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새 앨범 <싸이 육갑>이 나왔습니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죠?
우리 시대 최고의 딴따라다운 이름입니다.
타이틀곡 강남스타일 역시 딴따라 기질 충만한 싼티와 직설화법의 매력이 일품입니다.
며칠 전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가졌던 그와의 만남은
정신없이 웃느라 두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그와의 왁자한 인터뷰 들어보시지요.
*2년만에 새 앨범 낸 소감은요
=앨범을 낼 때마다 두려움을 느껴요. 지금 가요계는 아이돌 세상이잖아요. 제가 팬덤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메인 화면에 2, 3일만 떠있다가 그동안 10위안에 들지 못하면 사라지잖아요. 그 다음엔 노래를 알릴 길이 없고요. 팬덤이 약한 저로서는 피가 마르는 일이죠.
그리고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내가 팬이 많다는 걸. 지난번 5집 땐 두어시간 보였는데 소녀시대 훗이 나오니깐 바로 맞고 훅 사라졌죠. 차트에서 1등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오전 8시부터 계속 띄더니 직장인들 움직일 때부터 뛰더라고요. 1등, 올킬, 게다가 타이틀곡 아닌 곡들도 함께 오르는 것도 처음이에요.
*소속사 YG와 함께 하면서 상승효과도 크죠
=있죠. 내 나이대의 가수는 인지도나 히트곡이 아니라 얼마나 ‘핫’한지가 중요하다고 봐요. 핫 한 집단에 속해있으니 핫해보이고 시스템의 힘 절실히 느꼉쇼. 그전에 혼자 다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음악과 공연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강남스타일 인기 있는 이유가 뭘까요.
=새 때만큼 얼떨떨해요. 기대 이상이고. 분석해본적이 없어 답변이 준비돼 있지 않은데. 내가 처음 가수로 대중에게 선택받았던 이유가 뭔가 고민해보니 골때리는 가사였던 것 같아요. '새됐다는 말처럼 키워드가 되는 한마디. 다들 에이 미친놈 하면서 흥얼거릴 한마디를 찾으려 했어요. 새 때랑 비슷한 마음으로 만들었고 그 때의 느낌과 비슷했어요. 그게 강남 스타일로 나온거죠. 또 새 처럼 노래만큼 춤도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춤은 5년에 한번 쯤 내 몸에 맞는 스타일이 나와요. 가끔씩 몸이 좀 덩어리가 져야 이쁜 춤이 있거든요.
*강남스타일이 뭔가요
=딱히 뭐라고 말하기가... 곡 쓰면서 제일 고민하는 것은 웃기되 우습지 않은 것. 그 경계선이 모호한데... 진짜 강남 스타일 사람은 이런 말 하겠어요. 그리고 장동건처럼 생긴 사람이 강남 스타일 이러면 재수없겠죠. 전 주소지는 오랫동안 강남이지만 비주얼은 아니잖아요. (아무도 아니라고 안하시네)
*피처링이 엄청 화려해요. 지드래곤 성시경 윤도현 박정현 리쌍 김진표 등등. 뮤비도 그렇고요.
=원래 준비하기를 전곡을 다 피처링 특집으로 할 계획이었어요. 업종별 권위자에게 1곡씩 맡길려 했는데 막상 타이틀곡은 딱히 붙일 사람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피처링 특집에 집착하지 말고 그냥 내자고 했어요. 타이틀을 제외한 곡은 피처링 섭외를 한 상태에서 나가다보니 피처링 비율이 높아진거죠.
유재석, 노홍철, 현아 모두 너무 고맙죠. 이번에 또 한번 한국 아이돌의 힘을 느끼게 됐는데, 현아는 외국 왔다갔다 하는 그 와중에도 이틀만에 안무를 다 외우더라고요. 난 2주 걸렸는데.
*노래마다 피처링에 얽힌 사연 좀 소개해주세요.
=첫번째 곡 청개구리는.... 청개구리는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들어온 이야기이고 부모님으로부터 누구나 많이 듣고 자라잖아요. 녹음하던 중 다른 세대의 청개구리와 함께 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지용이도 청개구리잖아요. 그래서 그친구에게 이야기를 했고 듣자마자 굉장히, 흔쾌히 응하더라고요.
