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우울증은 흔히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하지요. 각박해진 현대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위험한 병입니다. 그런데 108배를 꾸준히 하는 것으로 이 병을 치유할 수 있다면, 게다가 스트레스와 홧병 역시 108배를 통해 다스릴 수 있다고 하는데 솔깃하지 않으신가요? 


오늘(24일) 미황사 금강스님을 만났습니다. 십수년간 수행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일어설 희망을 품도록 도와온 분이시지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수행프로그램 ‘참사람의 향기’는 들어본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워낙 유명한 수행 프로그램이지요. 


미황사는 땅끝마을이라 불리는 해남에 있습니다. 수행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지만 풍광과 사찰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합니다. 금강 스님은 2000년부터 이곳의 주지를 맡아 미황사를 성과 속을 망라한 수행 도량으로 세웠습니다. 

스님이  이날 설명한 수행 프로그램의 핵심은 첫 3일동안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전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라면 일상에서 해 볼 수 있는 기본 교육과정, 즉 절에서의 생활수행만으로도 수행의 기본을 닦을 수 있습니다. 

 



첫날은 차수와 합장, 절입니다. 

차수는 손을 가지런히 모으는 자세입니다. 단전 부위에 왼손을 놓고 그 위에 오른손을 교차하여 놓습니다. 우리 몸에서 손은 에너지가 가장 많은 곳이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입니다. 손을 모은다는 것은 밖으로 향하는 마음을 안으로 향해 자신을 들여다보도록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차수의 효과를 못 느끼나 일주일 정도라도 꾸준히 한다면 마음이 내면에 갈무리되어 모이게 된다고 합니다. 또 손의 따뜻한 온기가 단전에 모이므로 기운도 모아집니다. 

 

합장은 아시다시피 가슴께에서 두 손을 맞대는 것입니다. 왼손에는 몸 속의 다섯 장기(간, 심장, 위, 폐, 신장), 오른손에는 다섯개의 감각기관(눈, 귀, 코, 혀, 피부)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두 영역이 손을 통해 하나로 모아지면서 내 몸을 가장 최적의 사태로 회복시켜 줍니다. 이를 통해 온 몸의 기운이 다 도는 것입니다. 실제로 합장만 해도 그 안에 수행의 내용이 충분하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입니다.

 

큰절은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머리로 올라간 열을 내려준다고 하네요. 그래서 화가 나거나 질투가 일어날 때, 긴장감이 가득차고 올라갈 때 큰 절을 하면 머리의 열을 내려주어서 이를 낮춰줍니다. 불면증, 우울증도 낫게 해준다는 것이지요. 100일간 108배 하는 것으로 심한 우울증을 앓으셨던 분이 눈에 띄게 회복했다는 사례도 들려주셨습니다. 이처럼 열을 내려줄 뿐 아니라 절을 통해 자신을 비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행이 될 수 있습니다. 

 

이틀째 해야 하는 것은 장호흡입니다. 길 장자를 써서 장호흡입니다. 장호흡은 들이 마시는 것 보다 내쉬는 것을 더 길게 하는 것입니다. 걸으면서 한다면 3걸음 걸으면서 들이마시고 6걸음 걸으면서 내뱉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는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쉴 때 몸속의 독소와 나쁜 것을 뺀다는 기분으로 내쉰다고 합니다. 스님 말씀에 의하면 이같은 장호흡은 반드시 실외에서 해야 한다고 합니다. 실내에서 이같은 장호흡을 하게 되면 독소가 배출돼 실내의 공기가 나빠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장호흡을 꾸준히 하면 몸속의 노페물과 독소를 배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음을 누르고 있는 덩어리를 배출하는 효과도 있어서 심리적인 안정감도 얻을 수 있습니다. 

 

셋째날은 수식관을 하는 것입니다. 수식관은 호흡을 헤아리는 것입니다. 들이 쉬고 내 쉬는 것을 한번의 호흡으로 보고 이를 1에서 10까지, 혹은 10에서 1까지 세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실시하는 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음을 어디에 빼앗기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잘 알게 해준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 말씀은 무슨 뜻인지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합니다. 다음에 더 자세히, 실전을 통해서 배워보기로 해야겠습니다. 

 



스님은 이번에 미황사 수행 프로그램을 찾았던 많은 이들과 나눈 가르침을 묶어 <물 흐르고 꽃은 피네> 라는 제목의 책을 냈습니다. 지금까지 금강 스님과 1대 1 상담을 통해 마음 점검을 받은 이들은 모두 20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마주 앉아 삶의 이야기를 듣고 지혜를 나누는 스님의 방식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미황사를 찾도록 하는 비결인 것 같습니다. 그 지혜와 삶의 방식을 나누고 엿볼 수 있는 방법이 이번 책이기도 합니다. 


스님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 미황사는 100년 넘게 퇴락한 절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미황사에는 무척 아픈 역사가 있었습니다. 스님들 40여분이 배를 타고 섬마을을 다니며 풍물공연을 하고 화주를 받아 절을 꾸렸는데 어느날 청산도 앞에서 풍랑을 만나 돌아가셨답니다. 이 때부터 미황사는 거의 흉가가 되다시피 했습니다. 스님들이 돌아가시고 신도들도 발길을 끊은터라 100년을 넘게 겨우 이름만 유지했다고 합니다. 



 

미황사의 전경도 아름답지만 미황사 뒤편 도솔암 역시 빼어난 자태를 자랑합니다. 마치 구름위를 노니는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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