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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크

톱스타와 광고

by 신사임당 2010. 11. 10.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기사.  1993년 11월23일자 세계일보 17면에 나온 기사네요.



인기연예인들의 CF 겹치기 출연이 지나치다.

이른바 「빅모델」로 꼽히는 최진실 채시라 김혜수 고현정 유인촌 노주현 최수종 이경규등은 적게는 3개,많게는 9개 상품의 광고모델로 등장해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가장 많이 광고에 출연하고있는 모델은 역시 최진실. 최근 친정격인 삼성전자의 모델을 겸하고 있는 그녀는 「삼성세탁기」외에 「보루네오가구」「타우너」「씨」「세쎄」「리조이스샴푸」「요플레」「가나초콜릿」등 무려 9개 상품의 CF에 출연하고있다.

채시라도「베스티벨리」「동서가구」「삼성그린컴퓨터」「코리아나화장품」「세피아」등의 광고에 얼굴을 내밀고 있으며, 김혜수는「옥시」「미에로화이바」「금성더블VTR」「금성 김치냉장고」등에, 고현정은 「롯데껌」「세피앙티슈」「애경포인트화장품」「전원메론」등의 CF에 출연하고 있다.

또 원미경 김희애 오연수 이승연 하희라등도 겹치기 출연을 많이 하는 CF 모델로 알려져 있다. 

손지창 -경향신문 자료사진

남자 연예인 가운데는 대우제품과 「애경팍스」「시몬스침대」「BYC」등의 광고에 출연하고 있는 유인촌을 비롯,「누네띠네」「니조랄샴푸」「하벤」「옥시핑커벨」「펩시콜라」「파워그린」의 최수종,「동원참치」「짜짜로니」「롯데아이스크림」의 이경규,「캠브리지」「빅맨」「크라운맥주」「데이콤」의 노주현 등이 꼽히며, 최민수 주병진 박상원 「서태지와 아이들」 손지창 김원준등도 TV광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한 모델이 여러 제품에 등장하다보니 식상함을 주는 것은 물론 소비자로 하여금 상품내용에 대해 혼란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심지어는 같은 품목에 겹치기 출연하거나 경쟁상품으로 옮겨 말썽을 빚는 일도 잦다. 탤런트 정한용은 같은 피로회복제인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진사나」와 대웅제약의 「우루사」에 겹치기 출연, 모델료 반환소동을 빚기도 했으며 「대진썰타침대」의 모델로 활약하던 유인촌은 경쟁사인 「시몬스침대」로 옮긴 후 「저는 이번에 침대를 시몬스로 바꿨습니다」라며 대진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CF멘트를 해 도덕성 시비를 불러일으켰다. 

개그우먼 박미선은 동화약품 「홈매트」광고에 출연했다가 삼성제약 「에프킬라 매트」로 옮겨갔으며 코오롱모드 「디망쉬」의 모델이었던 가수겸 탤런트 나현희도 경쟁사인 대현의 「CC클럽」의 광고에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광고전문가들은 광고제작자들의 기획부재와 연예인의 인기에 편승한 안이한 제작관행, 광고전문모델의 부족,그리고 연예인들의 금전만능주의 성향등이 빚어낸 고질병이라 설명하고 있다. 

반면에 5년이상 한 제품만을 고집하고 있는 조미료 라이벌인 제일제당과 미원의 김혜자와 고두심,「해표식용유」의 정영숙,「맥스웰커피」의 안성기등은 CF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이 세계 20위의 광고대국으로 성장했음에도 이처럼 CF 겹치기 출연이 심한 것은 아직도 울 광고산업이 낙후해 있음을 반증하며,광고산업 발전을 위해서나 모델 개인의 인기를 위해서도 이같은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1993년. 그러니까 지금부터 17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광고모델을 톱스타에 의존하는 것은 그대로네요. 

차이가 있다면 경제규모가 커지고 제품광고가 많아진 만큼 광고에 겹치기 출연하는 톱스타 모델의 숫자가 좀 더 늘어난 정도겠죠. 여전히 빅모델에 집중하는 편식증은 여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광고시장 규모나 수준이 커지고 변하고 어쩌고 해도 몇몇 톱스타가 여러개의 광고에 겹치기 출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죠.

이게 문제점인지 어떤지는 일단 차치해두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광고하는 제품을 사고 싶을 수도 있고 식상하다고 느끼면 그 제품이 싫어질 수도 있는 문제인데 그 톱모델이 아닌 다른 사람을 광고모델로 썼을 때 나타날 해당 제품의 경제적 효과는  사실, 똑 부러지게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어쨌든 그렇다면 왜 이렇게 몇몇 톱스타에 집중되는 걸까요? 외

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유독 그런 현상이 심하다고 하네요. 광고계나 기업마케팅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몇가지 이유가 나옵니다. 

