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김승섭 교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지난해 여러 언론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건조할 수 있는 보고서 형식을 띤 이 글은 그 어떤 격문보다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또 잊지말고 냉정하자며 다짐하게 만들었다.

생뚱맞지만 최근 진행되고 있는 최저임금 논쟁을 보면서 이 책이 생각나 다시 들춰봤다. 그중에서도 맨 마지막 챕터 '당신의 공동체는 안녕하신지요'의 뒷부분에 저자는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을 살아보자고 썼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그 마지막 부분에 줄을 쳐놓았고 심지어 '나의 다짐' '잊지 말자' 따위의 메모를 적어놓기도 했다!!  심지어 좀 훌쩍거리며 적어놨던 것 같다.

시간이 좀 지나(그렇다고 몇달이 지난 것도 아니고) 다시 보니 누가 볼까 싶어 얼굴이 화끈거리긴 했다. 하지만 유치해 보일 수 있는, 이같은 즉자적 반응이야말로 실행과 변화를 이끄는 추진력이 된다고 믿으며, 포스터 그려 다들지나다니는 복도에 붙여놓는 심정으로 각오와 다짐을 되새겨 본다.

 

큰 따옴표는 책 내용이고 / 옆의 말은 '유치하게' 내가 갈겨놓은 메모다.

 

"80년대 민주화운동에 그토록 적극적이었던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 절반만, 아니 그 반의 반만이라도 그 때 열정의 10퍼센트를 가지고, 좀 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소득과 시간의 10퍼센트를 소외된 약자를 위해 쓰고 있다면 사회가 지금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에요."  / 내 소득의 몇% 공동체를 위해 쓰나. 

"학생시절에 했던 다짐이, 지금의 공부와 활동은 앞으로 수십년간 스스로를 망치는 일과 싸우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중요한 것은 졸업 이훙 내가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새기고 자식에게도 가르쳐야 할 것.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어 있고"  /초창기 내가 생각했던 기자, 그리고 지금의 나 

"아름다운 사회는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예민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 그래서 열심히 정직학 살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자존을 지킬 수 없을 때 그 좌절에 함께 분노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해요 " /별 다섯개.

"상처받는거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편에게서 받는 상처가 훨씬 더 아플 수도 있어요. 많이 힘들겠지만 그 상처로 인해서 도망가지 말고 그것에 대해 꼭 주변 사람들과 용기를 내서 함께 터놓고 이야기하고 자신의 경험으로 간직하세요.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성찰하지 않아요. 하지만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자꾸 되새김질을 하고 자신이 왜 상처받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해야 하잖아요. 아프니까. 그래서 희망은 항상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있어요. 진짜예요."

 

언론을 통해 여러차례 인터뷰가 나오긴 했고 우리 신문에서도 했다. 내가 한다고 손들었어야 했는데 그 기회를 놓쳐 원통하기도 했다. 오는 22일 이분 북콘서트 신청했다. 팬미팅 기다리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