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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과 탐식

3대가 함께 하는 여행 2//강진 완도 해남 먹거리

by 신사임당 2014. 2. 21.

강진은 한정식의 고장으로 유명하죠. 

이번에 그 한정식들을 맛보고 싶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인터넷 등에 많이 소개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전국구 식당들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를 누누히 들었던터라 소문에 혹해서 가는 것도 꺼려지더라구요. 

이번에 갔던 강진에서 두곳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하나는 백련사에 있는 찻집 만경다설입니다. 

백련사 입구 누각에 있는 곳인데 다산선생이 백련사에서 차를 배우셨다고 하네요. 물론 그 때 이 만경다설이 있지는 않았겠지만 스님들이 근처의 차밭에서 직접 재배하고 손질한 차들을 내주십니다. 

다산초당에서 넘어와 백련사까지 오는데 엄청 갈증이 나더구만요. 그래서 절에 가면 약수터라도 있겠지, 혹은 자판기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왔다가 이 안에 있던 찻집을 만났습니다. 첨엔 잘 몰랐는데 이곳이 아주 유명한 곳이라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됐지요. 

녹차와 발효차, 그리고 대용차들을 판매하는데  값은 5000원 정도입니다. 

녹차도 우전, 세작 등을 판매하고 선발효차라는 자하와 후발효차라는 반야병다.. 정확치 않습니다... 어쨌든 이런차들과 매실, 유자 등 대용차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세작과 자하를 주문했는데 다구와 함께 뜨거운 물을 내주시더라구요.  계속 뜨거운 물을 부어 차를 우려내 마실 수 있었기 때문에 찻값으로는 1인당 5000원을 지불하지만 다들 대여섯잔씩 차를 음미하고 마실 수 있었습니다. 함께 내주시는 말린 대추도 맑은 달콤한 맛이 나는 것이 예술이더라구요. 뜨끈한 방에 호젓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따스한 햇살, 통창으로 내비치는 나무와 바다의 그림같은 풍경들에 취해있다보니 여기가 신선이 사는 곳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여행자라면 으레 정서가 예민해지고 몸이 피곤해지기 마련이죠. 거기에 낯설고 생경한 정취까지 더해지면서 같은 음식이나 풍경, 상황이라도 새롭고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낯선곳, 낯선 여행지에서 마시는 커피가 맛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텐데 이곳의 차맛이 월등한지 어떤지는 제 촌스런 입맛으로 장담을 할 순 없습니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 방에 앉아 이런 멋진 광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는 천상의 맛에 비할 바 없다는 것은 장담할 수 있겠습니다.  





정말 환상적인 풍경이죠... 

요 바로 위 사진 오른쪽 편에 양지바른 곳에 배깔고 엎드려 잠을 청하는 동자승 인형처럼 세상 부러울 것 없는, 평화로운 오후였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강진군 도암면 면사무소에 있는 우리식당입니다. 강진군청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십수개의 모범음식점 중 한 곳이었는데 인터넷에 있는 전국구 유명식당이 아닌 이곳이 괜히 땡겼기 때문인데요. 찾아가보니 말 그대로 면사무소와 보건소, 농협 옆에 있는 동네 사람들이 가는 그런 식당이었습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5시 좀 넘었을 때. 주인 할머니가 아직 밥이 안됐다며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상을 펴놓고 방이 뜨끈하게 데펴지며 밥이 나오길 기다렸지요. 좀 있다 쟁반에 담겨 나오는 반찬들은 그럴듯한 장식이나 디스플레이가 된 그릇들이 아니라 시골 밥상에 수북히 얹어놓은, 소박하지만 푸짐한 밥상이었습니다. 전복, 소라, 주먹만한 꼬막, 굴 등을 접시에 담아냈습니다. 언뜻 보면 꾸밈이 하나도 없어 뭔가 싶을수도 있겠지만 실속 딴딴한 그런 밥상이란거죠. 반찬도 하나같이 맛있습니다. 김치며 젓갈이며 나물, 해초무침, 젓갈도 골고루 손이 가네요. 생선구이와 장어구이,사골로 끓인 미역국도 말입니다. 밥을 더 달랬더니 공기밥을 더 갖다주는게 아니라 큼직한 대접에 한가득 담아서 양껏 먹으라고 가져다주시네요. 

거창한 한정식이 아니라 실속 꽉 찬 시골 밥상이었습니다. 

요 아래 사진은 기본 상차림이고 여기에 굴회와 국과 찌개, 밥 등이 더해집니다. 

국은 그때그때 따라 다양한 재료들로 끓인다고 하십니다. 






저희가 먹은 것은 1만2000원짜리였습니다. 


완도에서는 수협에서 싱싱한 회를 떠 먹었죠. 

큼직한 광어 2마리와 우럭 1마리, 참돔 1마리를 샀는데 도합 8만5000원. 

5식구 먹을거라고 했을 때 처음에 아주머니는 광어 한마리는 빼도 충분하겠다고 하셨죠. 

그런데 회 질리게 먹다 남겨보고 싶다는, 그게 소원이라는 울 딸래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많이 샀습니다. 큼직큼직하게, 천사채 위에 얇게 포뜬 그런 회 말고 뭉텅이로 썰어놓은 회를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더라구요. 

결국 한마리 가량의 분량은 다 먹지도 못한 채 지리속으로 풍덩... 

