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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기사] 한국 식품기업 ‘중국인 입맛 잡았다’

by 신사임당 2006. 3. 22.
출처 : 경향신문

1996년중국에 진출한 농심은 ‘신라면’을 대표상품으로 연간 매출 4천8백만달러를 올리며 중국에서 대표적인 라면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신라면이 중국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 라면은 끓여먹는 음식이 아니라 뜨거운 물에 담가 불려먹는 식품이었다. 더구나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중국인들의 특성상 매운 라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에서 농심은 어떻게 시장공략에 성공했을까. 농심은 우선 ‘라면도 끓여먹는 음식’이라는 점을 인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인쇄·TV광고는 물론 시내버스를 활용한 옥외광고를 통해 라면은 끓여먹어야 제맛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또 시식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선입견을 바꾸는 데 앞장섰다. 매운맛을 전파하기 위해 쓰촨성, 구이저우성, 후난성 등 중국에서도 매운 음식을 즐기는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여기에 중국의 고가식품 시장이 저가식품에 비해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3위안대의 고가제품을 내놓고 차별화에 나섰다.



당시 중국브랜드는 1위안 이하, 대만브랜드는 1~2위안대에 팔리고 있었다. 덕분에 1,200여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는 중국 봉지라면 시장에서 농심은 고가제품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가고 있다.



98년 산둥성에 진출한 한국야쿠르트는 한동안 일본 기업들의 제품에 밀려 고전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 드라마 대장금에서 한상궁 역할을 맡았던 양미경씨를 ‘야쿠르트 아줌마’ 모델로 기용하면서 제품 인지도가 대폭 향상됐다. 덕분에 현재 칭다오 지역에만 500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 판매원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 중국 수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유자차는 차를 즐기는 중국인의 특성에다 중국인이 황금색을 좋아한다는 점이 맞아떨어지면서 대박을 내고 있다.



무역협회 무역연구소는 5일 ‘중국진출 우리 식품기업들의 성공포인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소개하면서 식품기업들이 중국진출을 염두에 둔다면 이같은 ‘문화마케팅’이 필수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인들에게 낯선 우리나라의 음식 문화를 인식시키고 ▲중국인들의 음식문화를 이용하면서 ▲한류를 마케팅에 활용하라는 것이다.



김용민 수석연구원은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모두 이같은 문화전략이 성공했다는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이미지가 중요한 식품시장에서 세계 메이저업체와 경쟁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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