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PD수첩의 최승호 PD를 아시나요.

김태호, 나영석 피디가 예능쪽에서 대중적스타라면 최승호 피디는 시사교양 분야의 간판스타로 기억될만한 분입니다.

황우석 논문조작사건부터 검사와 스폰서편까지.

대한민국을 뒤흔들게 만들었던 그가 해고됐다고 하네요.

방송사의 파업이 워낙 장기화되면서 일반 대중들 역시 피로감으로 무감각해진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저역시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오늘 보니 황망해지며 동시에 정신이 번쩍 드네요.

좀 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해서 전문을 올려봅니다.

20일 MBC 노조의 성명서입니다.

 

 

 

살인마 김재철은 죗값을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다

김재철은 살인의 피 맛에 취했는가? 또 다시 해고다. 박성호 기자회장을 해고한지 22일만에 또 다시 살인을 저질렀다. 그것도 MBC 보도의 상징인 두 기둥을 뽑아버렸다. 파업 143일, 이로써 김재철이 MBC에 온 뒤 지금까지 무려 8명이 살인 해고를 당했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이래 최대의 언론 대학살이다. 그런데도 김재철은 살인 해고에 중독이라도 됐는지 이성을 상실한 칼부림을 멈출 기미가 없다. 역사에 김재철은 희대의 언론 살인마로 기록될 것이다.

살인 대상을 고르는 기준, 살인 수법도 악질 중의 악질이다. 최승호가 누구인가? 시사교양국의 최고참PD로서 <경찰청사람들>, <MBC스페셜>, <삼김시대> 등 30년 가까이 MBC의 대표적인 시사 교양 프로그램들을 제작해왔고, 특히 <PD수첩>의 간판 PD로서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5년에는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 당시 한학수 PD와 진실을 파헤쳐 올해의 PD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도 최 PD는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대기발령을 당한 것도 모자라 해고까지 당한 것이다. 이렇게 오직 탐사 고발 프로그램 제작에 힘써온 것이 해고를 당할 죄인가? 아니면 최 PD가 만든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을 불방시키고 검찰개혁에 불을 붙인 <검사와 스폰서> 편 제작 이후 강제 전출까지 시켰는데도 분이 안 풀려 막장 보복을 한 것인가?

 

 

 

 

 

 

 

 

박성제 기자도 마찬가지다. MBC 입사 이후 19년 동안 정치, 경제, 사회부를 두루 거치며 선 굵은 기자로 선.후배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 기자회장까지 맡았던 인물이다. 카메라 출동 등에서 <재벌 회장의 불법>을 고발하는 등 탐사보도와 기획취재는 물론 그간 세 차례의 총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선거방송을 진두지휘하며 정확한 여론조사로 방송대상 특별상을 받기도 하는 등 MBC 선거방송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파업 직전까지는 뉴스투데이 연출을 하며 3사 꼴찌를 달렸던 <뉴스투데이>의 시청률을 1위까지 끌어올린 1등 공신이었다. 해고를 당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래서인지 김재철을 위시한 하수인들은 두 사람에 대한 대기 발령부터 인사위원회 회부까지 이유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는 인사위원회에 불러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라며 윽박지르고, 역시 이유조차 알려주지 않은 채 해고를 해버렸다. 인간의 탈을 쓴 정신병자들이나 벌인다는 ‘묻지마’ 살인이다.

정직을 받은 다른 조합원들에게도 그 악랄함은 덜 하지 않았다. 회사 게시판에 이른바 ‘야지’ 놓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한 PD에게는 정직 6개월이란 중징계를 내렸고, 장례식장에 있던 기자를 권재홍 본부장 퇴근 저지 시위에 있었다며 허위 혐의까지 덮어씌워 인사위에 불러들이더니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처럼 뚜렷한 사유도 없이 징계위에 회부하고 중징계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은 궁지에 몰린 김재철과 부역자들의 정신 나간 ‘분풀이’로 볼 수밖에 없다.

김재철은 이렇게 MBC를 대표해온 인재들을 자르거나 몇 달씩 입을 묶어버리고 타 언론사의 골칫거리 문제인물들을 끌어 모아 MBC를 3류로 전락시키고 있다. 시청률은 바닥인데도 ‘프로그램 정상화’를 나홀로 주장하고 있다. 비판과 감시의 역할은 스스로 포기해버린 3류 방송 MBC는 김재철과 하수인들의 자리보전을 위해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기준도, 사유도 없는 해고와 중징계는 당사자는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100명이 넘는 언론인들에게 징계를 퍼부으며 탄압하고,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행위는 ‘대학살’이라는 용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전 세계 학살자들이 겪는 비참한 종말을 일개 김재철이 피할 수 있겠는가? 학살자를 이기는 길은 죽을 각오로 싸우는 것뿐이다. 오로지 김재철의 퇴진을 위한 한 길을 걷고 있는 우리는 김재철의 말로를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2012년 6월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