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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크

아이돌... 왕따...그리고...

by 신사임당 2010. 11. 5.
얼마전에 만난 가요계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 멤버인데, 재능많고 인기도 많은 아이인데 팀내에서 왕따로 힘들어한다는. 

TV를 통해 아이돌 가수들을 접할 때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샤방샤방, 블링블링한 외모에 완벽한 퍼포먼스, 극한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주는 무한 엔터테이너인 이들은 희로애락과 같은 원초적 감정은 초월해 있는, 사람이 아닌 아이돌, 즉 우상과 같은 존재라는 착각 말이죠. 
범인(凡人)으로서의 고유한 특성은 갖지 않은, 감정이 거세된 존재일 거라는 착각 말입니다. 마치 예쁜 여자 연예인들을 보면 화장실도 가지 않을 것 같고, 이슬만 먹고 살것 같다는 그런 동경 같은 것이죠. 그만큼 아이돌이 대중에게 주는 이미지와 대중들이 그들에 대해 갖는 선입견은 이같은 착각이 사실이 아닌 사실이 되도록 만들어 버립니다. 
때문에 좋지 않은 소식이나 확인되지 않은 루머라도 퍼지면 그에 대해 확인하고 싶어 견딜수 없어지고 실망의 깊이도 더 커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대중의 한사람으로 뻔한 착각들을 믿음처럼 갖고 살아왔습니다만 막상 왕따니 불화니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설마 그런 일이’ 하는 말초적 호기심이 확 뻗쳐 올라오더군요. 

 
                      
사진=mbc. 무한도전 아이돌 되기 트레이닝의 한 장면. 
글 내용과는 큰 상관없음...그냥 이미지컷임....



어떤 그룹은 몇명되지도 않는 멤버 전체가 각기 사이가 안좋아 행사 나갈 때마다 매니저가 다독이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하고 돌아가면서 왕따를 시키는 바람에 ‘이번엔 또 누구냐’고 고민스러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예전 한 음악방송을 앞둔 대기실을 찾았다가 아이돌 그룹 멤버끼리의 불편한 언쟁을 듣기도 했습니다. ‘나대지 좀 말라’는 불편한 말까지 써가면서요. 

하긴 꼭 최근의 아이돌 그룹 아니더라도 예전에 불화로 쪼개진 팀은 여럿 있었습니다.
 
지금은 연기자로 자리잡은 황정음씨가 슈가 시절 아유미만 주목받는 것 때문에 속상하고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사실 특정인이 주목받으면 다른 사람들이 힘들어지는 것은 인지상정일테지요. 
결국 아이돌 그룹 팀내부도 인간과 인간이 얽히는 사회이다보니 지내다보면 마음이 맞을 수도, 서먹하거나 껄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한부모 밑에 나고 자란 형제도 지내다보면 싸우고 다투지 않습니까. 
같은 배를 탔다지만 ‘뜨고 싶다’ ‘스타가 되겠다’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모인 사람들의 결합이다보니 내부의 갈등과 경쟁은 어쩔 수 없을테고 또 현재의 연예계는 그 안에서 경쟁하지 않을 수 없는 구도로 몰아갑니다. 

 
팀활동을 기본으로 하되 어느 정도 자리잡으면 멤버마다 저마다의 개성과 재능을 바탕으로 개별활동에 나섭니다. 
결국 이들을 키운 기획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만큼 수익극대화를 해야하고, 이 과정에서 멤버들 역시 ‘원 소스 멀티 유스’ 개념으로 활동하면서 각자의 인지도와 인기, 경쟁력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소속사로서는 이를 알아서 잘 다독이고 발생가능한 갈등의 소지를 파악해 초기 대응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한 예능프로그램 PD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아이돌그룹 멤버 몇 명을 출연시켰는데 멤버사이의 신경전 때문에 방송 제작에 큰 지장을 받았다는 겁니다. 
말하자면 자신이 이야기한 분량이 어떻게 포장되고 어떻게 나왔는지, 다른 멤버와 비교해 짧거나 성의없이 처리되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하려 극성을 떨었다는 거지요. 또 다른 PD는 서로 경쟁적으로 센, 혹은 튀는 발언을 하려다보니 한 멤버가 이야기하고 카메라가 그쪽으로 비췰 때 다른 멤버가 비웃으며 입을 이죽거리는 장면을 심심찮게 목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녹화가 끝난 후엔 심지어 어떻게 그런 곤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느냐며 화내거나 다투는 광경을 보기도 한다고 하네요. 
요 근래에는 멤버들의 부모 사이에도 신경전이 심심찮게 벌어진다고 합니다.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팀내부의 갈등이나 불화, 왕따설 등은 인터넷을 통해 확대·재생산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 따르는 댓글 중 상당수는 피해자 혹은 가해자로 지칭된 사람을 향한 악담이거나 실망했다는 내용이 주류입니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네티즌들은 아이돌 멤버가 찍힌 동영상이나 사진을 정밀하게 분석해 누가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팬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등 현장을 포착, 분석해 올리고 이같은 동영상이 또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파다한 소문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아이돌이라는 위치는 대중의 동경과 선망을 받는 자리이고 누리는만큼 책임과 의무도 따르는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그에 따른 관심이나 혹은 질타도 받아들이고 감수해야 하는건 당연하겠죠. 그런데 알면서도 종종 잊습니다. 그들도 10대 혹은 20대 초반의 사람들이란 걸. 한창 감수성 예민하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파릇파릇 청춘이란걸. 희로애락을 느낄 줄 아는, 친구들과 만나 또래의 유행어와 욕도 섞어가며 수다를 떠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청춘이란 걸. 그리고 또 바래봅니다. 또래와는 다른 종류의 짐을 진 그들이 자신의 인생에 닥쳐오는 문제들을 슬기롭게 잘 헤쳐가며 성장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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