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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힐링58

<라틴어 수업> 한동일 신부에게 듣는 공부의 비법 국내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 한동일 신부를 만나기 전 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언급된 구절이 등장하는 책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것도 아주 강렬하게. 알쓸신잡을 보면서 책읽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런것 비슷한 마음이랄 수도 있다. 강의내용도 좋았지만 학생들에게 뭔가 마음 깊은 곳에서 의욕과 열정을 끌어올려주는 듯한 그의 대화법도 무척 신선했다. 직설적인 내용, 뾰족한 표현이 무척 시원시원한, 아주 인상적이고 즐거운 인터뷰였다. 인터뷰 때 좀 피곤해 보이시긴 했다. 워낙 책쓰고 공부해야 할 것이 많아 지금도 수험생 비슷한 생활을 하시는 것 같았다. 업무를 보조해주거나 도와줄 사람을 구하는게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이 분 하시는 말씀이 "제 작업을 도와주시려면 최소한 4개국어를 해야하는데.. 2017. 11. 19.
종교와 음식 35 삭발과 찰밥 일반적으로 ‘머리를 깎는다’는 것은 출가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삭발은 스님이라는 존재의 정체성이자 본질적인 특성이다. 산사에 주석하는 스님들은 삭발하는 날이 정해져 있다. 매달 보름과 그믐, 한 달에 2차례씩 삭발을 한다. 스님들이 삭발을 하는 날 반드시 밥상에 오르는 음식이 있다. 찰밥이다. 대다수 사찰은 삭발식을 할 때 찰밥을 특별식으로 낸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최소영 행정관은 “머리를 깎으면 기가 위로 모인다고 해서 기를 내리는 찰밥을 주로 먹었다”면서 “이와 함께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두부전과 미역국, 김 등을 함께 먹는다”고 설명했다. 최 행정관은 또 “이처럼 영양을 보충하는 것을 가리켜 스님들은 ‘골맨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사찰별로 영양을 보충하는 음식을 형편에 따라.. 2017. 11. 19.
종교와 음식 34 도교와 복숭아 유교적 관례에 따르면 제사나 차례상에 반드시 올려야 한다거나 올려서는 안되는 것으로 규정된 과일은 없다. 그런데 복숭아는 대체로 제사상이나 차례상에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중국에서 유래한 도교적 풍습 때문이다. 도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국내에서 제도적으로 발전하는 대신 무속신앙 등 전통 민속신앙에 녹아들었다. 도교에서 복숭아는 불사, 장수의 상징이었다. 이 때문에 죽은 조상을 부르는 상차림에 복숭아가 놓여 있다는 것은 조상신에게 오지 말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복숭아의 힘이 무서운 조상신으로서는 음식과 술이 차려진 제사상에 접근할 수조차 없다. 아예 제사상을 차리지 않으면 모를까, 불효도 이런 불효가 없는 셈이다. 민간신앙에서도 복숭아 나무는 악귀나 재앙을 쫓는데 사용했다. 무당이 푸닥거리 .. 2017. 11. 19.
교회안의 페미니즘 교회와 페미니즘은 좀 안 어울리는 주제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은 기독교와 페미니즘은 서로 상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 그렇다. 성경이라는 텍스트에는 여성이라는 성은 상당히 보잘것 없는 존재로 묘사된다. 구약은 말할 것도 없고 신약에서도 사도바울이 쓴 서신에 위계에서 여성을 하등한 존재로 그리고 있다. 이 때문에 오랜시간 교회내에서 여성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존재였다. 어디 그 뿐이었나. 위계를 넘어서, 신의 뜻이라는 식의 호도를 일삼으며 성폭력까지도 만연했던 것이 현실의 모습이다.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 이후 여성에 대한 깨달음과 자각은 교회내로도 확산되고 있다. 신앙이라고 믿어왔던, 관성에 젖어 따라왔던 명제들을 다시 보고 제대로 해석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다. 교회 언니들을.. 2017. 11. 5.
종교와 음식 33 다쿠앙 스님과 단무지 스님들의 식사를 발우공양이라 한다. 발우는 스님들의 밥그릇을 일컫는다. 음식도 단촐하지만 식사법 역시 간결하고 단순하다. 다 먹고 난 뒤 그릇에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어야 한다. 수십명 스님의 발우를 헹궈낸 물이 맑다는 것도 이같은 식사법 때문에 가능하다. 밥알이나 반찬, 국물이야 다 먹는다고 하지만 그릇에 묻은 양념은 어떻게 남김없이 비워낼까. 비빔밥이나 카레같은 메뉴라도 나온다면 숟가락으로 양념을 긁어먹는데도 한계가 있다. 그럴 때 사찰에서 요긴하게 사용되는 ‘도구’가 바로 단무지다. 단무지로 발우 안에 남은 양념을 깨끗이 닦아내 마저 먹는다면 고춧가루까지 남기지 않고 비울 수 있다. 예전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법륜 스님이 출연자들과 함께 짜장면을 먹으면서 단무지로 그릇의 짜장 소스까지 닦아 .. 2017. 11. 5.
종교와 음식 32 버터와 종교개혁 종교개혁은 교회의 부패와 반발해 쇄신을 요구하며 일어났던 운동이다. 성직매매나 면벌부 판매와 같은 교회의 행위가 큰 반발을 샀는데, 당시 사람들의 분노를 부추겼던 또 다른 요인이 있다. 바로 ‘버터’다. 15~16세기 유럽인들 사이에 버터는 큰 인기를 끌었다. 부드럽고 풍성한 버터맛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많았는데 로마 가톨릭은 버터를 먹는 것을 제한했다. 음식사가인 엘레인 코스로바가 쓴 를 보면 가톨릭 교회는 사순절이나 금식일에 동물성 지방 섭취를 금지했다. 고기도 유제품도 달걀도 먹을 수 없었다. 고기와 유제품이 성욕을 부추긴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동안 특정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야 상관없겠지만 그 기간이 너무 길었다. 사순절을 비롯해 금육일인 매주 금요일, 각종 성인축일 등을 포함해 따지고 보.. 2017.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