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병욱표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의 출연진이 확정됐다. <거침없이 하이킥>(2006~2007년), <지붕뚫고 하이킥>(2009~2010년)에 이어 세번째 시리즈가 되는 <하이킥 3, 짧은 다리의 역습>(가제)은 오는 9월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하이킥…>의 출연자들이 방송계 안팎의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앞선 시리즈가 기존 연기자들에겐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는 발판으로, 신인 연기자들에겐 스타가 되는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김병욱 감독은 기존 연기자들에게서 색다른 캐릭터를 이끌어 내 생명력을 입히는 솜씨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이 때문에 <하이킥…> 오디션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인지도 높은 기존 배우와 아이돌스타 상당수도 오디션에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리즈에선 전작에 출연했던 이순재가 빠졌다. 중견배우 안내상, 윤유선을 중심으로 새 가족이 구성된다. 2탄 <지붕뚫고 하이킥>에 출연했던 줄리엔 강은 다시 얼굴을 내민다. 김 감독으로부터 주요 출연자들을 캐스팅한 이유를 들어봤다.


안내상(하루아침에 사업이 망해 처남집에 얹혀살게 된 가장) = 그에게는 독특한 카리스마가 있다. 드라마 <로열패밀리>를 보면 극에서 차지하는 역할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묘하게 사람을 끄는 존재감이 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영화 <음란서생>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 존재감이 참 좋더라. 이번에 구성되는 가족에선 가장이 전작의 할아버지를 대신할 존재감을 갖고 초반부터 극을 이끌어야 한다. 그러기에 적격이라고 봤다. 그렇다고 무게를 잡는 투박한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윤유선(감정 기복 심한 엉뚱한 아내) = 자신을 드러내거나 튀지 않으면서 누가 됐던 간에 상대의 연기를 돋보이게 해주는 탄탄한 연기력을 지녔다. 어느 장르, 어느 역할에 갖다놔도 어울리는 폭이 넓다. 시트콤은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다들 특이하기 때문에 모아놓고 보면 극의 진행이 안되기 쉽다. 이 때문에 극을 극이 되게 만드는, 허리역할을 할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윤계상(윤유선의 남동생, 공중보건의) = 사석에서 본 적이 있다. 카리스마가 넘친다거나 상대를 압도하는 면모가 있는 것은 아닌데, 자연인으로서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인물이더라. 웃는 모습이 특히 좋았다. 그런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지석(윤유선의 남동생, 고교 체육교사) = 저평가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오늘을 즐겨라>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지나치게 바람둥이 이미지로만 소비된 측면이 있다. 얼굴이나 이미지는 참 좋은데 그 매력을 어필하는 데 실패한 것 같아 안타깝더라. 기회도 없었던 것 같고. 잠재력을 충분히 이끌어낼 여지가 있고, 그 가능성도 봤다. 2편에 나왔던 최다니엘도 <그들이 사는 세상>에 좌충우돌 코믹하게 나왔는데, 그 속에 멜로 연기에 어울리는 이미지가 있었다.

이종석(안내상·윤유선의 아들) = 극중 캐릭터가 요구하는 이미지와 카리스마에 딱 들어맞는 것을 보며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오디션을 보면서 우리 제작진 전원이 의견일치를 보인 것은 드문데, 이종석은 전혀 이견이 없었다.

크리스탈(안내상·윤유선의 딸) = f(x)를 비롯해 많은 걸그룹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 크리스탈이 가장 눈에 띄더라. 배우로서 재목이 될 만한 매력이 있다.

박하선(서지석과 같은 학교 국어교사) = 시즌 3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캐스팅한 배우다. 올 초 SBS <강심장>에 나왔을 때 졸다가 들키자 무척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그 이미지와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은 슬프고 다소 청승맞은 기운이 있었다. 그런데 <강심장>을 통해 그의 새로운 이미지를 개발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승윤(이종석의 친구) = <슈퍼스타K>에서부터 눈여겨봤다. 건방지고 거만한 콘셉트로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저 친구의 이미지를 극 속에 써보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이번 극을 짜는데 그때 생각했던 캐릭터가 필요했고, 오디션을 해보니 연기력에서도 가능성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