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에너지가 미래다] ENI社 마우게리 부사장

출처 : 경향신문
입력시간: 2006년 05월 17일 17:32

이탈리아 로마 외곽의 신도시지역인 에우르에 자리잡은 ENI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레오나르도 마우게리 해외전략 총괄 부사장은 “한국이 해외자원개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할 수 있겠지만 일정한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면서 “정부의 외교적 지원과 투자, 기업의 기술개발 노력 등 모든 요소가 총체적으로 결합돼야 성과물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마우게리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후발주자인 한국에 조언할 내용은.



“나름대로 계획을 갖고 있겠지만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우선적으로 말하고 싶다. 일본 같은 경제 규모나 영향력을 가진 나라에서도 내놓을 만한 석유회사가 없는 것이 그 때문이 아닐까 한다. 오히려 일본은 석유 구매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세계적인 메이저 회사들도 끊임없는 투자와 산유국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새로운 접근이란.



“산유국 중 상당수가 일정 수준의 경제발전을 이루지 못한 곳들이다. 이들 국가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만한 산업을 우리가 제안하고 동시에 자원을 확보하는 ‘토털 패키지 개념’의 접근이라고 보면 된다. 많은 산유국이 석유를 무기화하는 것도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실제 최근 자원민족주의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같은 양상은 유가가 높을 때 통상 나타나기 마련이고 충분히 예견된 문제였다. 실제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에도 유가가 급등하면서 중동국가 중심으로 자원민족주의가 나타났다. 남미도 마찬가지다. 석유를 바탕으로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외국 기업과 맺었던 불리한 계약조건을 파기하고 다시 자국에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자원시장에서 중국 돌풍이 거세다.



“중국의 성장도 예견됐던 것이다. 최근 중국은 정부주도로 공격적인 자원확보에 나서고 있는데 사회주의 국가라는 특수성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수익성에 대한 판단없이 무조건 높은 가격을 써내고 광권만 확보하고 보자는 이같은 방식이 장기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기술력이나 마케팅 능력면에서 중국은 많은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고유가, 자원민족주의 등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데 대한 대응책은.



“이탈리아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다. 2차대전에 패배했기 때문에 식민지를 많이 보유하고 있던 다른 국가들과는 또 다른 출발을 해야 했다. 이 때문에 우리도 국민들을 위해 해외에서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뛰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앞서 말한 ‘새로운 접근’을 통한 광권 확보다. 화석연료가 고갈됐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경제성과 기술발전이라는 요소 때문에 석유나 가스 매장량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유가가 오르고 경제성이 생기면서 북해의 석유도 개발된 것이다. 캐나다가 무궁무진하게 보유하고 있는 오일샌드도 마찬가지다. 유가가 50달러 이상으로 오르면서 최근 몇년새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로마(이탈리아)|박경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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