이곳에는 매운탕보다 주로 지리로 먹는다고 하네요. 다른 테이블도 거의 지리 지리 지리... 

매운탕 안해주냐 했더니 이 싱싱한 걸 왜 매운탕으로 먹냐고....원하면 해주겠지만..... 이러시더라구요. 




수협 회센터에서 뜬 회는 바로 연결된 이 식당에서 다들 먹습니다. 차림값은 1인당 6000원



저리 보니 잘 모르실 듯. 밑에 아무것도 안 깔고 큼직하게 썬 회로만 수북히....



먹어도 먹어도 없어지지 않는. 다섯명이서 거의 한마리 분량은 남겼다는....



이곳은 수협 회센터입니다. 노량진이나 자갈치 등에 비해 규모는 아주 작죠. 점포도 20개가 채 안되는 듯. 



해남에선 닭요리촌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해남 연동리일대는 토종닭 요리촌입니다. 이곳에 닭요릿집들이 모여 있지요. 윤선도 고택과 가까이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는 토종닭을 코스로 먹는다고 합니다. 

우선 닭발을 '쪼사서' 날로 먹는 닭발 사시미가 있고요.  닭 양념구이, 백숙, 닭죽이 코스로 나옵니다. 

그런데 최근 AI 때문에 닭발사시미는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요것이 끝나면 다시 내준다는... 그래서 아쉽게도 저희는 맛보지 못했습니다. 굉장히 궁금하네요. 

저희가 간 곳은 장수통닭입니다. AI 때문에 영업을 하는지 어떤지 몰라 연동리 상가번영회 사무실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더니 장수통닭에서 받더라구요. 그래서 이곳을 가게 됐는데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원조 맛집이라고 합니다.




저희가 간 장수통닭이구요.



연동리 닭요리촌인데요 길 옆으로 닭 집들이 죽 늘어서 있습니다. 사진엔 썰렁해 보이네염....




메뉴는 토종닭과 오리 이렇게 두가지입니다. 닭을 1마리 시키면 5만원인데 아까 말씀드린대로 코스가 나옵니다. 4~5명이면 한마리가 충분합니다. 저희 5명은 나중에 나온 닭죽은 반 이상 남겨 싸갔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으로 잘 먹었지용.. 



요렇게 닭 양념구이가 나옵니다. 간도 자극적이거나 강하지 않으면서 입맛에 잘 맞습니다. 부모님도, 아이도 다 좋아하셨죠. 살은 어찌나 쫄깃하고 찰진지.... 



맛나보이시죠??? 저기 보이는 동치미도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저희는 5번 정도는 더 달래서 먹었던듯...



닭 양념구이가 나온뒤엔 백숙이 나옵니다. 얼마나 큰 놈이길래 살을 다 발라냈는데도 백숙이 또 나오나 했지요.  백숙에는 몸통 살은 대체로 발라져 있는데 큼직한 다리 부분은 그대로 나옵니다. 이 닭이 3Kg짜리라고 하네요. 보통 마트에서 사는 닭을 상상하시면 안됩니다... 




실한 닭다리... 쫄깃쫄깃 합니다. 주인 아저씨께 자연 방목하는 거냐고 했더니 그렇지는 않다고, 토종닭용으로 따로 키운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강원도 쪽에서는 그렇게 하는데가 많은데 그렇게 키우면 살이 너무 질겨져셔 먹기 힘들다고 하시네요... 덧붙이는 말씀이 예전에 1박2일에 나왔던, 정말 질겨서 멤버들이 힘겹게 먹었던 그 토종닭 생각하면 된다고....  




마지막으로 나온 건 녹두를 듬뿍 넣은 닭죽... 이 맛도 예술이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이튿날 싸간 죽으로 아침 먹으면서 바닥까지 싹싹 비우시더니 이것만 더 사올걸... 하셨다는....


돌아오는 길에 영광 법성포에서 먹었던 007식당의 굴비정식입니다. 

말 그대로 상이 부러지지요. 

8만원짜리 4인상 주문했는데 이정도니 그 위의 것은 상상이 안되네요... 




왜 007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지역에서 아주 유명한, 전통있는 식당이라네요. 



넓은 도로 양쪽이 다 굴비정식집입니다. 법성포에 들어서면서 비릿한 굴비 냄새가 진동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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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먹은 것은 8만원짜리 한상차림입니다. 





상이 차려지고 있습니다. 아직 다 나온게 아니랍니다. 



우선 눈에 보이는 것만 게장, 육회, 삼합, 회, 꼬막, 서대구이, 부세구이, 굴비 구이, 고기전, 야채전, 병어조림, 갈치조림, 바닷장어구이, 보리굴비, 굴무침, 게젓갈, 불고기, 그리고 각종 김치류와 젓갈류, 나물류... 



그리고 조기매운탕이 마지막으로... 





게장도 정말 맛있습니다. 짜지도 않고 적당히 간간한 것이.... 아오,,, 군침 돌아...



육회 무침도 정말 맛있더군요. 결혼식장 뷔페에서 냉동된 육회무침만 먹다가... 정말 맛났습니다.



전 요게 진짜 맛있더라구요. 게를 삭인건지 젓갈로 만든건지 모르겠는데 짜지도 않고 담백한 것이...음...



맛의 고장 남도답게 먹은 것 하나하나 다 훌륭했습니다. 

다들 즐거운 맛여행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