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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미래다]“산업기술·경험은 우리 자원”

출처 : 경향신문
입력시간: 2006년 05월 14일 17:13

〈이복재/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



지금 세계 각국은 에너지 확보를 중요한 국가적인 과제로 삼고 이에 국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 상황에다 1970년대에 만연했던 자원민족주의가 다시 등장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



러시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가 자국 내에 있는 에너지자원에 대한 정부의 통제권을 강화하면서 자원민족주의 색채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페루에서도 예상된다.



자원민족주의 기저에는 산유국들의 절박한 필요가 자리잡고 있다. 산유국들은 경제적인 고갈을 염려하고 있다.



자원고갈은 물리적인 고갈과 경제적인 고갈로 구분된다. 물리적인 고갈은 공급측면에서의 고갈로 공급이 불가능함으로써 야기되는 것이다. 반면에 경제적인 고갈은 수요측면에서의 고갈로서 자원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경쟁력 있는 대체재가 출현하게 되고 수요가 이 대체재로 전환됨으로써 본래의 자원에 대한 수요가 사라지면서 야기되는 것이다.



자원고갈이 인류사회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것은 물리적인 고갈보다는 경제적인 고갈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석기시대의 종언이다. 지구상에서 돌이 고갈되어서가 아니라 강력한 대체재가 등장함으로써 석기시대가 종언을 맞게 되었다. 산유국은 대체에너지의 출현에 의한 석유수요 급감을 크게 염려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산유국들은 국가경제의 석유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자국의 경제가 국제유가 불안에 대해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산유국들은 석유산업 이외의 다른 산업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킴으로써 국가경제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도래할 수 있는 탈석유시대에 대비하고자 한다.



이러한 자원 보유국들의 균형적인 산업발전 전략은 대규모의 자금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자국 내의 에너지자원에 대한 정부의 통제권을 강화하게 되고 이를 통해 자원개발에 따른 수익의 보다 많은 몫을 차지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그들의 필요를 직시해 우리나라가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산업에 관한 경험, 전략,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에너지자원 개발사업을 통한 공동의 이익추구를 지향해야 한다. 다양한 대외 경제원조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부터 전세계의 주요 전략지역 국가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정상외교를 적극 펼쳐 왔으며 이는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이번에도 자원보유국인 몽골, 아제르바이잔, 아랍에미리트를 국빈 방문했다.



이러한 정상외교에 힘입어 형성된 자원협력의 틀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자원민족주의가 다시 대두되는 요즈음,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또한 에너지자원은 수요와 공급이 단기적으로 비탄력적이어서 관련 정책의 효과가 단기적으로는 나타나지 않음을 유념하여야 한다. 이는 정부의 에너지자원 정책은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일관성있게 추진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에너지기본법의 제정과 국가에너지위원회의 운영은 이러한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으로서 우리나라 에너지정책 역사에 있어서 실로 획기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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