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성경에도 최음제가 등장한다. 창세기 30장에 묘사돼 있는 합환채(자귀나무로도 번역됨)다. 남편 야곱의 애정을 얻기 위해 부인 레아와 라헬이 서로 합환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이야기가 나온다. 합환채는 영어로 맨드레이크(mandrake)다. 이는 예로부터 근동지방에서 임신 촉진제이자 최음제로 여겨지던 식물이다. 뿌리의 생김새는 인삼과 비슷하며 서양에서는 중세에 마취제로 사용되기도 했다. 신비로운 약효에 걸맞게 ‘사랑의 사과’ ‘사탄의 사과’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솔로몬왕이 쓴 사랑의 노래인 ‘아가’에도 ‘자귀나무가 향기를 내뿜는다’는 구절이 나온다.

남아메리카에서 토마토가 유럽 대륙에 전해졌을 때 당시 사람들은 이를 ‘사랑의 사과’로 부르며 마약성 최음제로 여겼다. 미국의 음식연구가 스튜어트 리 앨런에 따르면 그 이유는 토마토의 모양이 맨드레이크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맨드레이크가 최음제로 정평이 나 있던 터라 토마토 역시 비슷한 모양 때문에 그런 오해를 받았다.

 

 


또 다른 것으로는 석류가 있다. 하지만 석류는 맨드레이크가 주는 느낌과는 달리 영광스럽고 소중하게 여겨졌다. 온누리교회에서 발간한 책 <열린다 성경>은 이스라엘에서 고대부터 석류를 최음제로 여겼다고 쓰고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여성들은 석류즙을 즐겨 마셨으며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7가지 작물에도 석류가 포함된다. 성경 신명기 8장에 소개된 7가지 작물은 석류 외에 밀, 보리, 포도, 무화과, 감람나무, 꿀 등이다. 석류에 에스트로겐이 많아 여성들에게 좋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돼 있다. 석류 열매 안에 촘촘하게 박힌 씨들은 다산을 상징한다. 초대 기독교에서는 석류나무를 생명나무로 여겼다. 당시 화가들은 미술 작품에 에덴동산에 있는 생명나무로 석류를 그리기도 했다. 또 구약시대 이스라엘에선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맡은 대제사장의 옷에 석류 문양을 수놓도록 하는 등 성스러운 식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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