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출처 : 경향신문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시대가 눈 앞에 다가왔다. 양국 정부는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에서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협상 절차에 돌입했다. 세계 최대 경제권인 미국과의 FTA 협상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는 물론 향후 FTA 협상에 미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그동안 FTA 주변국에 머물러 온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의 중심권에 진입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은 농민단체를 비롯한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이 워낙 커 협상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



◇왜 한·미 FTA인가=우선 경제적 이익이 크다. 미국과의 FTA 체결은 세계 최대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단초가 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99%(1백35억달러) 늘어나고 장기적으로 서비스업의 경쟁력이 강화돼 고용도 10만명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산 제품의 수입이 늘면 무역수지 흑자는 줄 수 있다. 그러나 관세장벽 철폐로 수입 원자재 값이 낮아지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생산성이 높아진다. 이는 수출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져 전체적인 면에서 득이 된다.



계량적인 경제적 효과 외에 미국과의 FTA 체결은 본격적인 글로벌 경제로의 편입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는 물론 외국인 투자에도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다. 또 우리나라의 경제구조가 선진 경제 시스템으로 재편되는 긍정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강대국 미국과의 경제협력은 양국간 외교·안보 관계 강화와도 직결된 문제다. 이를 통한 안보리스크 완화는 수치로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겐 큰 도움이 된다.



◇쟁점은 뭔가=우리나라는 제조업 전반에 걸쳐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는 물론 대미 수출에서 42%를 차지하는 전자제품도 상당한 부수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섬유류, 타이어, 가죽제품, 신발류, 생활용품도 수혜가 기대되는 품목이다.



단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법률, 의료, 교육서비스 분야는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준규 팀장은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서비스 부문이 구조조정되고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생산과 고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농업은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쌀을 중심으로 곡물 및 과일류, 쇠고기 등 축산물, 수산물 분야에서 미국의 파상공세가 예상된다.



이처럼 양국간 유·불리 품목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향후 협상에서도 이들 품목이 주된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미국은 쌀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 분야에서 강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다른 시장을 얻기 위한 카드로 쌀 개방을 요구할 수 있겠지만 미국도 쌀에 대한 우리나라의 특수성이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인정 여부 등도 협상에서 불거질 쟁점으로 꼽히고 있다.



◇절차와 과제는=양국간 FTA 공식 협상은 내년 상반기 타결을 목표로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미국은 행정부가 특정국과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면 이로부터 3개월간 의회의 검토를 거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 FTA가 체결되면 국내 농·수·축산물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이해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또 정부가 미국의 요구대로 스크린쿼터 일수를 73일로 축소함에 따라 영화계의 반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99년 당시 미국과의 스크린쿼터 문제가 불거졌을 때나 한·칠레 FTA 협상을 진행할 당시 겪었던 국론분열 상황이 다시 재연될 수도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결코 만만치 않은 장애물들이 산적해 있는 셈이다.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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