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출처 : 경향신문
입력시간: 2006년 04월 04일 18:21

우리 서해의 유전 존재여부를 놓고 정부와 민간업체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4년 동안 군산 앞바다에서 석유 시추탐사를 해온 한 민간업체가 “유전의 존재 가능성이 있다”고 입장을 밝히자 정부가 “근거 없는 얘기”라며 진화에 나선 것.



정부는 이 업체의 탐사권 연장을 불허한 채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석유 있나 없나=지구지질정보는 2001년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서해 군산 앞바다에서 유전 탐사권 승인을 받아 석유 시추탐사를 해왔다. 지구지질정보는 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해 2-2 광구에서 탐사시추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전 존재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징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또 “세계적 물리검층 전문업체인 미국 핼리버튼사에 정밀분석을 의뢰한 결과 18개 구간에서 유징이 확인됐다”면서 “이중 3개 구역에 대해 생산성검사(DST)를 실시할 것을 추천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업체는 탐사권 연장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키로 돼 있던 미국 핼리버튼사 인사는 불참했다.



산업자원부는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핼리버튼의 분석보고서를 검토했지만 어디에도 유징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서 “보고서에도 이 점을 명시하고, 해석할 때 이를 고려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고서는 서해 2-2광구 변성암층에 파쇄대(암석의 깨진 구간)가 있으며 이 부분에 대해 생산성 검사를 해볼 만한 구간이라고 선정해준 것일 뿐”이라면서 반박했다.



전문가로 구성된 검토위원회의 검토 결과 이 회사의 자료는 법률·기술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산자부는 지적했다.



◇투자자 혼란 우려=지구지질정보는 2000년 설립된 자원탐사 기업이다. 현재 다단계 유통기업인 제이유와 제이유의 계열사인 (주)세신이 지분을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구지질정보의 유전개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주)세신과 제이유의 또다른 계열사인 한성에코넷(코스닥 등록기업)의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해왔다.



산자부도 이 때문에 투자자 피해를 우려하며 몇 차례 투자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실제 유징은 원유 매장의 징후이자 석유 부존의 조건일 뿐 그 자체가 석유 부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구지질정보는 서해 2-2 지역에 대한 탐사권 연장이 불허된 것과는 별도로 다시 이 지역에 대해 탐사권 설정 출원을 새로 신청한 상태다. 해저광물자원개발법에 따르면 특정업체가 자원개발에 관한 탐사신청을 할 경우 적합한 요건과 자격을 갖췄다면 탐사권을 허가할 수 있다.



세계적인 유전 평가기업인 핼리버튼 보고서를 놓고 산자부와 지구지질정보의 해석이 판이하게 다른 데다 추가로 탐사권 신청을 한 상태라 서해유전을 둘러싼 논쟁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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