우선은 광고주의 톱스타 선호 경향 때문이랍니다. 

톱모델을 써야 자사의 제품도 톱이라는 것이 돋보인다는 강박관념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톱스타는 어디에 있든 눈길을 끌고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때문에, 일종의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이 때문에 광고 대행사에서 제품 컨셉이나 아이디어를 잡기도 전에 무조건 모델을 누구라고 정해놓고 시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광고가 카피나 영상 등의 콘텐츠로 승부하기보다 모델의 싸움으로 변질된 것도 이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톱스타는 한정돼 있고 몰리는 모델에는 계속 몰리고. 기업입장에서 톱모델을 잘 잡으면 초창기엔 재미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적으로 몰리다보니 나중엔 겹치는 이미지로 광고효과는 퇴색하고 모델료는 하늘높은 줄 모르고 뛰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대중들이 톱스타를 선호하는 것과 맞물리겠죠. 이건 또 광고회사들이 새롭고 창의적인 광고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겁니다.
서로 핑계를 대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구 말이 맞는지는 일단 판단을 보류하겠습니다. 어쨌든 모델에 대해 대중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 검색어나 뉴스 등을 볼 때 광고모델은 대중들의 화제가 되는 주제중 하나입니다.

어떤 광고인은 그러더군요. 광고주의 특성이야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대중들이 모델에 우루루 몰리는 현상도 여전하다고. 그 때문에 새로운 광고 아이디어에 대한 의욕이 저하된다고요.
특별히 제품의 기능이나 품질의 차이가 아닌 이미지로 승부하는 광고시장에서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집어드느냐는 광고에 전적으로 좌우되기 마련이라는데, 그런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창의적이고 독특한 광고컨셉이 아닌 모델이라고. 그러면서 대중들의 평균 수준에 맞게 광고는 제작될 수 밖에 없다고.

 
뭐가 맞는지는 각자의 생각이 있겠죠. 그런데 어쨌든 대중들이 톱스타 모델에 관심이 많은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다국적 화장품 회사들은 전세계 어디서든 단일모델로 광고를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만 특별히 톱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같은 특성을 반영했기 때문이겠죠. 한때 아파트 브랜드 광고가 봇물을 이뤘던 적이 있었는데 아파트 광고 역시 톱모델의 경연장이었죠.

우리가 상품을 사는 것은 상품과 이미지를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이미지라는 것에 상당한 댓가가 따르죠. 예전에 청소년들과 학부모 사이에 교복 공동구매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적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비싼 교복값에 학부모들의 등골이 휜다며, 합리적인 교복값 책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그때 취재하면서 현장에서 만났던 학부모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모 업체의 교복 모델이 톱스타이던 가수 조성모씨였습니다. 그 학부모님은 “톱스타에게 광고만 안해도 반값 수준의 교복을 살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왜 누구나 입어야 하는 교복을 업체들끼리 경쟁해서 터무니없이 값만 올려놓느냐”고 항변하셨습니다.

 
분명한 건, 어떤 제품을 살 때 모델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그 모델의 비싼 모델료를 기꺼이 내가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행위라는 것이겠지요.

 

** 이건 딴 이야기입니다. 93년에 나왔던 당시 인기 모델과 17년이 지난 지금 인기 모델을 죽 늘어놓고 봤을 때 겹치는 모델이 일부 있습니다.

김혜수, 고현정씨.

끝없이 스타가 명멸하는 연예계에서 국민적 인기를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하고 지켜온다는 것을 봤을 때 이들은 그냥 톱스타가 아니라 초특급이라는 말을 아낌없이 붙여줘야 할 것 같네요.
추억의 이름도 보입니다. 지금 10대나 20대의 젊은 층이라면 손지창, 나현희, 원미경, 주병진씨 등의 이름은 생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010년 현재 한국의 광고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파워모델을 꼽아보자면 앞서 언급한 김혜수, 고현정씨 외에 이승기, 신민아, 김연아, 박지성, 비, 이효리, 김태희, 장동건, 정우성, 소지섭, 이나영씨 정도가 우선 떠오르네요.
아이돌 스타로는 소녀시대와 2PM, 2AM 등이 있을테고 올해 떠오른 신인급으로는 황정음, 신세경, 송중기씨 등을 꼽을 수 있겠죠.

앞으로 또 17년 후, 아니 10년쯤 후엔 언급된 이들 중 누가 여전히 왕성하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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