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개그맨 김병만(사진)과의 인터뷰는 밤 9시가 넘어서야 이뤄졌다. 전날 밤을 새우다시피 연습을 하고 집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인 뒤 오전 11시에 연습실로 나왔다는 그는 밤샘 직후에도 10시간가량을 연습에 매달려 있었던 셈이다. 그나마 같은 달인팀의 멤버 류담이 개인 스케줄로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 연습만 하고 ‘퇴근’하는 길이라고 했다. 




<개그콘서트> 최장수 프로그램 ‘달인’은 <개그콘서트>의 간판이자 개그맨 김병만의 다른 이름이다. 그는 인간의 몸이 지닌 한계와 땀의 힘을 통해 차원이 다른 웃음과 감동의 장을 연 개그의 달인이기도 하다.
그에게 몸은 무한한 아이디어를 소화하고 실현시키는 재료이자 소품이고 자산이다. 지난해 말 KBS 연예대상 후보에 올라 이경규, 유재석, 강호동 등 내로라하는 개그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각종 버라이어티쇼, 토크쇼 제작진이 앞다퉈 그를 찾고 있다.

CF, 영화로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는 그의 요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요즘 대세는 김병만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긴장감이 훨씬 커졌어요. 연습에도 더 많은 시간을 쏟으려 하고 시간 뺏기는 일은 자제하려고 하죠. 많은 분들이 ‘달인’을 바라보고 기대하시는 마음이 더 커졌는데 제가 게을러지면 안되잖아요. 혹시 이것저것 다른 데 얼굴 내밀고 정신 뺏겨서 연습에 소홀해지면 무대 올라가서 다 표시나거든요.

-지금 연습하는 것은 뭔가.

“외발자전거, 묘기자전거, 탭댄스 등 아이디어로 냈던 여러 가지 아이템을 한꺼번에 연습해요. 1주일 연습해서 바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죠.
이 코너가 오래되면서 전국에 계신 각종 달인들이 직접 기술을 가르쳐 주시기도 해요. 얼마 전에도 실제 묘기자전거 달인으로부터 핵심 기술을 배웠어요. 그런 기술 하나 확실히 배우고 나니 훨씬 쉬워지더라고요.”

-어떻게 저런 것까지 하나 싶을 때도 있다.

“목표는 묘기를 보여주자는 것이 아니라 개그를 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해서 웃음을 주자는 거예요. 그래서 떠오르는 온갖 다양한 생각들은 다 시도해 보지만, 도저히 할 수 없다면 포기하죠.
언제까지 이 코너를 하겠다, 앞으로 이런저런 묘기를 선보이겠다는 식의 계획은 없어요. 단지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겨보고 열심히 연습하는 거죠. 멀리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정신없고 숨차서 아무것도 못해요. 많은 분들이 제가 열정적으로 땀흘리고 연습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격려해 주시는 게 다행스럽고 감사한 거죠.”

-대중들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졌나.

“국민들이 다들 부모님 같아요. 몸걱정 해주시고 괜찮냐고 물어보시고…. 얼마 전 토크쇼에서 눈물을 보인 뒤에는 울지 말라고 격려도 해주시지요.
최근에는 일본에서 모르는 분으로부터 소포가 왔어요. 교포도 아니고 일본인인데 아이디어 회의할 때 쓰라고 펜을 보내 주셨더라고요. ‘KBS월드를 통해 개그콘서트를 본 적이 있는데 자막이 없는데도 당신이 하는 코미디는 충분히 이해하겠다. 너무 재미있었다’는 편지까지 쓰셨어요. 그 편지 쓰려고 한국말까지 공부하셨다는데 얼마나 감동했는지 몰라요.
또 한번은 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미군이 10명 정도 들어오더니 저를 알아보면서 같이 사진 찍자고 하더라고요. 그때 말은 통하지 않아도 내가 코미디로 소통하고 있구나 하는 실감과 보람이 더 크게 느껴졌죠.”

-류담, 한민관과 함께 출연하는 영화 <서유기 리턴즈>에 대한 관심도 많다. 

“어린이들에게 제가 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찍었어요. 성인들의 관점에서 영화적 완성도를 말할 수는 없겠지만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화죠.”

-꿈을 이룬 건가. 

“제 꿈은 희극배우로 역사에 남을 만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이주일·배삼룡·구봉서 선생님처럼, 찰리 채플린처럼 역사에 남는 희극배우가 되고 싶어요. 영화 등 다른 장르에서 활동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정된 무대의 한계 때문에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더 폭넓게 표현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