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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과 탐식

2014 여름휴가 처음 밟아본 전북 고창 땅

by 신사임당 2014. 8. 18.


고창은 선운사와 복분자, 풍천장어로만 알고 있던 곳입니다. 

전라도 출신인 어떤 분에게 듣기로  전라도 중에서도 음식이 가장 맛있다는 곳이 

고창이라는 이야기에 그만 고창을 첫 코스로 정하고 말았지요. 

한정식을 먹어봐야 했지만 

워낙 먹을게 많고 일정은 짧아 한정식을 먹지 못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나오는 반찬이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것이 

살짝 손맛을 엿볼 수 있었지요. 


호남 음식이 맛있는 것은 이 지역이 워낙 예로부터 평야지대였고 

먹거리가 풍부해서라고 알려져 있지만 

특히 호남평야에서도 가장 크고 중심이 됐던 김제평야가 있던 곳이라 

더 음식문화가 발달되었었나... 하는 생각을 한번 하고 말았다는.. 

이 지역 음식이 어느 정도냐면 

토하젓을 담그는 민물새우의 배를 갈라 그 안에 나오는 알로 젓을 담글 정도로 

정교하고 디테일한 음식까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한편으론 정교한 음식문화라고 할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론 그 음식까지 손질하고 만드는 당시 여성들의 수고와 고통이 어느 정도였을지... 싶습니다. 


부안이 백합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그 아래 있는 고창도 백합이 꽤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뭣보다 고창 수박이 아주 맛나고 유명하죠..

고창 읍내에 들어가면서 엄청나게 수박을 쌓아놓고 있는 과일가게에 들어갔는데 

하나같이 너무너무 큰 것 밖에 없었습니다. 

어차피 하루 머물다 갈거라 며칠 둘 수도 없고 해서 젤 작은 놈이 없냐고 했더니 

주인 아줌마 왈 다 큰거라며... 

그래서 나오려고 했더니 

꼭지 떨어진 것은 5천원에 가져가라고 하시더라구요 

꼭지 떨어진 것은 속이 자칫 너무 익거나 해서 못 먹을 수도 있는데 

복불복 심정으로 샀다가 

넘넘 맛나게 잘 익은 것으로 골랐지 뭡니까. 



저희가 묵었던 곳은 선운산 골든캐슬이라는 펜션이었습니다. 

이 지역엔 마땅한 콘도도 없고 가본 적도 없던터라 

어디서 묵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됐는데 

고창군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이리저리 검색하고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이곳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호남의 대표적인 강 중 하나인 인천강변에 바로 자리잡고 있는 

풍광과 시설 모두 좋은 곳이었습니다. 

마치 이글루처럼 생긴 독립 방들이 강변에 죽 늘어서 있고 

펜션 데크에선 강에 낚시를 드리워 낚시도 할 수 있을 정도랍니다. 

할머니와 중년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마당 곳곳에 깻잎도 심어져 있어 뜯어 먹을 수 있도록 했구요

산책로도 잘 조성돼 있습니다. 

내부 시설도 깔끔하고 침구, 수건 등도 시골스럽지만 정갈하게 손질돼 있습니다. 




요렇게 이글루처럼 생긴 것이 개별 독채입니다. 저희가 제일 작은 방이었는데 6~7명까지는 충분히 묵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펜션 앞 데크에서 바로 이렇게 강이 뙇!!!.. 어떤 분들은 낚시를 가져와서 여기서 장어를 낚기도 하는 분이 있습니다.




앞뒷집에서 다들 고기를 구워먹는데 저희는 나가서 풍천 장어를 먹었습니다. 


고창에 또 유명한 것이 고인돌이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는 고창 고인돌 유적은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을 접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곳이라고 합니다. 

고인돌 박물관을 방문하면 선사시대 선조들의 삶과 묘제 문화를 이해하기 쉽도록 잘 구성돼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꾸며놓았으니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 볼 만합니다. 

박물관 내부에서 구경한 뒤 미니 기차를 타고, 혹은 걸어가도 됩니다. 

이어지는 탐방로를 따라 외부의 고인돌을 구경하시면 좋습니다. 

