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출처 : 경향신문

한·미 FTA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다. 농업으로 대표되는 피해 산업계의 극심한 반발 때문이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 FTA를 위한 공청회’가 농민단체 회원들의 저지로 무산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2004년 체결된 한·칠레 FTA가 농민들의 거센 반발 때문에 4년이나 걸린 점을 감안하면 규모가 큰 미국과의 FTA 협상이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키 어렵다.



◇농업부문이 관건=상대적으로 열세인 농업 분야를 어떻게 다독이느냐가 한·미 FTA 협상의 최대 관건이다.



FTA 협상 결과에 따라 양허품목과 관세율 감축 폭이 결정되기 때문에 어떤 품목이 얼마만큼 관세를 줄일지는 정해진 게 없다.



하지만 제조업 부문의 이익만큼 농산물 분야의 개방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특수성과 민감성을 감안할 때 쌀은 개방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지만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있는 곡물류나 과일류, 낙농제품, 축산물 분야는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비롯한 주요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한·미 FTA가 타결되면 농산물 수입증가는 장기적으로 최대 3조2천억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국내 농업생산 감소액만 2조원에 달한다. 농업부분에서만 12만명의 일자리가 날아간다는 계산도 나와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권오복 연구위원은 “국익상 한·미 FTA의 추진이 불가피하다면 농업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 협상이 진행돼야지 일방적인 농업의 희생이 강요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효율성이 문제=FTA 협상은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만 잘못 대응하면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되면 우리 수출이 늘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수출효과는 오히려 미국이 더 크게 누릴 수도 있다. 농산물뿐 아니라 공산품에서도 현재 우리나라의 관세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은 2.5%의 관세가 붙지만 우리나라는 8%나 된다.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 하락 효과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팔리는 미국 제품이 갖게 되는 셈이다.



긍정적 효과보다는 당장 나타나는 부작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문제다.



무역협회 정재화 FTA 팀장은 “한·칠레 FTA 협상 과정에 정치·사회적 갈등으로 막대한 비용을 치른 바 있다”면서 “사회 전 분야에서 윈윈효과를 내려면 다양한 이해집단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체계적인 지원책도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경은기자〉
기사제공 :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