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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스코프69

루이 14세의 성 도착이 만든 분만법 <메스를 잡다> 일반적으로 산부인과에서 분만하는 자세는 의사의 편의를 위해서라는 비판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중력의 힘을 빌어 쪼그려 앉는 대신 누운 자세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 산모에게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자세가 ‘정석’이 된 것은 루이 14세 때문이라고 한다. 얼마전 읽은 책 는 네덜란드 외과의사가 쓴 책인데 수술의 역사로 본 세계사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다. 흥미롭게 술술 넘어갈 뿐 아니라 전혀 몰랐던, 의외의 사실들이 많아 몇가지를 소개한다. ***여성의 출산 방식 = "당시에 여성들은 아이를 낳을 때 바닥에 쪼그려 앉아 중력의 도움을 받으며 자연적인 흐름에 몸을 맡겼다. 그런데 루이 14세의 정부였던 루이즈 드 라 발리에가 왕의 서자를 낳을 때 아들이 태어나는 광경이 잘 보이지 않자 왕은 .. 2018. 9. 1.
읽은 듯 읽지 않은 읽고 있는 고전 <지하생활자의 수기> 누구나 인간관계 속에 살다 보면 저 인간 도대체 왜 저럴까 싶을 때가 있다. 왜 그러겠나. 사람이니까 그런거지. 나도 내가 어떤지 종잡을 수 없는데 나도 아닌, 남은 오죽하겠냐 말이다. 1 더하기 2가 3이 되고, 물을 100도에서 가열하면 끓는다는 자연법칙, 이성의 법칙, 과학의 법칙이 통용되는 것이 인간 세상이라면 풀지 못할 인간관계의 문제가 뭐가 있겠냔 말이다. 그저 다들 자신의 기준에서 이 정도면 상식이려니,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며 하루하루 사는게 아닐까. 그저그렇게 비슷한 사람들끼리 맞춰가고, 그렇게 톱니가 맞물려가고 평소에는 큰 문제없이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다 그 상식이나 기준의 정도가 자신이 지금껏 만나왔던 사람들과 조금 다른 경우가 있다. 그러면 거기서 엇박자가.. 2018. 8. 6.
읽은 듯 읽지 않은 읽고 있는 고전 아Q정전 정신승리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뜻을 알고 자주 쓰는 말인데 어느 때부터 퍼졌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적어도 20세기에는 잘 쓰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뒤늦게 을 읽으며 알게 됐다. 정신승리라는 말이 이 소설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가뜩이나 많이 들어본 책은 잘 아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고등학교 때인가 국사시간에 들었던터라 은 내 머릿속에서 착각을 넘어 확신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중국 근대화 시기에 민중들을 깨우치고 계몽하기 위한 소설로, 주인공은 무지몽매에 빠져 있던 중국인을 상징하는 인물 어쩌고 하는 정도의 설풋한 내용말이다. 얼마전 집 정리를 하다 책장 한구석에서 빛깔이 누래진 을 발견했다. 넘겨보니 종이가 삭아서 바스라질 듯 했다. 그냥 버릴려다 한번 읽어나 볼까 하는 생각.. 2018. 7. 31.
켄드릭 라마를 알아야 할 이유 힙합은 현재 세계 대중음악계의 주류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이를 대표하는 당대의 뮤지션으로 꼽을 만한 이들은 여럿 있다. 7월 30일 서울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도 그 중 하나다. 국내외의 각종 미디어에는 살아있는 전설이니, 왕 혹은 제왕 따위의 상찬이 넘쳐난다. 힙합을 즐겨 듣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야 두말할 필요조차 없겠지만, 힙합을 잘 모른다 하더라도 그의 이름 정도는 기억해 놓는 것이 좋겠다. 뮤지션으로서의 성공 가늠자가 되는 성과(이를테면 세계 평단의 극찬, 앨범 판매량, 그래미상 수상 실적 등)가 뚜렷해서가 아니다. 그는 대중음악의 본질과 핵심 정신을 삶과 예술로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힙합 뮤지션 최초 퓰리처상 수상 그는 올해 4월 퓰리처상을 .. 2018. 7. 30.
읽은 듯 읽지 않은 읽고 있는 고전 '걸리버 여행기' 고전이라고 하니 너무 거창한 것 같지만 요즘 그런 책들을 읽고 있다. 읽은 줄 알았는데 제대로 읽지 않았고, 아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잘 모르는 것이 고전에 대한 불편한 진실 아닐까.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그러지 싶다. 어디서 선정한 고전 몇권 따위의 리스트가 종종 도는데 공유는 많이들 하지만 실제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책들이 읽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마크 트웨인도 "고전이란 모두 읽기를 바라지만 아무도 읽고 싶어하지 않는 책"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지 않았던가. 몇달전 인터뷰한 의 창업자인 정우성, 이크종 두 분도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읽지 않은 책"이라며, 그 이유로 고전을 리뷰한다고 했었다. 아무튼 그 중에서 뭐라도 고를 때면 개인적으로는 문학에 그나마 마음 편하게 손이 간다. 철학.. 2018. 7. 28.
“무인도에 갇힌다면?” 세계적인 작가들은 ‘이 책’을 선택했다 당신이 무인도에 갇히게 된다면 가져갈 세 권의 책은? 이런 종류의 설문과 답은 가장 진부하지만 외면하기 힘든 호기심을 자극한다. 당신에게 이런 질문이 던져진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프랑스의 언론인이자 영화감독인 프랑수아 아르마네는 이 질문을 작가들에게 던졌다. 움베르토 에코, 밀란 쿤데라, 오에 겐자부로, 파트리크 쥐스킨트, 이언 매큐언 등 세계 각국의 유명작가 196명이 여기에 답변했다. 이 프로젝트는 2003년 제이 매키너니를 만나 질문한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아르마네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에서 이같은 설문을 진행했고 이후에도 답변을 받았다. 십수년간 차곡차곡 쌓은 설문의 결과물을 (문학수첩)으로 엮었다. 196명의 작가들이 무인도에 갈 때 선택할 책들이 차례로 소개돼 있다. 아르마네는 설문을 .. 2018.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