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출처 : 경향신문

대기업인 SK가 친환경 에너지인 바이오디젤 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시장변화가 예상된다. 유채나 폐식용유를 원료로 한 바이오디젤은 배출가스가 기존 경유에 비해 훨씬 적지만 값이 비싸고 기존 정유사들이 참여치 않아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러나 어렵사리 사업 터전을 닦아온 중소기업은 시장확대에 대해서는 반색하면서도 뒤늦게 시장에 참여한 대기업에 대한 반발과 함 께 시장 왜곡 등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했다.



◇바이오시장에 뛰어든 SK=바이오디젤에 대한 정부의 강공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고 있던 SK가 사업 참여를 선언했다.



SK케미칼 김창근 부회장은 15일 ‘1일 농림부장관’직을 맡아 농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바이오디젤 사업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김부회장은 “친환경적이면서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바이오디젤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시장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SK의 신규사업 참여는 그동안 정유업계의 외면 때문에 시장이 채 형성되지 못한 바이오디젤 시장 활성화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규모는=정유사들이 7월부터 보급키로 한 제품은 기존 경유 99.5%에 바이오디젤 0.5%를 혼합한 BD0.5다. 이 경우 연간 9만t가량의 바이오디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바이오디젤은 연간 30만t 정도로 아직은 공급여력이 충분하다.



외국에서는 경유 95%에 바이오디젤 5%를 혼합한 BD5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생산시설 확충은 불가피하다. 비싼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도 시급하다.



한때 바이오디젤이 차량연료로 적합한지를 놓고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성능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된 국면이다.



◇반발하는 중소기업들=국내에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곳은 중소기업 5곳. SK의 사업 참여에 대한 이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어차피 SK에 바이오디젤을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말은 않지만 불쾌한 표정이 역력하다.



한 중소업체는 “전체 시장규모를 키우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동안 악조건 속에서 시장을 개척해 온 중소기업의 설자리를 빼앗는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바이오디젤을 써달라’고 애원할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돈이 되겠다 싶으니까 달려드는 것 아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동안 시큰둥한 분위기였던 SK가 사업에 참여한 배경에 대해서도 말이 나돈다.



바이오디젤 사업은 유통구조상 정유사가 참여치 않으면 사업활성화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러나 SK는 추가 설비투자가 필요하고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 참다못한 정부가 국내 4개 정유사 대표를 불러놓고 ‘자발적 협약식’을 가졌다. 바이오디젤 사업에 정유사들이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이다. 말이 자발적이지 결국은 정부의 ‘강권’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와중에 SK가 가장 먼저 ‘총대’를 멘 것으로 볼 수 있다.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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