바둑판식, 탁자식, 성곽식 등 다양한 형태로 곳곳에 퍼져 있는 고인돌을 구경하며 산책할 수 있지요. 

2~3시간 넉넉하게 산책하며 보시면 좋을 듯 하네요.  


선사시대인의 생활모습을 볼 수 있는 야외전시장입니다




고창읍에 있는 고창읍성도 둘러보며 걷기 좋습니다. 

고창읍성은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조선 단종때 축조한 자연식 성곽이라는데요 

성 주변을 둘러싼 성곽위에 올라가 한바퀴 죽 따라 걸으면 빠른 걸음으로 30분정도 걸립니다. 

올라가면 고창 읍내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멀리 전망할 수 있습니다. 


성을 마주 봤을 때 위는 오른쪽편 

아래는 왼쪽편입니다. 

아래 사진에 보면 성곽 위로 폭 1미터 좀 넘는 공간이 있는데 그 길을 따라 죽 한바퀴 걷다보면 

사진 위쪽에 보이는 성곽을 따라 내려오게 되는 겁니다. 




고창은 또 전봉준 장군의 고향이기도 하지요. 

이곳엔 전봉준 생가가 있고 동학농민혁명의 주된 활동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선운산 도립공원과 1500년된 고찰 선운사도 빼놓을 수 없지요


선운사 입구입니다. 




경내 안내도에 나와 있듯 선운사 앞을 지나는 개천인데요

물이 정말 맑았습니다. 





그리고 고창의 먹거리를 대표하는 장어!!

풍천장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선운산 입구 주변 강에서 잡히는 뱀장어인데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스태미너, 보양 식품이지요...

그럼 왜 풍천이냐.

풍천은 지명이 아닙니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 쪽에 바다와 만나는 강 하구가 있겠죠. 

그런데 밀물일 때 바람이 함께 부는데 이런 강 하구를 풍천이라고 하는거죠. 

즉 요런 풍천에 사는 민물장어인 겁니다. 

장어가 이 바람을 몰고 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네요. 


선운사 들어가는 입구에 양쪽으로 주르륵 장어집이 늘어서 있습니다. 

저마다 원조 간판을 붙이고 수십년째 영업해 오는 곳입니다. 

그 입구를 좀 더 나가면 인천강이 가로지르고 있는데 그 인천강변을 따라서도 장어집이 있습니다. 

저희가 간 곳은 펜션 주인장 아저씨께 물어본 곳입니다. 

해주가든이라는 곳인데요.

주인장 아저씨 말씀으론 

가격도 나오는 것도 맛도 거진 비슷하다셨지요.

그런데 추천하신 식당은 반찬도 깔끔하게 잘 나오고 한다며 

장어 먹을 때면 그 집을 간다고 하시더라구요. 


기본으로 깔리는 찬이구요


노릇노릇 구워지는 장어... 

1인분에 갯벌장어는 4만원, 양식장어는 3만2천원입니다. 



한입 드실래예?   소스찍고 생강 올려... 아함....



고창을 대표하는 또 다른 먹거리!!  바로 복분자죠.

복분자 즙으로 반죽을 한 칼국수, 즉 복분자 칼국수를 먹어봤습니다. 

바지락을 넣은 시원한 국물, 그리고 씹으면 뒷맛이 향긋하게 남는 복분자 칼국수입니다. 

울 딸래미는 끓여지는 모습을 보고 연가시같다며 돌직구를 날리는 바람에 

잠시 그 영화의 장면을 생각하며 주춤하기도 했다는... 

그렇지만 상상은 상상일 뿐... 맛있습니다. 



요건 양념장어를 조금 시켜서 맛만 보기로... 

개인적으론 소금구이가 훨 좋음..

 




맛있고 볼거리 많은 고창이었습니다. 


이곳에선 또 여러 축제도 열리는데 

9월에는 장어와 바지락등을 잡는 수산물 축제

6월에는 복분자 축제, 4월 중순에는 청보리축제, 7월에는 수박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고인돌 마라톤 대회도 매년 11월 열린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