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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크

연예인과 이미지

by 신사임당 2014. 3. 30.

요 며칠사이 한 연예인의 태도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드라마와 영화 등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이종석씨가 팬이 준 선물을 뿌리쳤다, 팔을 빼며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며 비난이 십자포화처럼 퍼부어졌죠. 

공항에 도착해서 그를 기다리던 카메라에 이런 모습이 그대로 담겨졌고 

곧바로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면서 해당 소속사는 해명과 사과를 했습니다. 

급기야 당사자인 이종석씨는 ‘반성문’ 형태의 글을 올리며 

거듭 사과의 뜻을 전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를 두고 누그러드는 분위기가 있는가 하면 

동영상과 대조해가며 사과문의 내용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처음에 동영상을 봤을 땐 팬이 좀 기분 나빴겠다 싶었다가 

반성문까지 쓰는 모습을 보니 어린 친구가 그렇게 느끼고 반성하면 또 받아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넘겼습니다. 

가벼운 해프닝일 수 있는 이 일을 통해 이종석씨가 좀 더 발전하고 성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결과로 마무리되는 것일겝니다. 


소위 뜬다는 것은 연예인을 지망하는 누구나 바라는 것이지만 

사실 그만큼 위험스럽고 독이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는 쉽게 말해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 누구나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환호하고 

우쭈쭈 떠받들어 줍니다. 

나이 많고 산전수전 겪은 사람들도 이런 대접이 시작되면 어느새 거기 취하기 쉽습니다. 

하긴 사람이면 누구나 그럴겁니다. 

상대방 입장보다는 내가 사고와 판단의 중심이 되고 배려를 하기 쉽지 않지요. 

때문에 나도 모르게 방심하게 되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반대로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 입장에선 당사자는 별 생각 없이 하는, 똑같이 하는 사소한 행동인데도 “네가 언제부터... ”이런 마음 혹은 고까운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하물며 20대 초반의 어린 친구들이 급작스럽게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바람이 들어가거나 변하는, 소위 연예인 병에 걸리기 쉽죠. 

실제로 우리는 많은 토크쇼나 방송, 뉴스 등을 통해 

“그 때 내가 안하무인 유아독존이었다” “그때 철이 안들었다”며 참회하고 반성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모든 것을 내려놓는 듯한 인터뷰를 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들도 인간인지라 세상의 중심이 되는 듯한 관심과 애정 속에서 자칫 자신을 놓아버리기 쉽습니다. 그 때문에 좋은 매니지먼트, 이를 잘 관리해줘야 하는 가족과 멘토가 주변에 있어야 하는 것일테고요. 


이종석씨가 이렇다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어린 나이에 뜬다는 것, 갑작스러운 관심 등이 

얼마나 위험한, 독이 든 잔을 받는 것인가 하는 겁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연예인은 보여지는이미지와 실제모습이 같습니다.  

주변사람으로 접하는 것이 아니라 TV속 등 대중 매체의 ‘스타’로 접하는 사람이다보니 

그의 비춰지는 모습과 어쩌다 공개되는 실제의 모습을 같다고 여기게 되는거죠. 

그부분은 대중적으로 노출된 사람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기도 할겁니다. 게다가 요즘은 유명인의 사생활이 실시간 공개되고 

자연인으로서의 모습이 얼마나 자주, 어떻게 비춰지느냐가 

인기와 호감의 척도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연예인들도 이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이미지가 전부로 비춰지고 그것이 연예 생명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겠죠. 


예전에 김제동씨, 나영석PD와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연예인의 이미지와 실제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새로운 1박2일 멤버 구성을 고민하던 나PD가 착한사람이 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그게 무슨말인가 했는데 리얼 버라이어티, 혹은 관찰예능처럼 장시간 카메라를 들이대고 누군가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에선  자기 본성을 숨길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물론 그 원자재를 이리저리 가공하고 활용해,즉 편집의 과정을 거쳐 시청자들에게 완제품 형태로 전달되는 것이니만큼 원재료와 완제품 사이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대체로는 본성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최근 몇년간 문제가됐던 악마의 편집을 이야기하는것은 아닙니다.)

고정된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해 연기를 하는것이 아닌 다음에야 예능도 캐릭터화된 연기가 들어가기도 하지만 자연인으로서의 특질은 감추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프로 연예인이라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지속적인 '감시'를 

시종여일 연기로, 가식적으로, 남의눈을 의식해서 하기란 

게다가 요즘같은시대에

그렇게 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중들 역시 그것을 알기에 방송이 아닌 의외의 상황에서 잡히는

그들의 자연의모습에 더 실망하고 혹은 더 감동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전 비틀즈 코드에 출연했던 포미닛. 현아의 엎드린장면이 태도 논란을 일으켰죠.


장기간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리얼 쇼를 통해 자연인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과는 별개로 연예인은 누구나 대중적인 캐릭터, 혹은 이미지 같은 것이 형성돼 있습니다. 자기가 의도했을 수도 있고 대중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됐을 수도 있습니다. 또 자신은 전혀 의도치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형성된경우도 있습니다. 뭐가 됐든 이미지가 대체로 좋게 형성돼 있는 것이 누리는 점도 많지만 그만큼 끊임없는 부담감과 족쇄가 되어 자신을 괴롭히는 덫으로 작용하기 쉽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가 이미지의 전복을 통한 임팩트도 강렬하고 자연인으로 살기도 편할겁니다. 

대중적으로 호감도가 높은 이미지는 한번의 실수로 ‘훅 가기’ 쉽고 반대는 뭘 해도 대중이 실망을 안하기때문에 자유롭다고 할 수 있는거죠. 

 




누구나 다들 느끼시겠지만 이런 현상은 인간 관계에서도 똑같이 작용합니다.

그런 거 보면 평소 '성질 더럽다'거나 '정말 까칠한 인간'으로 사는게 

나아보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