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출처 : 경향신문

KOTRA 송성수 실장(57)은 1년 전에야 비로소 ‘떠돌이’ 생활을 접었다. 감사실장으로 발령받으면서부터다. 그는 입사 이후 30여년간 세계 각국을 돌아다녀야 했다. 이유는 박람회 때문이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박람회 전문가다. 라스베이거스 가전박람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밀라노 가구박람회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람회는 물론이고 업종별로 열리는 박람회란 박람회는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 해외 박람회에 한국 기업들을 이끌고 참가한 횟수만 150차례가 넘고 국내 전시회 주관 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세계 전시산업의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와 시카고, 싱가포르 무역관에서만 15년을 보낸 그가 박람회와 함께 해 온 인생은 한국 산업의 발전사와도 궤를 같이 한다.



박람회에 참가할 한국 업체를 모집하고 전시관에 한국부스를 설치하는 일부터 바이어를 섭외해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것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운영 노하우를 배우느라 해외 주요 박람회장마다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녀야 했던 당시 그는 박람회장에서 외국 바이어와 수출계약을 맺은 중소기업의 사장을 부둥켜안고 함께 눈물을 흘린 적도 여러차례다.



“그때만해도 한국은 브랜드 이미지는 고사하고 국가 인지도도 없던 상황이었지요. 수출을 할 수 있는 길은 세계적인 박람회에 참가해 바이어들을 만나는 것밖엔 없었는데 70년대 중반 금성사(현재의 LG전자)와 공동으로 가전박람회에 나가 마케팅을 펼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는 최근 박람회와 함께한 자신의 30년을 정리한 책 ‘박람회가 1등 기업을 만든다’를 냈다. 구체적인 절차와 준비방법부터 상담 매너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아낸 그는 “많은 중소기업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해외 마케팅에 성공해 우리 경제의 든든한 뿌리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또 하나 바람이 있다면 국내 전시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정보통신 박람회인 세빗(CeBit)이 열리는 하노버시는 1주일간의 전시회 덕분에 1년간 그 지역 주민들이 먹고 삽니다. 수출실적도 쌓고 관광 등 관련산업 파급효과도 큰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인 셈이지요.”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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