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휘발유 국산차엔 제값못해
출처 : 경향신문
입력시간: 2006년 05월 07일 17:49
일반 휘발유보다 10% 이상(ℓ당 150~200원) 값이 비싼 고급 휘발류가 과연 제값을 할까. 정유업계는 “비싼 만큼 다르다”며 판촉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일반 휘발유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산차 엔진이 일반 휘발유에 맞게 설계돼 있어 고급 휘발유를 쓰더라도 엔진 성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국산차는 효과 없다=7일 한국석유품질관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고급 휘발유는 품질 기준으로 볼 때 일반 휘발유보다 옥탄가가 높다. 옥탄가는 휘발유가 연소할 때 이상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자동차 엔진이 요구하는 것보다 낮은 옥탄가의 휘발유 제품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엔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자동차 엔진이 요구하는 옥탄가가 충족되면 아무리 옥탄가가 높더라도 엔진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게 석유품질관리원의 설명이다.
현재 국산 자동차 엔진은 옥탄가가 91~92에서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돼 있다. 최고급 모델인 현대자동차의 에쿠스나 기아자동차의 오피러스, 쌍용차 체어맨, 르노삼성 SM7도 예외는 아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휘발유의 옥탄가는 92정도다. 고급 휘발유는 98~100이 주종을 이룬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국산 자동차라면 옥탄가 92를 충족하는 일반 휘발유를 사용하든 옥탄가가 100이 넘는 고급 휘발유를 쓰든 자동차 엔진 성능에 미치는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또 “수출하는 제품도 현지 휘발유의 옥탄가에 맞게 엔진이 튜닝된다”면서 “같은 모델이라도 중남미에 수출하는 제품은 86, 인도는 89에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수입차는 유리=유럽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휘발유의 옥탄가는 94~95 정도로 우리나라보다 조금 높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수입된 고급차량의 경우라면 고급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휘발유보다 옥탄가가 높은 고급 휘발유를 써야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BMW와 렉서스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 모델에 대해 옥탄가 95를 권장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닛산 관계자도 “국내에 들여오는 인피니티는 95 이상의 옥탄가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의 경우 8기통 이상인 S클래스 모델은 옥탄가 95, 그 이하는 91이 권장사항이다.
◇업계의 판촉전=현재 나와 있는 고급 휘발유는 SK(주)의 솔룩스, GS칼텍스의 킥스 프라임, 에쓰오일의 에쓰가솔린 프리미엄, 현대오일뱅크의 카젠 4종류다. 업체들은 고급 휘발유가 옥탄가만 높을 뿐 아니라 다양한 첨가제를 혼합했기 때문에 연비 개선, 출력 향상에도 효과가 있다며 판촉전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고유가 탓에 휘발유 소비가 줄자 고급 휘발유 시장에 거의 사활을 걸고 있다. SK(주)는 전파광고를 거의 고급휘발유인 솔룩스만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최근 수입차 외에 중·대형 차량으로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고급 휘발유의 판매량도 늘고 있다. 지난해 고급 휘발유 판매량은 모두 27만8천배럴로 전년보다 46.3%나 급증했다.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m〉

입력시간: 2006년 05월 07일 17:49
일반 휘발유보다 10% 이상(ℓ당 150~200원) 값이 비싼 고급 휘발류가 과연 제값을 할까. 정유업계는 “비싼 만큼 다르다”며 판촉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일반 휘발유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산차 엔진이 일반 휘발유에 맞게 설계돼 있어 고급 휘발유를 쓰더라도 엔진 성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국산차는 효과 없다=7일 한국석유품질관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고급 휘발유는 품질 기준으로 볼 때 일반 휘발유보다 옥탄가가 높다. 옥탄가는 휘발유가 연소할 때 이상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자동차 엔진이 요구하는 것보다 낮은 옥탄가의 휘발유 제품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엔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자동차 엔진이 요구하는 옥탄가가 충족되면 아무리 옥탄가가 높더라도 엔진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게 석유품질관리원의 설명이다.
현재 국산 자동차 엔진은 옥탄가가 91~92에서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돼 있다. 최고급 모델인 현대자동차의 에쿠스나 기아자동차의 오피러스, 쌍용차 체어맨, 르노삼성 SM7도 예외는 아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휘발유의 옥탄가는 92정도다. 고급 휘발유는 98~100이 주종을 이룬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국산 자동차라면 옥탄가 92를 충족하는 일반 휘발유를 사용하든 옥탄가가 100이 넘는 고급 휘발유를 쓰든 자동차 엔진 성능에 미치는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또 “수출하는 제품도 현지 휘발유의 옥탄가에 맞게 엔진이 튜닝된다”면서 “같은 모델이라도 중남미에 수출하는 제품은 86, 인도는 89에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수입차는 유리=유럽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휘발유의 옥탄가는 94~95 정도로 우리나라보다 조금 높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수입된 고급차량의 경우라면 고급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휘발유보다 옥탄가가 높은 고급 휘발유를 써야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BMW와 렉서스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 모델에 대해 옥탄가 95를 권장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닛산 관계자도 “국내에 들여오는 인피니티는 95 이상의 옥탄가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의 경우 8기통 이상인 S클래스 모델은 옥탄가 95, 그 이하는 91이 권장사항이다.
◇업계의 판촉전=현재 나와 있는 고급 휘발유는 SK(주)의 솔룩스, GS칼텍스의 킥스 프라임, 에쓰오일의 에쓰가솔린 프리미엄, 현대오일뱅크의 카젠 4종류다. 업체들은 고급 휘발유가 옥탄가만 높을 뿐 아니라 다양한 첨가제를 혼합했기 때문에 연비 개선, 출력 향상에도 효과가 있다며 판촉전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고유가 탓에 휘발유 소비가 줄자 고급 휘발유 시장에 거의 사활을 걸고 있다. SK(주)는 전파광고를 거의 고급휘발유인 솔룩스만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최근 수입차 외에 중·대형 차량으로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고급 휘발유의 판매량도 늘고 있다. 지난해 고급 휘발유 판매량은 모두 27만8천배럴로 전년보다 46.3%나 급증했다.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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