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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기사] ‘쏘나타 VGT 시승기’ 험한길서, 연비서 진가 보여

by 신사임당 2006. 3. 22.
출처 : 경향신문

VGT 엔진이 탑재된 쏘나타 디젤 모델 출고 소식에 조금은 후회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출력과 토크가 한층 뛰어나고 연비도 좋아졌다는데….



2004년 말부터 몰아온 쏘나타 N2.0(가솔린 엔진) 앞에서 ‘시승용’ 쏘나타 N2.0 VGT의 열쇠를 받아들고 약간 망설였던 것도 그 때문이다. 차량 뒤편에 VGT라고 쓰인 엠블렘만 제외하고는 가솔린 모델과 외관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 차량 내부도 계기판이 가솔린 모델과 약간 다르다는 것 정도가 차이점이다.



시동을 걸었을 땐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이 들려왔다. 정지상태에서 일정 속도까지 가속페달을 밟는 동안 엔진음이 제법 따라 붙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동안 정숙함을 자랑하던 쏘나타 가솔린 엔진에 익숙해진 상태라 이 정도 엔진음도 ‘소음’이라고 트집잡는다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같은 VGT엔진이 탑재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과 비교해 보니 굳이 가솔린 세단을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정지(공회전) 상태에서 시속을 60㎞ 이상으로 올리기까지 가속페달을 밟는 오른발에서 느껴지는 둔탁하고 묵직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초기 순발력이 뛰어난 가솔린 엔진의 경쾌한 느낌에는 한참 못 미친다.



하지만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리니 상황이 달라졌다.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쭉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시원했고 엔진 소음도 가솔린 엔진과 별 차이가 없었다. 승차감도 마찬가지다.



가솔린 엔진보다 2배 가까이 좋아진 토크의 위력은 매일 출퇴근하는 삼청동길에서 여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꼬불거리고 경사가 심한 왕복 2차로인 삼청동길은 차가 밀릴 때면 여간 신경 쓰이는 도로가 아니다.



급경사길에서 앞차의 꼬리를 물고 가다서다를 반복하다보면 마치 가파른 바윗길을 맨손으로 올라가는 심정이다.



브레이크를 단단히 밟고 있다가 행여 뒤로 미끄러질세라 재빨리 발을 오른쪽으로 옮겨 가속페달을 밟을 때의 그 불쾌하고 묘한 소리는 또 어떤가.



하지만 VGT엔진은 그런 불안이 없었다. 평지에서처럼 그대로 멈춰 서 있다가 다시 스르륵 출발하는 기분이란….



덤으로 연비도 만족할 만했다. 집에서 회사까지 14㎞ 정도. ‘험한’ 길 때문인지 평소엔 휘발유 20ℓ가 출퇴근 3번 하면 바닥을 드러냈다. 하지만 디젤엔진은 4번을 왕복한 뒤 혼잡한 서울시내를 10㎞ 정도 더 달렸는데도 연료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박경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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