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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고 걷기143

튀긴 쥐, 불에 그을린 개를 먹는 도시? 듣기만 해도 엽기적인, 상상조차 힘든 요상망측한 이름의 음식들. 더구나 이 음식들이 이 도시를 대표하는 사랑받는 요리라면? 튀긴 쥐, 불에 그을린 개는 좀 많이 심했다. 그런데 다른 이름을 들어봐도 범상치는 않다. 박쥐, 카나리아 우유, 자물쇠공, 세탁부, 잠옷을 입은 소시지, 송아지 새, 간으로 만든 치즈... 이게 다 음식이름이라고? 맞다. 그것도 예술과 문화의 도시 비엔나가 자랑하는 음식들이다.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비엔나 관광청 발간 책자에는 이런 요상스럽고 희한한 이름의 비엔나 대표 메뉴들을 소개하고 있다.(Quirks of Viennese Cuisine). *튀긴 쥐 Gebackene mause =deep fried mice 사진으로 봤을 땐 동글동글한 모양의 도넛이다. 대략 던킨 도너츠의.. 2021. 5. 24.
지금 비엔나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10개의 신상 레스토랑들 여행가고 싶어 미치겠다! 이렇게 외칠 사람이 어디 한둘일까. 그래서 요즘 시작했다. 여행준비를. 뭔 여행준비냐고? 이 상황이 5년, 10년간 이어지지는 않을거라 생각한다. 적어도 3년 후 쯤에는 다시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오히려 지금 여행지를 정해서 차근차근 정보를 정리해 놓아야겠다 싶다. 원래 여행 준비 하는데 가장 오래 걸리던 시간이 먹고 마실 장소에 대한 정보찾기였는데 이런 때 미리 찾아놔야겠다. 평소같으면 급부상한 인스타용 맛집에 낚일 가능성이 많았겠지만 오히려 방문 리뷰가 공백 상태인 지금이야말로 나만의 세렌디피티 후보지를 추려놓기 좋은 때라고 본다. 최근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도시는 비엔나다. 8년전 가봤던 이 도시는 너무나 즐기고 체험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 곳이었다. 하지만 3.. 2021. 5. 19.
뚱뚱한 화요일에 늦봄의 페르시아 정원을 떠올리다... 음식은 정체성이다. 특정한 문화집단 뿐 아니라 제각각 개성을 가진 개인들까지 설명하고 표현한다. 그래서 음식은 소통의 물리적 언어가 된다. 연대와 추억, 혹은 구별짓기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영화 는 음식이 갖는 이 전형적인 기능과 미덕을 보여주는 영화다. 제목에서도 충분히 그 전개가 짐작이 된다. 실제로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밍밍할만큼 뻔하고 잔잔한 영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영화가 좋다. 음식이 비슷한 기능을 했던 영화 에 비해 훨씬 가볍고 말랑한 동화같은 이 작품에서 생소한 세계 각국의 디저트를 만날 수 있다. 달콤하고 따뜻하고 포근하다. 처음 들어본 디저트들이 꽤 많이 나오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머리속은 여느 때처럼 두갈래로 움직였.. 2021. 2. 15.
천재들의 무덤 파리에 유명한 공동묘지가 있다.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페르 라세즈. 쇼팽을 비롯해 오스카 와일드, 에디트 피아프, 모딜리아니, 이사도라 던컨 등 근 현대를 빛냈던 명사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명사들의 숫자 면에선 팡테온 성당이 더 압도적이긴 하다. 볼테르, 루소, 에밀 졸라, 위고, 생택쥐페리, 퀴리부인 등등 70명 이상의 위인전 수준 인물이 있는 곳이니 말이다. 그런데 개별 인물의 면모나 카리스마에서 봤을 때 앞서 말한 묘지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압도적인 곳이 있다. 바로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산타크로체 성당이다. 이곳에 잠들어 있는 사람들은 미켈란젤로, 갈릴레이, 마키아벨리, 로시니, 그리고 단테다. 이름을 언급하는 것 만으로도 초현실적인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며 흥분이 밀려온다. 산타크로체 성당은 피.. 2019. 1. 4.
피렌체에서 닭대가리를 맛보다 피렌체 하면 뭐가 생각나나. 영화 때문에 많은 이들은 두오모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붉은 빛의 아름다운 전경을 떠올릴 가능성이 높다. 또 슬픈 사랑의 도시라는 수식이 으레 따라붙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특정한 영화가 주는 잔상과 인상일 뿐, 그런 정보 없이 보면 오히려 지적이고 세련된 풍모가 먼저 다가온다. 이름 모를 골목길과 건물들은 로마처럼 압도적이지 않고 소박하지만 우아한 기품에서 나오는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도시다. 개인적으론 사랑과 관능이 물씬 느껴지는 도시는 베네치아다. 시오노 나나미가 베네치아, 로마, 피렌체를 배경으로 쓴 3부작 소설(주홍빛 베네치아, 은빛 피렌체, 황금빛 로마) 때문이다. 잡으면 한눈에 읽히는 순정만화같은 소설이다. 어디를 가든 항상 음식이 가장 먼저 준비하고 공부하는 대상이다.. 2018. 12. 30.
이탈리아의 아침을 여는 카푸치노와 크루아상 세계에서 ‘커피 부심’이 가장 큰 나라는 이탈리아인 것 같다. 전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는 커피 브랜드의 대명사 스타벅스가 이제야 겨우 1호점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 나라. 에스프레소 머신을 최초로 개발하면서 세계 커피 산업과 트렌드를 주도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전으로 거슬러가면 베네치아 상인들이 있었기에 아랍의 커피가 유럽으로 전해질 수 있었을테니 커피 유통 역사에서도 이탈리아가 큰 기여를 했다. 예전에 방송인 알베르토를 만나 인터뷰할 때 에스프레소를 마시던 그는 아메리카노를 시키는 나를 보더니 “이탈리아 사람들은 커피에 물 타서 안마셔요”라며 웃었다. 하긴 예전에 시칠리아 갔을 때도 도저히 에스프레소를 입에 대기 힘들어서 룽고를 시켰더니 불특정 다수의 그들은 나를 ‘촌뜨기’... 하면서 놀리는 것 같.. 2018.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