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사파일

[경향신문기사] 대기업 CEO 대부분 유임···젊은임원 늘려

by 신사임당 2006. 3. 22.
출처 : 경향신문

최근 SK를 끝으로 주요 대기업의 임원인사가 마무리됐다. 올 대기업 인사의 주된 특징은 안정 추구와 세대교체 분위기 정착으로 요약된다. 주요그룹 사장단이 대부분 유임된 것은 올해 환율·유가 불안과 해외시장의 경쟁여건 악화로 고전이 예상되는 만큼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대기업 오너의 인사 전횡이 사라지고 이사회의 권한이 한층 강화된 것도 이같은 분위기에 한몫을 했다. 또 재벌 2~3세 경영인들의 전진배치와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신규 인력풀을 확충한 것도 눈에 띈다.



◇안정이 우선=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유임됐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삼성그룹은 전체 50여명의 대표이사 중 삼성물산 상사부문 1명을 제외하고는 전원 유임시켰다.



LG그룹도 한때 주력 계열사의 CEO 교체설이 끊이질 않았지만 대부분 현직을 지켰다.



SK는 단 1곳의 대표이사도 바꾸지 않았다.



이같은 배경은 대부분 기업이 지난해 전반적으로 경영실적이 좋아 CEO를 바꿀 뚜렷한 명분이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또 최근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이사회의 권한 강화도 이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예전에는 그룹 오너가 대표이사를 자의적으로 바꿀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확 달라졌다”면서 “무엇보다 이사회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과 뚜렷한 과오를 입증치 못하면 이사회 통과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전례없는 원화가치 상승과 고유가 탓에 대내외 경영여건이 불안한 점도 안정이 우선이라는 논리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의 ‘연중무휴식’ 인사 시스템도 재계의 관심을 끈 대목이다.



◇세대교체 바람=주요 기업들은 인적쇄신 대신 차세대 CEO인 임원진에 대한 대규모 승진인사를 통한 분위기 전환을 택했다. 연령파괴는 물론 기술직과 외부인사 발탁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삼성그룹의 올 신규 임원 207명 중 이공계는 64%를 차지할 정도로 전성기를 맞았다. 평균 연령도 45.5세로 예전보다 낮아졌다.



LG도 신임 임원들의 평균 연령이 46세에 불과할 정도로 대대적인 젊은 피 수혈에 나섰다. LG화학의 경우 최연소인 36세의 임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LG그룹 신규임원 중 70% 이상이 연구·개발(R&D) 분야 기술인력이거나 영업파트에서 뛰던 현장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SK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열사간 교류인사를 대폭 확대했다, 주요 계열사인 SK(주)와 SK텔레콤간 이동이 두드러졌으며 신규임원 승진폭도 지난해보다 컸다. 계열사간 배타적인 인사문화를 깨고 핵심인사 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최태원 회장의 의지다.



오너 2, 3세들의 전진배치도 많았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의 맏딸인 현아씨를 상무보로 승진시켰고 현대백화점도 정몽근 회장의 차남인 교선씨를 1년 만에 상무로 승진 발령했다.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상무도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막내아들인 채승석 부사장도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됐다.



〈박경은기자〉
기사제공 :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