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한국정교회.

가톨릭이나 개신교는 익숙하지만 아무래도 국내에서 정교회는 낯설다. 지난 4월 8일은 정교회의 부활절이었다.

부활절이면 같은 부활절인데 왜 정교회의 부활절인지 궁금할 수 있다.

원래 가톨릭과 개신교에서 축하한 부활절은 이달 1일이었다.

부활절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예수가 다시 살아남을 기념하는 날로, 전세계 기독교도의 최대 축일이다.

기독교는 크게 3가지 분파가 있다. 가톨릭과 개신교, 그리고 정교회다.

원래는 한 뿌리에서 출발했으나 1054년 동서교회가 분리되어 로마를 중심으로 한 가톨릭,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한 정교회로 자리잡게 됐고. 이후 16세기에 종교개혁이 일어나면서 가톨릭과 개신교가 나뉘게 됐다.

다시 부활절 이야기로 돌아가자. 부활절은 매년 날짜가 달라진다. 날짜를 계산하는 방법은 춘분 이후 최초의 만월 다음에 오는 첫번째 일요일이다. 이렇게 정하는 방식은 325년 로마황제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 신앙 성문화를 위해 소집한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됐다.

하지만 가톨릭, 개신교는 그레고리력으로 계산해 부활절 날짜를 정하는 반면, 정교회는 율리우스력으로 부활절을 정한다. 이 때문에 양측간 부활절 날짜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레고리력은 16세기에 교황 그레고리우스가 선포한 것이며 율리우스력은 1세기에 만들어졌다.

동서교회가 분열된 뒤 정교회는 로마교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기존의 율리우스력에 따르기로 하면서 두 종파의 부활절이 달라진 것이다.

지난해는 4월16일로 모처럼 양측간 부활절이 같았다.

아무튼 정교회의 부활절이 궁금해 지난 8일 서울 아현동 한국정교회 성니콜라스 대성당을 찾았다.

대성당에서는 7, 8일 이틀간 성대한 예배와 만과(vespers/ 기도회)가 이뤄졌다. 부활절 하루 전인 7일 '성 대 토요일'(holy Saturday)에는 부활절 예식과 성찬 예배가 이뤄졌다. 8일 오전에는 축제 형식의 '사랑의 만과'가 진행됐다.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 정교회 대주교는 이날 '사랑의 만과'에서 "빠스카(부활)는 죽음으로부터 생명으로 넘어가는 것"이라며 "이 희망의 소식은 지금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불멸로 이끌어가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조성암 대주교는 참석한 모든 신도들에게 부활절 달걀을 일일이 나눠주며 축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교회 예식을 처음 본 것이라 모든 것이 낯설고 특이했다. 

먼저 성당에 들어서는 신도들은 정면을 향해 성호를 긋고난 뒤 성당 뒤쪽 왼편에 있는 이콘에 입을 맞추고 들어간다. 성당 곳곳에는 성인들을 그려놓은 이콘들이 굉장히 많이 걸려 있다. 신도들은 예배가 시작되기 전 곳곳의 이콘에 다가가 성호를 긋고 인사를 하거나 입을 맞추거나 했다.

성당 내부는 향냄새가 났고 곳곳에 신도들이 켜 놓은 촛불도 밝혀져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가톨릭의 전례와도 상당히 다른 것 같다. 성가대가 노래하는데 거의 그레고리안 성가처럼 무반주로 단선율을 합창했다. 또 중간중간 오르간(인듯함) 소리가 나오고 독창자에 맞춰 화음을 넣기도 했다. 신도들이 함께 노래하는 것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신도들은 소수의 한국 사람과 러시아 사람을 비롯한 동유럽 사람들, 중앙아시아인들로 추정되는(외모상의 특징을 놓고 봤을 때) 사람들이었다. 전례에 사용되는 언어는 주로 한국어와 러시아어, 그리스어, 그리고 내가 참석했던 8일에는 영어와 일본어도 중간에 한번씩 나왔다. 하지만 어떤 순서이고 무엇을 하는건지 알기는 힘들었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의식도 이해하는데는 꽤 어려움이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내 옆에 앉은 사람들이 언뜻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러시아어가 대부분이었고 간혹 영어가 들리기도 했다.

조성암 대주교는 지난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을 맡았던 분이다. 그리스 출신이며 아테네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1991년 사제성품을 받았고 1998년 한국에 와서 사목활동을 시작했다.

달걀을 나눠주는 조성암 대주교

만과예식

성당 입구의 촛불과 이콘

부활절을 맞아 신도들이 달걀과 빵, 음식을 준비해 온 뒤 성당 입구에 놓아 둔 모습

예배가 시작되고 마칠 때 이 종을 친다