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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크

연예인과 투표

by 신사임당 2011. 10. 25.
배우 김여진씨가 박원순 캠프 대변인으로 참가해 나경원 후보에게 정면 대응을 한 것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나 후보가 박원순 후보의 멘토단에 김여진씨를 비롯해 가수 이은미씨와 배우 권해효씨가 참여한 것을 두고 "나도 연예인을 부를 수 있다"고 말한데 대해 김여진씨는 "이 자리에 누가 불러서 온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지요.


나경원, 연예인 오라가라 하지 말라

오늘 오전엔 이효리씨의 개념찬 투표독려 발언에 대한 일부 네티즌의 비난도 있었나봅니다. 이효리씨는 서울 시민으로 투표하는 것이 당연한 건데 욕하는 사람은 왜 그런 거냐고 반문하며 "아저씨들이 자꾸 무서운 멘션 보내요"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연예인은 대중앞에 서는 존재이기 전에 한 사람의 시민입니다. 그들 역시 일반인들과 똑같은 투표권이 있고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한편 연예인들은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인만큼 그들의 발언이나 행동이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그들의 행동과 그에 대한 책임감도 중요합니다. 

한 언론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나후보는 박후보의 텔레비전 광고에 이은미씨 등 연예인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나도 연예인 부를 수 있지만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마 그의  이같은 인식은 과거, 아니 10여년전 선거판에 연예인을 동원해 경쟁을 벌이던 잘못된 선거문화 시절에 머물러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시절엔 대중동원 유세를 하면서 가수 등 연예인을 불러 대중들을 모으고 동원하고 각 진영이 서로 세 싸움을 벌였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한마디로 자기들의 세를 과시하기 위해 연예인을 앞다퉈 동원했고 연예인들도 행사뛰듯 참여했습니다. 이 때문에 연예인들 사이에는 선거특수라는 말도 나돌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세상이 바뀌지 않았습니까. 인터넷이 발달하고 과거 권위주의 시대를 벗어나면서 시민의식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깨어나고 달라졌습니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고 연예인들 역시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자기 의사표현을 조금씩 하기 시작한 분위기가 된거죠.

2000년대 들어 온갖 기발한 선거운동과 투표독려 이벤트가 나왔고, 연예인들 역시 공익 차원에서 투표독려에 앞장섰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지방선거는 sns가 주도하는 선거혁명이라고 할만큼 큰 변화와 울림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연예인을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이런 사회적 발언과 행동을 하는 연예인들이 행사 참석하는 것 정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시는건지 궁금하네요.

선거에 참여하던 연예인. 선거판에서 연예인들의 역할과 그들을 바라보는 인식은 최근 20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국일보] 1996-03-31

안양동안갑의 경우 최희준 후보와 절친한 가수 송대관씨가 개인연설회에서 한두번 마이크를 잡아보았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보고 거리유세 수행으로 임무를 바꾸었다.
선거법상 노래공연이 금지돼 있어 별성과를 보지 못하는데다 정당행사에서 연예인이 어울리지 않는 쪽으로 분위기가 점점 변하고 있기때문이다.
신한국당은 탤런트, 가수, 개그맨 등 2백여명으로 연예인 봉사위원회(회장 석현)를 구성, 2∼3명씩 조를 짜서 각지역의 식전행사를 도맡고 있다. 그러나 이들중 개그맨만 상한가를 올리고 있을뿐 다른 연예인들은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3당은 공식적으로 연예인 동원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물론 개인적인 친분에 따른 연예인 지원은 여전히 활발하다. 서울 마포을 지역의 신한국당 박주천 후보는 부인의 고교·대학동기인 탤런트 김혜자씨가 14대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적극적인 후원을 하고있다. 금천구에 출전한 국민회의 이경재 후보의 경우 맏사위인 개그맨 김정식씨가 선거사무실에서 궂은 일을 도맡고 있고 김학래씨등 동료 개그맨들이 틈날 때마다 지원사격을 하고있다. 이 때문에 같은지역 자민련 유지준 후보는 고교후배인 탤런트 이정섭씨와 품바타령의 정승호씨를 내세워 대응하고 있다.


