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출처 : 경향신문
입력시간: 2006년 03월 23일 17:56

‘세계의 공장’ 중국이 우리나라 주력 상품인 반도체 수출 지도를 바꾸고 있다.



23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2월 우리나라의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11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 늘어났다. 홍콩도 10억달러를 기록하며 무려 76.6%나 증가했다.



그러나 대미 반도체 수출은 무려 36%나 감소한 5억달러였다. 일본도 5억5천만달러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본격화된 1990년 이후 미국·일본은 우리 반도체 수출의 최대 시장이다.



2002년만해도 우리나라는 미국에 연간 37억달러, 일본에 26억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수출했지만 중국시장에서는 8억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이같은 양상은 지난해부터 뒤바뀌었다.



매년 국산 반도체 수입 증가율이 100% 안팎을 넘나들던 중국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71억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수입했다. 이 바람에 우리나라의 최대 반도체 수요국으로 부상했다. 홍콩은 42억달러로 2대 수출시장으로 자리잡았다.



반면 미국 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04년만해도 미국은 우리나라에서 연간 46억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수입, 우리나라의 최대 반도체 시장이었지만 지난해는 21% 줄어든 36억달러에 그쳐 홍콩에도 뒤진 3위로 처졌다. 올해(1~2월) 반도체 통계를 보면 일본에도 뒤지고 있다. 같은 기간 반도체 전체 수출액은 14%나 늘어났지만 오히려 미국 수출액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수출지도가 바뀌는 것은 중국이 세계적인 전자제품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IBM, 델, HP를 비롯한 세계적인 전자업체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반도체 소비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2002년 1백8억달러였던 중국의 이동통신장비 수출액은 지난해 3백63억원으로 늘었다. 같은기간 컴퓨터 수출도 3백33억달러에서 1천47억달러, TV 및 영상가전은 1백79억달러에서 4백33억달러로 급상승했다. 광둥지역에 밀집한 전자제품 생산기지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홍콩이 우리의 주된 반도체 수출국으로 부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역협회 동향분석팀 양평섭 박사는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과 전자업종의 본격적인 디지털 바람이 구조적인 변화를 가속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m〉
기사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