP5’ 같은 영상이 있다. 1년 전에 업로드 된 영상이라 최근 1년새 발표된 곡은 나오지 않지만 대표적인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다가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앞서 설명한 방법으로 공식 뮤직비디오를 찾아보면 된다.”



■뮤직비디오 말고 무대의 역동적인 공연 모습도 보려면 같은 방식으로 검색하면 되나. ‘BTS 레전드 무대’. 이런 식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BTS 레전드 무대’라고 입력하면 맨 위에 나오는 것이 ‘방탄소년단 쩔어 레전드 무대’라는 제목의 영상이다. ‘쩔어’라는 곡을 무대에서 공연한 것인데 방탄소년단 팬클럽이 손꼽은 대표적 영상이다. 이와 함께 ‘BTS 가요대제전 Intro performance Trailer’는 팬클럽이 레전드 1위로 꼽은 영상이다. 굳이 검색어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흥미로운 제목이 붙어 있는 영상들을 클릭해 보면 된다.”



■방탄소년단이 젊은 층의 지지를 더 폭넓게 얻는 것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가사로 풀어냈기 때문이라고 하던데.


“춤과 퍼포먼스를 통해 그들의 음악에 익숙해졌다면 가사를 음미해보자. 아니, 자꾸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가사가 들릴 거다. 가사를 이해하면 그들이 음악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드라마적 구성이 되어 있는 뮤직비디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발표했던 곡들은 일관된 서사와 연결점들을 갖고 있다. 청소년기의 방황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초기의 대표곡은 ‘No More Dream’이다. 꿈이 뭐냐고 묻는 기성세대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외치며 정체성을 고민하는 10대가 화자인 셈이다. 이들이 성장하면서 동시대의 청춘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런 과정이 여러 노래를 통해 표현된다. ‘쩔어’ ‘뱁새’ ‘불타오르네’ 같은 곡들은 동시대를 향한 응원과 냉철한 사회비판을 담았다. ‘니 멋대로 살어 어차피 니꺼야, 애쓰지 좀 말어 져도 괜찮아’(불타오르네), ‘3포세대? 5포세대? 그럼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세대? 언론과 어른들은 의지가 없다며 우릴 싹 주식처럼 매도해’(쩔어), ‘이건 정상이 아냐 아 노력 노력 타령 좀 그만둬’(뱁새) 등의 메시지에 얼마나 많은 환호가 쏟아졌는지 모른다.”



■다른 가수들과 비교했을 때 사랑노래는 눈에 띄지 않는 것 같다.


“가볍고 발랄한 연애나 사랑이야기보다는 그 나잇대의 고민이나 이야기를 한 것이 다른 가수들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물론 사랑을 이야기하는 노래들도 있다. ‘Danger’ ‘상남자’ ‘피땀눈물’ ‘Fake Love’ 등을 꼽을 수 있다. ‘봄날’은 다른 대표곡과 비교했을 때 서정성이 두드러지는 곡이다. 이들의 대표적인 앨범 제목이 <화양연화>와 <러브 유어셀프>다. 인생의 찬란한 시절을 뜻하는 화양연화, 그리고 네 자신을 사랑하라는 이 메시지가 전체 노래를 관통한다고 보면 된다.”



■영상을 보노라니 개별 멤버들의 차이가 조금씩은 보인다. 그 중에서도 국내외 방송이나 시상식의 공식 자리에서 멘트를 담당하고 무대에서 랩을 주로 하는 리더 RM은 확실히 알아보겠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멤버들은 헷갈린다. 이게 가장 어렵다.


“시간과 관심이 확실한 방법이겠지만 참고가 될 만한 영상이 있다. 유튜브 검색창에 ‘Who is BTS’라고 치면 맨 위에 뜨는 것이 ‘Who is BTS?: The Seven Members of Bangtan (INTRODUCTION)’이라는 제목의 영상이다. 3개월 전 업로드됐고 현재 66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길이는 28분 정도다. 7명 멤버별로 무대와 일상, 방송, 뮤직비디오, 각종 예능프로그램, 유튜브 영상을 편집해 한눈에 보도록 정리해 놓았다. 개인적인 춤과 노래, 랩 실력뿐 아니라 성격과 개성도 엿볼 수 있다. 뮤직비디오나 무대에서 공연하는 영상에서 개별 멤버들을 집중해 보여주기 때문에 한 번 보고 나면 비교적 식별하기가 쉬워진다. 외국팬들을 위한 가이드용으로 제작됐기 때문인지 영어자막이 달려 있다.”



■외국인이 나오는 화면과 함께 ‘리액션(reaction)’이라는 제목이 붙은 영상들도 많다. 외국인들이 방탄소년단의 영상을 보면서 반응하는 장면인데 꽤 흥미롭더라.


“글로벌 인지도를 누리고 있는 만큼 해외 팬들의 리액션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리액션’ 영상은 말 그대로 특정한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의 반응을 찍은 것이다. 유튜브 시대가 낳은 문화다. 전 국가대표 골키퍼인 김병지 선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꽁병지 TV’를 통해 축구경기를 중계하는데 이 역시 ‘리액션’의 일종이다. K팝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나 안무를 보면서 감탄하고 즐기는 리액션 영상은 상당히 많다. 해외팬들이 찍어 올린 리액션 영상은 K팝을 대하는 그들의 생각이나 감흥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 흥미로울 뿐 아니라 재미있는 정보도 담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K팝 리액션 영상을 특히 더 활성화시킨 건가.


“그렇지는 않다. 물론 수적으로 더 많은 리액션 영상이 업로드될 수 있겠지만 K팝에 대한 해외 팬들의 적극적인 리액션을 담은 영상은 싸이의 ‘강남스타일’부터 두드러졌다. 당시 말춤을 추는 리액션 영상은 세계 각지에서 쏟아졌다. 빅뱅, 슈퍼주니어, 엑소 등 다른 K팝 가수들의 리액션 영상도 엄청나게 많다. K팝 팬 특유의 ‘덕질’ 문화는 이 같은 리액션 영상에 대해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자연히 K팝 리액션 영상을 올리는 해외 유튜버들도 급증했다. 단순히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춤이나 노래를 따라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사례도 많다.”



■세계 대중문화 시장에서 주류 스타로 발돋움했다는 건 알겠는데 한국 가수라는 생각, 혹은 편견 때문인지 아직도 긴가민가 할 때가 있다.


“이해에 도움이 될 만한 다큐멘터리 한 편을 소개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인 <익스플레인 세계를 해설하다> 시리즈다. 이 중 ‘케이팝의 모든 것’이라는 회차가 있다. 한국 음악산업의 성장과정과 특징, 국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등을 담았다. 해외의 시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인지 국내 방송에서 보던 내용과는 차별화된 신선한 분석을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http://bts.ibighi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