[국민일보] 인기연예인 경쟁적 동원 “눈살” |1996-02-17

◎“얼굴 알리기 홍보수단으론 효과만점”/출연료 고액불구 「모셔오기」 앞다툼/일부 정당선 「특별관리」 전담부서까지 둬여야가 지구당 행사를 개최하면서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가수와 개그맨 등 인기 연예인을 경쟁적으로 동원하고 있다. 각종 행사에 동원할 연예인을 특별관리하는 전담부서까지 둔 정당도 있다.
연예인 공연은 지구당 행사에 앞서 여흥프로그램으로 마련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참석자들의 호응도가 높아 후보의 이름을 알리는 홍보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연예인들은 때아닌 선거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가 선거구인 신한국당 L씨는 지난주 개최한 지구당 개편대회에 인기가수 T·S·C씨와 인기개그맨 K씨 등 4명을 초청했다.
그런 뒤 L씨는 유권자들에게 이들의 행사 출연소식을 알리며 참석을 유도했다.L씨의 계산은 그대로 적중해 행사장은 인기연예인들을 보려는 유권자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이날 출연한 연예인들은 대중적 인기가 높아 개인당 1회 공연에 보통 3백만∼5백만원씩 받는다.그런데도 스케줄은 3월중순까지 꽉 차있다. 이들 가운데 S씨와 여가수 C씨는 40∼50대 장년층에 특히 인기가 있어 지구당행사에 단골손님으로 출연하고 있다. 서울에서 출마하는 신한국당 P위원장도 C·L씨 등 가수와 개그맨 K씨를 불러들여 지구당 대회를 성황리에 끝마쳤다. P위원장의 한 참모는 『연예인출연은 비용이 많이 드는 게 흠이지만 위원장 홍보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면서 『돈을 조금 아끼기 위해 무명가수를 불렀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고 말했다.
야당도 예외는 아니다.국민회의 C위원장의 지구당 개편대회 때는 L·H·K·H씨 등 한때 인기 정상을 달렸던 쟁쟁한 여가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공연을 하지는 않았지만 C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간접적인 지원활동을 했다.C위원장은 후보등록이 끝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이들과 함께 선거구를 누빌 계획도 수립중이다.
지난주 경북의 자민련 지구당 행사에 출연한 가수 P씨는 자신의 히트곡 가사까지 바꿔 부르며 위원장으로 선출된 C씨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중앙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선거운동기간전에 개최되는 지구당 대회에서 연예인 공연은 무방하기 때문에 각당이 앞다퉈 이같은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연예인동원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이 당시만해도 연예인은 선거에 참여하는 시민의 한사람이라기보다 돈주고, 혹은 친분으로 부르는 동원의 대상이었습니다. 이들의 사회적 발언 자체도 생소했던 개념이지요.

그런데 어떻게 변하기 시작했나요.  
 

[경향신문] 장나라 투표하러 중국서 귀국...보아.문근영 "첫 투표 뿌듯해요" |2006-06-01

가수, 배우 등 연예인들도 바쁜 일정을 쪼개 투표 대열에 동참했다. 가수 보아(19)는 31일 오전 자신의 주소지인 서울 청담동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던졌다.
보아는 지난해 투표권을 얻었지만 기회가 없었고,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유권자로서의 첫 권리를 행사했다. 그는 "첫 투표여서 꼭 참여하고 싶었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벌써 투표할 나이가 됐나 싶기도 했지만 투표소를 나오는 순간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를 촬영중인 배우 문근영(19)은 지난 26일 촬영지인 전남 보성에서 부재자 투표에 참여했다. 연고지가 광주인 문씨는 영화 촬영 스케줄이 지연되면서 보성에서 첫 선거권을 행사했다. 그는 5.31 지방선거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가수 겸 탤런트 장나라(25.사진)는 투표를 위해 중국에서 귀국하는 성의를 보였다. 아침 일찍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구 투표소에 나온 장나라는 선관위에서 제작한 ‘뷰티풀 데이’라는 문구가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 투표했다. 공명선거 홍보대사인 그는 "투표를 위해 광저우에서 왔다. 투표하기 위해 제일 멀리서 온 사람 중의 한 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이왕이면 재미있게. | 2002-12-10

대통령 선거를 10일 앞두고 투표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네티즌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선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있다. 중앙선관위와 인터넷 카드업체 레떼가 젊은층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15일부터 선거 당일인 19일까지 공동 운영하고 있는 ‘대통령선거 이벤또’ 사이트에는 9일 현재 선거를 소재로 네티즌들이 올린 플래시 애니매이션과 영화포스터 패러디 등이 각각 2777점, 244점 올라와 있다.특히 영화 〈광복절특사〉를 본뜬 ‘투표일 특사’의 경우, “투표하기 위해 탈옥했다”는 등의 재치있는 내용이 네티즌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인 프리챌도 중앙선관위와 함께 ‘공명선거 실천 및 투표참여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서명운동에 참여해 이름, 전자우편, 참여지역 등을 써넣으면 중앙선관위 공명선거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연예인(장나라·정태우)의 아바타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 행사에는 이날 현재까지 2만7천여명이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네티즌들이 대선을 ‘또다른 재미’로 승화시키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선거 열기 확 띄운 ‘연예인 투표 인증샷’  | 2010-06-04  

