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高유가파고 이렇게 넘는다] ⑤ 車성능시험硏 박용성박사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 박용성 박사(42)는 요즘 매우 바빠졌다. 고유가 여파로 휘발유·경유 값이 뛰면서 연비를 높이는 방법을 묻는 질문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비 전도사’로 통한다. 평소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운전법과 습관을 연구, 실천하면서 주변 사람에게 입이 아프도록 전해오고 있다.

엔진개발과 제작결함 분석 업무를 맡고 있는 그가 연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불과 2년 전이다. 2002년 당시 용역 프로젝트를 맡아 배기량에 따른 다양한 차종의 연비를 측정하게 된 것이 계기였다.

“막상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차를 바꾸지 않고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그해 7월 5년간 몰던 2,000?쏘나타Ⅱ를 마티즈로 바꿨다.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한 동료들도 있었지만 실천에 옮긴 이는 혼자였다.

수원 집에서 화성 연구소까지 50㎞를 매일 차로 출퇴근하는 그는 운행 한달만에 연료비가 절반 정도 줄어든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차를 바꾸기 전까지 한달 연료비가 28만7천원 정도 나왔지만 경차로 바꾼 뒤에는 14만3천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원인은 ℓ당 20~22㎞(마티즈), 13㎞(쏘나타)라는 연비의 차이였죠.”

그는 그러나 “경차를 몰아도 ‘아무 생각없이’ 몰면 오히려 비용이 더 든다”고 지적했다. 경제속도를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마티즈의 연비는 시속 60~80㎞로 달리면 23㎞, 고속도로에서 ‘남이 하듯’ 시속 120㎞를 유지하면 16㎞로 뚝 떨어집니다. 이 경우 한달 연료비는 18만8천5백원으로 올라갑니다.” 이 때문에 그는 웬만해서는 시속 100㎞를 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에어컨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여름철에 에어컨을 1시간 정도 작동하면 1,000원어치 정도의 연료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그가 실천하는 또다른 원칙은 10초 이상 공회전을 시키지 않는 것이다. 그는 “시동을 새로 걸 때 연료가 많이 든다는 주장도 있지만 10초 이상 공회전시켜야 하는 경우라면 오히려 시동을 껐다 거는 편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어 신호등 앞에서 대기할 때도 시동을 끌 정도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신호등 앞에서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는 장치도 개발, 옵션으로 팔고 있습니다. 선진국일수록 운전자가 연비에 신경을 더 많이 쓰고 있는 겁니다.” 그는 길을 가다가 모르는 사람이 공회전을 하면서 주차하고 있으면 ‘참견’을 잊지 않는다. 아이들도 아빠를 닮았다. 혹시 그가 잠시 시동을 끄는 것을 잊고 있으면 아이들이 나서서 시동을 끄라고 성화다.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차량 변속기를 수동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동에서 수동으로 바꾸면 연비를 30%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경차라도 변속기가 자동인 차량을 과속으로 운행하면 배기량 1,500차량보다 연비가 더 낮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가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들여 연비가 높은 엔진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습관과 자세입니다.”

〈글 박경은·사진 서성일기자〉


입력: 2004년 08월 20일 18:09:54 / 최종 편집: 2004년 08월 20일 20: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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