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ㆍ두달 만에 국내무대 돌아온 그녀들의 수다


가히 ‘소녀시대’의 전성기다. 국내 걸그룹 시대를 열어 평정한 뒤 일본으로 성큼 날아가 열도 소녀들의 감성을 후끈 달궜다. 세계 2위 음악시장인 일본이 들썩이면서 아시아 전역에서 ‘소녀시대’의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일본 활동의 선배격인 보아, 동방신기 등이 몇년에 걸쳐 일궜던 성과를 이들은 단 두달 만에 해치웠다. 물론 선배들이 닦아놓은 터전을 바탕으로 유튜브, 트위터 등 달라진 디지털 환경에 큰 덕을 입은 것도 사실. 그러나 노래, 안무, 스타일, 무대 매너에 이르기까지 깎아놓은 듯 정교하게 쌓아올린 소녀시대의 매력을 부인하기란 쉽지 않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소녀시대를 두고 여태껏 볼 수 없던 가창력, 완벽한 안무, 미각(아름다운 다리)을 갖춘 걸그룹으로 칭송하고 있다.


이들이 최근 신곡 ‘훗’으로 국내무대에 컴백했다. 이번엔 영화 <007> 시리즈나 <오스틴 파워>를 연상시키는 복고적인 스파이걸 콘셉트로 섹시함에 도도함을 더했다. 2일 이들과 함께한 인터뷰는 20대 초반 재기발랄한 소녀들과의 신나는 ‘수다 한판’이었다. 무대에서 보여준 넘쳐나는 카리스마는 간 곳 없이 시종 깔깔거렸고 짓궂은 농담, 장난기 넘치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일본에서 얼마나 인기를 체감하는지?

“지나가는 사람들 휴대전화 벨소리에서 ‘지’가 흘러나오는 거예요. 깜짝 놀랐죠. 심지어 어떤 프랑스 사람도 저희를 알아보더라니까요.”(태연)

“제가 한 번은 얼굴을 다 가리고 시내에 나간 적이 있는데 여고생으로 보이는 소녀들이 열명 가까이 모여서는 소녀시대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더라고요.”(티파니)

“전 실감이 안나서 계속 매니저에게 물어봐요. 진짜로 인기 많냐고. 일반인들을 만나는 게 아니니까 실감하지 못하는데 방송국에 가면 ‘와, 소녀시대다’ 하고 신기해하시는 분들을 볼 때 뿌듯해요.”(수영)

-현지 팬들도 한국처럼 멤버 개개인에 대해 인지하나?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불리는 멤버들의 별명이나 특징을 잘 알고 계세요. 제 별명이 탱구, 수영이는 식신인데 그걸 서툰 한국말로 종이에 써서 흔들며 환영해주세요. 심지어 그것 때문에 한국말을 배우는 분들도 많대요.”(태연)


“전 <우리 결혼했어요> 때문에 졸지에 고구마가 됐는데 일본은 물론이고 대만, 중국 상하이 어딜 가더라도 고구마라고 써놓은 보드를 볼 수 있어요. 처음엔 상하이에서 고구마라고 써놓은 것을 보고 ‘설마, 나?’ 이러면서 손을 흔들었다니까요.”(서현)

-금의환향 한 셈인데….

“장한 일을 했다고 격려해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덩달아 저희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뭔가를 해내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어디 가서 무슨 말을 하거나 행동할 때도 그렇고, 단어 하나까지 조심스러워요. 부담감도 생기고.”(유리)

“벨소리 ‘지’ 흘러나올 때 일본서 인기 실감해요.

수면시간 줄여가며 연습시장이 우리를 따라오는 선도적인 가수 되고 싶어요”


-선배들과 달리 현지활동을 하면서 한국말을 고수하는데?

“고수는 아니고, 아직은 자유롭게 할 만큼 제대로 완성돼 있지 않아서죠. 어색하게 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우리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자는 생각이에요. 음악적인 부분도 일본 아이돌 시장의 유행이 이러니 이렇게 맞추자는 건 아니었고 우리의 에너지와 색깔을 최대한 드러낸다는 계획이었죠.”(티파니)

-일상은 어떻게 보내나?

“무대가 있을 때는 각자의 스케줄이 너무 많으니까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 연습하죠. 하다 보면 ‘필’ 받아서 늦어지고. 개별적으로도 내내 음악 들으면서 각자 파트의 표정과 안무를 생각하고 연습해요.”(제시카)

“쉴 때는 아예 잠자거나 영화보는 정도? 떨어져 있고 싶어도 만날 붙어서 쉬고 밥먹고 해야 하니까 바깥 친구가 없어요. 그래도 지겹지는 않아요. 멤버가 많아서 8일 동안 한 명씩 바꿔가며 놀 수 있잖아요. 하하.”(윤아)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무대든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그런 무대를 만들어 보여드리고 싶어요. 새로운 개념의 콘서트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고, 더 많은 나라에 가서 공연도 하고 싶어요.”(수영)

“예전에 한 음악방송에서 라이브 밴드의 반주에 맞춰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신나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요. 꿈꾸고 상상하고 있는 이상적인 무대를 현실화시켜서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나죠. 저희들은 아이돌이고 아이돌 음악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것도 아는데 그런 비판이 자양분이 되고 채찍이 돼요. 더 잘하자, 더 욕심내자는. 그래서 시장을 쫓아다니는 데 급급한 게 아니라 시장이 우리를 따라오도록 하는, 그런 선도적인 가수가 되고 싶어요.”(써니)

춤과 노래뿐 아니라 말도 잘하는 소녀시대, 그들의 전성시대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