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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크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신비로운 인기

by 신사임당 2014. 3. 18.

도대체 뭘 듣고 지냈을까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나오기 전 이 계절을, 이 시기를 어떤 음악과 함께 보냈을까요. 벚꽃엔딩이 없이 무엇으로 봄을 맞고 누렸을까요. 

봄처녀? 봄의 왈츠? 봄봄봄봄~으로 시작하는 봄? 그도 아니면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하긴 그건 좀 아닌듯 하네요. 

그렇다고 내생에 봄날은 간다를 부를 수도 없고. 

그러고보니 정말 이거다 싶은 봄노래가 없었습니다. 그저 달달하고 살랑살랑한 발라드가 그때그때 인기를 끌긴 했지만 매년 바뀌는 유행의 하나일 뿐이었죠. 그렇다고 해서 봄이 들어간 노래가 안나왔던 것도 아니고 그때그때 적당히 소비되고 사라지곤 했습니다.

2012년 벚꽃엔딩이 나올 때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패기발랄한 이 밴드가 내놓은 때묻지 않은, 상업적인 느낌이 없던 노래가 신선했습니다. 약간 치기어린 부분도 있지만 신선하고 재미있는 노래라고 생각했지, 이게 이렇게 오랜 생명력을 유지하게 되리라고는 예상을 못했던거죠. 

하긴 누가 그런 예상을 했을까요. 






이 노래를 처음 발표했을 때가 2012년 봄이었습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펍에서 버스커버스커의 쇼케이스가 열렸죠. 여기서 벚꽃엔딩, 첫사랑, 이상형, 꽃송이가 등의 노래를 들려줬습니다. 이 앨범의 타이틀은 벚꽃엔딩이었습니다. 쇼케이스에 앞서 선공개됐던 이상형이라는 곡이 차트를 올 킬했던 상황이라 이 쇼케이스 당시 멤버들은 무척이나 얼떨떨한 표정이었습니다. 그 때 사회를 봤던 이가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여신’으로 불리는 최희 아나운서였습니다. 그날 최 아나운서가 입었던 블라우스가 벚꽃무늬를 연상케하는 프린트가 돼 있었죠. 그래서 최 아나운서가 이 곡에 맞춰 옷을 입은 것 같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여하튼 벚꽃엔딩이 차트를 무섭게 치고 올라옵니다. 얼마전엔게 ‘벚꽃엔딩’이 차트에 떠 있는 것을 봤는데 어느 순간, 봄의 한 가운데로 들어오면서 실시간 3위까지 올라왔습니다. 오늘 멜론에는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마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1위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르지요.  지난해에도 이같은 일이 있긴 해서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올해 또 이런 일이 생긴걸 보면 아마 ‘벚꽃엔딩’은 제 2의 ‘잊혀진 계절’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0년이 지났는데도 이용의 ‘잊혀진 계절’은 10월이면 전국 곳곳에 울려퍼지는 클래식이 된것처럼 말입니다. 


왜이러는 걸까요? 

아까도 말했듯 그 전에 봄을 대표할만한, 봄 정서를 대변할만한, 이것이다 싶은 곡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게다가 버스커버스커가 처음 나왔을 때 대중들을 열광시켰던 그 아날로그적인, 순진한 코드가 이 노래에도 그대로 묻어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요즘 트렌디한 스타일을 좇지 않고 투박하고 치기어린 모습이 드러나지만 그만큼 순수하고 편안한 음악이라서 말입니다.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 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그대여 우리 이제 손 잡아요 이 거리에 

마침 들려오는 사랑 노래 어떤가요 

알 수 없는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바람 불면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편에서 그대여 니 모습이 자꾸 겹쳐 

오 또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편에서 그대여 니 모습이 자꾸 겹쳐 


사랑하는 연인들이 많군요 알 수 없는 친구들이 많아요 

흩날리는 벚꽃 잎이 많군요 좋아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