사실 지용이의 힘을 느낀 것은 모든 차트에서 이 노래가 강남 스타일 다음 순위라는 거예요. 심지어 록인데. 어제 지용이한테도 이야기했는데 바램이 있다면 지용이 같은 파괴력있는 친구가 록을 해줘도 참 고마운 일이겠다 싶어요. 락인데다 PR곡도 아닌데 상위권에 랭크되는 것을 보면 이친구가 록으로 활동하면 록이 더 살아나겠구나 싶어요. 녹음을 해보니 정말 잘하더라고요.
*뜨거운 안녕은 유희열씨 곡을 리메이크 한거네요.
+2008년 상반기, 그때 굉장히 히트했던 노래예요. 제가 그때 이등병이었는데 그노래 정말
싫어했어요. 걸레 빨다가 그 노래가 나오는데 진짜 싫었어요. 그런데 참 사람이 간사한게, 살만해지니까 그 노래가 그렇게 생각나더라고요. 희열이 형이랑 이런 이야기 나누다가 이 노래 내가 부르면 잘 바꿀 수 있겠다고 . 그런데 형이 그 와중에 바로 답을 안해주더라고요.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그러면서 내 노래가 너한테 가는 것은 '당하는' 느낌이 난다나. 하루 뒤에 답을 줬어요. 다 좋은데
후렴을 네가 할거니 하고 물어봐요. 그래서 시경이 시킬거라고 했죠. 그랬더니 잘자요를 엔딩에 꼭 넣어달래요.
*77학 개론은 19금 거셔야 할 것 같은데.
= 댓글 중에 맙소사 제목만 보고 부모님이랑 같이 들었다가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건축학 개론이라는 영화가 94학번 이야기더라고요. 우리보다 두살 위인 75년생. 그래서 우리 77년생
끼리도 그 때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죠. 저랑 리쌍 김진표. 오랫동안 동갑내기 친구였거든요.
원래는 그렇게 가사를 더럽게 갈 생각은 아니었어요. 한명은 영어로 랩을 붙여 쓰고, 전 히트했던 랩들을 엮을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개리가 먼저 써온 가사를 보니 깔이니 뭐니 비속어를 써가며 써왔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나랑 김진표랑 이상한 경쟁심이 붙었죠. 이건 승부다 싶어. 그러다보니 노래가 변질이 됐어요.
*19금 곡이 싸이 답긴 하죠.
= 19금 곡은 저한테 의무예요. 1집때부터의 팬들은 지금 저를 굉장히 싫어해요. 굳이 붙어 있는 이유는 이런 19금 곡이 가끔씩 나와주기 때문이죠. 제가 욕을 많이 먹는게 변했다고 그러는 거예요. 변했다, 욕좀 해라.... 욕 안하는게 사실 잘못은 아니잖아요.
어땠을까 라는 곡은 잘 알지도 못하던 박정현씨한테 무턱대고 부탁해서 이뤄졌어요. 앨범 인쇄가 넘어가는 날 곡이 완성됐어요. 그래서 인쇄 스톱 시켜놓고 박정현씨한테 전화했죠. 대구에서 공연하는 분한테 새벽에 무조건 오시라고, 신세는 나중에 갚겠다고요. 박정현씨도 얼마나 어리둥절 했겠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박정현씨가 제 가사를 좋아하셨대요. 그래서 언제가 됐건 작사를 의뢰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어쨌든 이 곡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하는 곡이에요.
저는 이런 가사가 좋더라고요. 밝은데 짠한거 있잖아요. 어두운데 슬픈거는 말그대로 신파같은 느낌이라면 장조인데 슬픈 노래가 더 슬픈것 같아서요.
그리고 마지막 곡은 네버 세이 굿바이. 이 노래는 우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가끔 그런 상상을 많이 해요. 한물가기 전에 은퇴해야 할텐데 관두면 어떻게 될까, 무대에 못 서면 살 수 있을까 하고 말예요. 이런 상상을 많이 해요. 가족이랑도 공유가 안되는 이슈, 딴따라 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슈죠. 계속 이 직업을 하는게 가장으로서 맞을까. 내가 발라드 가수도 아니고 애들이 커서 내 춤을 뭐라할까. 이런 여러가지 고민을 하다가 나중에 내가 은퇴하는 날 부를 노래 만들어볼까 하다가 쓴 노래예요.
그런데 저 혼자 부르기엔 너무 버겁게 나왔어요. 제가 부르기 쉽게 하려고 키를 낮추면 감동이 반감되고. 곡 쓴 날 기분이 꿀꿀해서 술마시러 갔는데 희한하게 옆자리에 도현이 형이 온거예요. 차로 가서 들려주고 이야기했더니 이 형도 울먹울먹하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녹음을 했죠.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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