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환율비상 수출업계 “제품경제 무의미 특단대책 내놔야”

출처 : 경향신문
입력시간: 2006년 04월 25일 18:35

환율 급락으로 ‘출혈 수출’ 위기에 내몰린 수출업계가 환율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무역협회는 25일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업종별 단체 대표와 업계 대표를 초청한 가운데 최근 환율 하락에 따른 업계의 동향과 대응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위험수위에 이른 수출=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업종인 기계,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대부분 업종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액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감열 전자산업진흥회 부회장은 “전자업계에서는 올해 사업계획상 환율을 950원 정도로 책정하고 환리스크 관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환율이 너무 가파르게 하락해 수출채산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율 하락 때문에 부품 수입 급증이 예상된다”면서 “중국, 대만 등의 국내 백색가전 시장 잠식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양우 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도 “지난해 30%로 증가하던 일반기계류 수출이 올 1, 2월에는 20% 증가에 그친 데다 3월 들어서는 6.7% 증가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수출증가율 20% 목표 달성은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악의 상황으로 890원대까지 하락하면 목표대비 7% 하락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의류제조 재봉기 및 자수기 제조업체인 썬스타 최정국 사장은 “회사 수익성 유지를 위해서는 최소 환율이 1,000원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신제품을 통해 제품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이것도 무의미한 지경”이라고 말했다.



◇정부, 환율문제 적극 대응을=수출업계는 최근의 환율이 한계상황에 이미 진입했기 때문에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석유화학공업협회 손중채 부회장은 “환율이 100원 떨어질 때 수입자재비는 1조5천억원 절감되지만 채산성이 2조원 이상 떨어져 오히려 5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면서 “현재의 환율로는 채산성을 맞출 수 없으므로 환율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무역협회 동향분석팀 신승관 박사도 “기업들이 스스로 환위험에 대응하고 체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율 하락의 속도가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6분기 연속 수출채산성 악화=2004년 4·4분기 이후 올 1·4분기까지 우리나라의 수출채산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무역협회가 내놓은 ‘최근의 환율 하락과 무역동향’에 따르면 2004년 3·4분기 3.8이던 수출채산성 지수가 4·4분기부터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채산성 지수가 마이너스인 것은 채산성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채산성이 악화된 것은 환율 급락으로 원화표시 수출단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무역협회가 856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출채산성이 한계상황에 도달했거나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조사대상 기업의 88%였다. 특히 대일 중소수출기업은 44%가 적자수출에도 불구하고 거래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수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들의 평균 손익분기점 환율은 983원이다.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m〉
기사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