이번 6·2 지방선거에서는 연예인들이 앞장서 투표에 참여하고, 트위터를 통해 팬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면서 선거 참여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특히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이 참여하면서 선거와 정치에 대한 10·20대의 관심을 높였다는 평가다. 누리꾼들은 솔선수범해 국민의 권리를 행사한 연예인들에게 ‘개념 연예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있다. 
선거 당일에는 생애 첫 선거를 한 아이돌 스타들이 주목받았다. 투표송을 불렀던 아이돌그룹 소녀시대의 윤아와 써니, 샤이니의 온유와 종현, 2PM의 황찬성, 포미닛의 허가윤씨 등이 투표하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시선을 끌었다. 
또 투표를 한 연예인들이 투표장에 간 모습을 담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글로 투표 참여를 독려하자 이에 동참하는 누리꾼들도 늘어났다. 


2AM의 조권씨가 주소지인 경기 수원에 가서 투표를 한 인증샷과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자 “앞장서 투표하는 모습이 멋있다” “나도 투표하러 가야겠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촬영 때문에 오전 6시에 1등으로 투표소를 찾은 배우 박진희씨도 사진과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저도 인증샷 올릴게요” “언니가 투표했다는 기사를 보고 나도 투표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호응글들이 달렸다. 
“어떤 꽃을 피울지 결정하는 투표의 꽃씨를 심기 바란다”고 트위터에 밝혔던 방송인 김제동씨도 투표 후 다시 트위터에 “저도 꽃씨 하나를 날렸습니다”라는 글과 인증샷을 올렸고 “저도 꽃씨 하나 심고 왔습니다. 투표율을 보니 뿌듯합니다”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트위터를 통해 선거 일주일 전부터 투표 참여를 독려했던 작가 이외수씨도 투표 당일 인증샷과 함께 “20대의 투표 참여가 10% 이상 오른다면 20~80대까지 참여인증샷만으로 입장가능한 공연을 만들어 바치겠다”고 밝히며 누리꾼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개그맨 노홍철·정종철, 가수 김창렬·황보씨 등도 트위터에 투표 인증샷을 올리고 “투표 아직 안하신 분들, 빨리 투표하세요”라며 시민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 미료는 투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들고 찍은 사진을 공개한 후 이를 놓고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자 사진을 삭제하기도 했다.


백번 양보해 연예인들이 공정선거, 투표참여를 외치는 것이 공익광고 차원이라 본다고 칩시다. 그래도 어쨌든 국민들에게 투표에 대해 환기 시키며 관심을 갖게 만드는 긍정적 문화로 발전한 것이라 할 수 있겠죠. 그러던 것이 이제는 젊은 연예인들이 투표 인증샷 등 자발적으로 나서며 민주주의 최대의 축제라는 선거를 본질에 맞도록, 축제 분위기로 이끌어가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대는 변화를 갈망하고 있고 거대한 쓰나미처럼 몰려드는 민심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습니다. sns 규제니 뭐니 하는 것을 보면서 몰려드는 쓰나미 앞에 모래주머니 쌓아 막겠다고 하는 인간의 부질없고 어리석은 대응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도 그 때문입니다.

사족 하나 생각납니다.
 

미국의 대선을 보면 숱한 헐리우드 스타들이 나와 대리전 양상을 보일 정도지요. 엄청난 스타들이 각자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뛰는 모습을 보면서 멋지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당하게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 있는 분위기, 그것을 쿨하게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국민들, 자신의 영향력을 동원해 여론을 호도하네 마네 하는 시비없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그들의 문화 말입니다.
좋아하는 것도 국민 마음이고 싫어하는 것도 국민마음입니다. 판단하는 것도 우리들 몫이고요. 누가 뭐 한마디 한다고 무분별하게 판단력과 이성을 잃는 국민들도 없을텐데 웬 국민들 판단 걱정이 많으신지. 우리 대중이 미국 대중들에 비해 수준이 한참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미국이니 서구, 글로벌 스탠더드 좋아하고 신봉하고 최고의 가치로 따르는 그분들. 왜 이같은 사회문화는 유독 한국식을 고집하는지, 왜 그들의 문화에 개방적이지 못한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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